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계절, 가을이 왔다.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선선한 공기는 여름내 더위를 피해 실내에 숨어지내던 사이언스타임즈 에디터를 집 밖으로 안내했다. 오늘은 사이언스타임즈 에디터가 직접 다녀온 과학 융합 체험 전시 두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과학·예술 융합 빛 공해 체험형 전시 ‘춤추는 별빛’
첫 번째로 소개할 곳은 서울시 강남구 하나둘 갤러리 카페에 마련된 체험형 전시 ‘춤추는 별빛’이다. ‘인공 불빛이 가득한 일상을 벗어나 별빛을 찾아 나서는 여행이 시작된다’라는 전시 슬로건이 사이언스타임즈 에디터의 발걸음을 재촉하게 했다.

서울의 야경은 내국인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 관광 코스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그런데 우리가 아름답다고만 생각했던 화려한 인공 빛이 사람은 물론 생태계 전체에 피해를 주고 있는데, 이런 현상을 ‘빛 공해’라고 한다. 빛 공해의 종류에는 침입광, 눈부심, 산란광, 군집된 빛 등이 있는데 이는 인체 내 멜라토닌 생성억제로 생체리듬을 변화시켜 수면 방해 및 불면증, 피로, 스트레스 및 근시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빛 공해가 동·식물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철새 이동 경로에 혼선을 주거나 곤충류의 활동 교란, 농작물의 생장 저하 및 수확량 감소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천체관측에 어려움을 주고 시야 방해로 인한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전시 ‘춤추는 별빛’에서는 ‘빛 공해’라는 과학 주제를 예술과 융합하여 우리가 평소 인식하지 못했던 문제에 대해 고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카페에 들어서면 자연의 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사진전이 준비되어있다.

체험 전시는 전체 이야기의 주인공을 만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빛 공해라는 주제를 인터렉티브 체험(관객이 작품의 일부가 되어 작품과 소통하는 체험)과 미디어아트로 접하게 된다. 이 중에서도 실제 제주도의 밤하늘을 옮겨와 이를 VR로 즐기는 미디어 아트와 산란광으로 가려진 밤하늘의 별빛을 찾기 위해 직접 빛 커튼을 걷어보는 체험을 통해 그 감동을 꼭 느껴보기 바란다. 9월 23일까지 진행되는 본 전시의 예상 관람 시간은 20~30분이며 전시 체험을 통해 별빛 스탬프를 모두 채우면 ‘춤추는 별빛 뱃지’가 제공된다.


“기후 위기로부터 지구를 구하라!” 과학 방탈출
다음으로 소개할 곳은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과학 방탈출 게임이다. 도착하여 바라본 건물 외벽에는 ‘1.5℃, Tipping point’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있다.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의 사전적 의미는 ‘작은 변화들이 어느 정도 기간을 두고 쌓여, 이제 작은 변화가 하나만 더 일어나도 갑자기 큰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상태가 된 단계’이다. 간단하게 임계점, 급변점이라고 할 수 있다. ‘티핑 포인트’라는 표현은 경제학을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쓰이고 있는데, 특히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를 다룰 때 활발히 쓰이고 있다. 기후변화의 과학적 규명을 위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으로 설립한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는 지난 2018년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현재 속도로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2030년에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1.5℃를 초과하여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여기서 지구의 평균 기온 1.5℃ 상승은 곧 티핑 포인트를 의미하며,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지구 온난화의 한계점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1.5℃가 상승하는 경우 전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극한 고온이 발생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호우 및 가뭄이 지금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해양 생태계의 필수 요소 산호초는 70~90% 소멸하고, 해수면은 상승하며 인간은 식량과 물 공급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를 주제로 하는 과학 방탈출은 우리가 직면한 기후 위기를 체험가능한 형태로 풀어낸 곳이다. 더 자세한 구성은 스포일러의 위험이 있어 소개할 수 없어 직접 체험해보기를 바란다. 방탈출 시작 전 봉인된 몇 개의 힌트 카드가 제공되는데, 사이언스타임즈 에디터의 자존심을 걸고 힌트는 보지말자 다짐했으나 결국 몇 개의 힌트 카드로부터 도움을 받아 탈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동시 체험 인원은 최소 2인에서 최대 5인까지 가능하고, 추석 전 주말에만 운영되고 있어 사전 예약을 통해 서둘러 다녀오는 것을 추천한다. 과학 방탈출을 즐긴 후에는 사랑하는 가족, 연인과 함께 아기자기한 삼청동 골목을 둘러보는 재미도 느껴보기를 바란다. ※ 위 두 전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하는 '2023년 과학융합콘텐츠 발굴·지원사업 선정작' 입니다. ※ 위 두 전시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재원으로 운영되고,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 사이언스타임즈 에디터
- yura@kofac.re.kr
- 저작권자 2023-09-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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