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것을 컴퓨터로 만들 수 있어 재밌어요."
"처음에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왜 하나 의문이 들었는데, 공개수업에서 아이들이 재밌어 하는 것을 보고 앞으로 꼭 필요한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초창기에는 수업에 불만을 가졌던 부모님들이 어느샌가 수업의 필요성을 느끼고 매일매일 수업을 진행해달라고 요구했어요."
2018년부터 학교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
학교에서 처음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접한 학생은 컴퓨터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직접 만들 수 있다는 데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의구심을 가졌던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반응과 컴퓨팅 사고력에 대한 이해로 수업에 대한 호응도가 높아졌다. 직접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들도 수업을 통한 만족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생소한 것 같은 소프트웨어 교육이 공교육 속으로 들어왔다. 오는 2018년도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이 의무화 되기 때문.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초등학교는 2019년 부터 17시간, 중학교는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34시간이상 SW 교육을 해야 한다.
의무화를 앞두고 올해는 900여개 초중고등학교가 선도학교로 지정됐다. SW 선도학교는 SW 교육 필수화에 대비해 정규교과와 방과후 학교 등을 통해 관련 교육을 운영하는 학교로 교육부와 미래부 공동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초기에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이 자리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으나 공교육 속에 들어온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반응은 아주 긍정적이다.
11월 30일 코엑스에서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최하는 2016년 소프트웨어 교육 공감콘서트가 열렸다.
선도학교로 지정된 900개 학교 중 4개 학교의 선생님이 직접 나와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공감콘서트 현장에서는 1~3년간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로서 1년에서 최대 3년째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고 있는 선생님들이 나와 수업 현장의 이야기를 전했다.
"처음에는 불만 가지던 부모들, 수업 늘려 달라 요구"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 운영 3년차인 백현중은 1학년 정보 수업에서 1주일에 2시간씩 7학급이 소프트웨어 수업을 받고 있다.
정규교과 수업으로 나만의 프로그램 만들기를 진행하고 있고, 자유학기 수업에서는 피지컬 컴퓨팅과 프로그래밍, 아두이노 기초, 3D 프린팅 진로 체험 특강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방과후 학교, 창의적 체험활동 등에서 다양하게 소프트웨어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반응은 아주 좋다. 처음에는 어려워 했던 수업에 참여하면서 코딩에 재미를 느끼고, 학부모들 또한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일주일에 한 번만 진행되는 수업을 매일매일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또 소프트웨어 수업을 지켜보던 교장선생님도 수업을 더 늘려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코딩을 배운 남학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직접 만드는 등 주로 게임과 연관해서 재미를 찾아가는데, 여학생들은 다르다. 남학생에 비해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흥미가 부족하고, 컴퓨터 언어 자체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아직까지의 현실이다.
실제로 코딩 관련 동아리나 수업에 가보면 대부분이 남학생인 경우가 많다. 이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컴퓨팅 사고력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여학생들도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재미난 수업이 필요한 것이다.
'여학생을 위한 소프트웨어 교육' 고민
인천 부원여자중학교는 여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쉽고 재밌게 소프트웨어를 가르쳐줄 수 있을지 고민한다.
일주일에 2시간 소프트웨어 교육을 진행하는 부원여중은 초창기에는 소프트웨어에 대해 아는 학생이 전체의 10% 불과했다. 아는 학생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반응도 좋지 않았다.
"코딩은 너무 어려워요" 여학생들은 수업 초기에 대부분 어렵다고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의 생활 주변 문제를 해결하거나,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수업 방식을 채택해 진행하자 점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스크래치로 여학생들이 관심이 많은 옷을 갈아입히거나, 화장시키기 등의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거나, 메이키메이키를 통해 과일을 활용한 악기 만들기 등의 수업을 진행했다. 엔트리 등을 활용해 다양한 스토리텔링 수업도 진행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수업에 대한 인기가 상당하다. 자유학기제 수업으로 진행되어 아이들의 신청을 받아 진행되는 수업이 30분 만에 마감될 지경이다. 배우고 싶은 학생들이 그만큼 많이 늘어났다는 이야기다.
산골 학교 소프트웨어 교육 '힘을 합치자'
도심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산골에서는 부족한 전문인력, 다양한 정보 부족 등이 소프트웨어 교육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경북 북부 지역에 있는 신성초등학교, 도평초등학교, 지보초등학교도 마찬가지였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려고 해도 적은 학급인원과 전문 인력 및 정보의 무족, 제한적 예산등이 문제가 되어 아이들에게 소프트웨어를 가르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들 3개 학교의 선생님들은 포기하지 않고, 함께 모여 힘을 합쳤다.
전체 학생이 약 50명 남짓인 이들 초등학교는 문제점을 느끼고 있던 지난 여름 부터 함께 모여 공동으로 과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정보가 부족해 수업을 진행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문제는 수업을 공유하면서 해소하고, 소프트웨어 교육 관련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교과연구회 소프트웨어 모임 등을 만들었다. 또 컴퓨터 등의 장비를 공유하기도 하고, 다양한 교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교구를 서로 대여해 아이들이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유치원부터 초등학교까지 10명 정도인 학급에서 몇 년간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타 학교의 학생을 만날 기회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3개 학교는 소프트웨어 수업을 공동 운영하면서 학생, 학부모, 선생님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고 있어 앞으로도 선도학교 운영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자신들 스스로를 하나의 모델로 만들 계획이다.
학생들간 수준 차이 많아 어려움
미래에 꼭 필요한 교육인 소프트웨어 교육을 특성화 고등학교에 적용한 사례도 있는데, 소프트웨어 교육을 취업에도 연계해 학생들에게 소프트웨어에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경험하게 함으로서 가능성을 열어주는 방향으로 수업이 진행됐다.
선도학교에서의 수업 사례를 이야기 한 선생님들은 모두 입을 모아 "호응이 너무 좋다"고 말한다. 수업에 참여하면서 아이들이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가지고 재미를 느끼게 되며, 컴퓨팅 사고력을 키우는 데 있어서도 아주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다만,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 간에 수준 차이가 많아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인천부원여중 김미순 선생님은 "수업에는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이 섞여 있어 적정한 난이도를 정하는 것이 어려운 숙제이기도 하다"며 "몇몇 학부모나 학생들은 수업이 너무 쉽다는 불만을 이야기 하거나, 사교육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문점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어려움 없이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게됐고, 로봇이나 컴퓨터는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허물수 있게 되었다"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 더 다양한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 김지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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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12-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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