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 과학문화
  • 생활 속 과학
생활 속 과학
김현정 리포터
2023-07-12

‘모나리자’의 눈썹, 짙고 두꺼웠을 수도 있다? 유럽인의 눈썹 두께에 대한 새로운 유전자 발견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눈썹 모양과 두께는 왜 사람마다 다를까? 동양과 서양인의 눈썹 두께는 왜 다를까?

이제 이러한 질문의 해답은 ‘유전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프레드 카이저(Manfred Kaiser) 교수와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학 의료센터 연구진은 유럽인의 눈썹 두께에 숨겨진 유전학적 특이성을 발견해 피부과학 저널(Investigative Dermatology)에 보고했다. 이 연구는 유럽인의 눈썹 두께에 대한 최초의 연구로 알려진다.

▲ 유럽인의 두껍고 진한 눈썹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발견됐다. ⓒGettyImagesBank

 

눈썹의 역할? 눈 보호, 의사소통, 미적 요소 모두 해당돼

사람의 눈썹은 얼굴에서 작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여러 역할을 담당한다. 대표적인 역할은 ‘보호막’이다. 눈 위에 난 짧은 털은 이마를 타고 흐르는 땀, 물, 이물질 등으로부터 눈을 보호한다. 또한, 눈과 눈썹 안에 위치한 5개 근육의 움직임이 표현돼 감정을 드러내고 의사소통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눈썹으로 다양한 표정을 구현하면서 집단 간 의사소통을 한 역사는 호모 사피엔스로부터 시작됐다는 연구가 2018년 네이처지에 실린 바 있다.

반면, 연구자들은 눈썹의 이러한 기능적 측면 외에도 ‘생김새’에 관심을 갖는다. 눈썹은 사람마다 형태와 색깔, 숱의 양이 다 다르다. 때문에 동서양, 시대를 막론하고 눈썹이 인상을 좌우한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특히 미의 기준이 시대와 사회·문화적 맥락에 따라 계속 변천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눈썹은 미적 관점에서 중요한 지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눈썹의 두께와 형질을 결정짓는 소위 ‘한 방’에 대한 데이터는 거의 밝혀진 바 없었다.

 

▲ 특유의 눈썹 치켜뜨기 표정으로 인기를 얻은 로완 앳킨스의 영화 ‘미스터 빈’ ⓒ영화 ‘미스터빈’ 포스터

 

유럽인의 짙고 두꺼운 눈썹은 유전자 때문

카이저 교수와 International Visible Trait Genetics 컨소시엄 연구팀은 유전자 매핑 연구에서 유럽인의 눈썹 두께를 결정하는 새로운 유전자를 발견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모든 사람의 눈썹을 형성하는 유전자가 일부는 동일하지만, 부분적으로 ‘다른 유전자’가 생김새와 두께를 결정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대부분 유럽인의 눈썹은 짙고 숱이 풍성하다. 이런 생김새는 상대적으로 가늘고 여린 동양인의 눈썹과 차별돼 뚜렷한 인상을 풍기는데, 유럽과 비유럽권(동양 포함)의 눈썹 모양을 결정하는 대립유전자에 대한 연구는 미미하다. 실제로 연구진은 눈썹 두께에 대한 유전적 지식은 매우 제한적이었으며, 비유럽인에게 국한돼 있었다고 논문 초록을 통해 말했다.

이러한 차이를 밝히기 위해 연구진은 유럽계인 4개 그룹의 9,94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시행했다. 그 결과 눈썹 두께와 관련하여 이전에 보고되지 않은 3개의 유전자, SOX11, MRPS22 및 SLC39A12를 발견했다. 또한, 이전 연구를 통해 비유럽인에게서 발견된 4개의 유전자 중 2개, SOX2와 FOXD1는 유럽인들의 눈썹 변이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재발견했다고 밝혔다.

한편, 기존에 비유럽인에게서 보고된 EDAR과 FOXL2는 유럽인의 눈썹에 명백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이렇게 밝혀진 유전자들은 유럽-비유럽으로 분리된 대륙의 독특한 진화와 관련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 책임자인 카이저 교수는 “대륙 간 비교를 통해 나타난 ‘차별적’ 유전자의 발견은 외모 뿐만 아니라 인간 특성의 유전적 기초를 밝히기 위한 통시대적 유전자 연구의 필요성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 전 세계 인구의 눈썹 두께와 관련된 대립형질 차이와 유사성을 보여주는 유전자 자리 ⓒ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

 

유전자 연구로 밝혀진 인간의 특성

유전자 매핑 연구는 인간의 독특한 특성을 밝히는 데 기여해왔다.

이번 연구 책임자인 카이저 교수는 “유전자 연구는 인간의 복잡한 특성을 밝혀내는 데에 기여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는 인간을 건강하게, 특별하게 만든 유전자보다 아프게 하는 유전자에 초점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즉, 이번 연구는 인간의 ‘병’에 관여하는 유전자보다 인간의 ‘특성’을 밝히는 것이 목표라는 의미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카우스투브흐 아드히카리 생명과학과 박사와 국제 연구팀 역시 이 분야의 연구를 지속적으로 발표해 오고 있다.

2016년에는 머리 색깔, 곱슬머리 등 인간의 머리카락에 영향을 미치는 10가지 유전적 변이를 발견해 네이처(Nature)에 보고했다. 이어서 2021년에는 코와 입술, 턱 등 인간의 옆얼굴 형태를 결정짓는 유전자 자리를 찾아내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이처럼 진화에 관련된 유전자 연구를 통해 인간 특성의 유전적 기초 및 유전질환 연구에 한층 더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현정 리포터
vegastar0707@gmail.com
저작권자 2023-07-12 ⓒ ScienceTimes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