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대전환과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SW의 역할이 더욱 강조된 지금, 전 산업에 SW가 확장·도입되고, SW산업 생태계 고도화 시기에 접어든 분위기다. 그래서 2024년 SW산업은 혁신보다는 확장, 속도보다는 고도화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SW산업 동향을 분석하고 각 산업의 SW 변화를 전망하는 ‘2024 SW산업 전망 컨퍼런스’가 27일 서울 엘타워에서 개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SW로 新기술·新산업을 창출하는 개척자들’을 주제로 다양한 산업 분야의 전문가들이 미래 전망과 산업 예측,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올해는 특히 미래 첨단산업과 현재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SW의 역할을 조명하고, SW를 중심으로 형성된 신산업 생태계에 대한 강연들로 구성됐다.
화성탐사의 꿈, SW로 실현
첫 기조 강연자로 나선 제인 오(Jane Oh) 박사는 “SW로 구현하는 우주의 꿈”을 주제로 화성탐사 로버와 헬리콥터에 적용된 SW를 소개했다. 그는 미국항공우주국(이하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Caltech) 화성 탐사 프로젝트 SW 엔지니어링 총괄을 맡고 있으며, 그 공로로 NASA에서 ‘우수공로훈장(EPAM·Exceptional Public Achievement Medal)’을 받은 바 있다.
제인 오 박사는 “화성탐사의 핵심은 SW다.”라고 말했다. NASA는 지난 30년간 화성 무인탐사 로봇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왔다. 영하 90도까지 내려가는 온도와 대기권의 분포가 지구와는 전혀 다른 화성의 극한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셋업하는 것. 그리고 화성에 착륙한 로버가 이동하면서 샘플을 채취하고, 헬리콥터가 보낸 데이터를 수신하는 모든 상황을 컨트롤하는 것이 바로 SW라는 의미다. “Mars Rover Project Flight SW”를 집중 설명한 제인 오 박사는 “지금 화성 탐사 활동을 하는 무인탐사 기기들이 기술자의 손을 떠난 것으로 여겨지지만, 상황마다 다르게 코딩한 SW가 미션을 수행하도록 조정”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인 오 박사는 “NASA의 프로젝트는 과학기술 하나로만 완성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NASA는 3가지 핵심 철학으로 과학(Science), 영감(Inspiration). 국가적 태도(National Posture)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제인 오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STEM, 인류 보존, 문화적 풍요는 NASA의 다양한 ‘영감’을 일깨우고, 글로벌 영향과 국제적 관계와 이슈 등에 대한 ‘국가적 태도’와 ‘과학’의 다양한 분야들은 프로젝트의 기획부터 솔루션까지 전 과정을 구체화하는 동력이 된다.
미국이 우주항공산업에 세계 1위 국가가 된 것은 훌륭한 인재와 과학기술에 대한 장기적인 연구와 투자가 더해졌기 때문이라는 제인 오 박사는 “한국도 우주 산업을 발전시킬 혁신적 SW를 연구·개발하길 바란다.”고 했다.
전통의 제조·건설업 ‘조선업’, 디지털 전환 가속화
이태진 HD현대그룹 한국조선해양 디지털혁신 CIO는 ‘조선산업 디지털 전환을 위한 SW’를 주제로 기조 강연을 이어갔다. 이 전무는 “조선산업은 노동집약적이며 전통의 제조·건설업으로 여겨져 디지털 혁신이 더디다는 오해”가 있다면서 “하지만 최근 디지털 기술이 선박에 도입되면서 조선산업에 새로운 기회와 도전의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조선산업도 많은 환경적 변화요인에 직면했다.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 급증, 선박건조 원가 상승, 경쟁국의 추격, 스마트십 기술 개발, 지역소멸 및 숙련 기술자의 이탈 등 일부는 위기 요인이 분명하다. 하지만 조선업계는 디지털 전환을 ‘조선업의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계기와 기회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이 전무는 재직 회사를 사례로 조선산업 디지털 전환을 위한 SW를 설명했다. 글로벌 조선 기업인 HD현대그룹은 이른바 ‘해양 모빌리티’를 1단계 디지털 선박, 2단계 지능형 선박, 3-4단계 완전자율운항 선박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대표적인 조선소의 기술 전환은 정보의 디지털화(DT)와 자동화(Automation)를 통해 진행된다. 지금까지 사람의 힘으로 하던 항해·접안, 선박·장비 진단, 위험감시 등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면서 생산성 향상과 안전한 작업장 구축을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을 통한 선박 시운전 SW, 선박 운항·장비 운영 및 관리 통합 솔루션, 탄소저감 솔루션 등도 조선업 디지털 전환의 대표적 동향이다.
이 전무는 “디지털 전환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가져온다.”면서 공감대 형성과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짚었다. 또한, “데이터를 디지털화는 DX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를 분석해 결론을 도출하고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축하는 디지털 전환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KB국민은행, CJ대한통운, 포스코DX, 인코어드 등 기업 전문가들이 조선, 금융 유통, 제조, 에너지 등 분야에서의 SW 혁신에 대해 인사이트를 나눌 예정이다.
이밖에 전문강연에서는 KB국민은행 테크그룹, CJ대한통운 TES 물류기술연구소, 포스코 DX, 인코어드 소속 전문연사들의 강연이 진행됐고, 끝으로는 이 행사의 주관기관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의 내부강연과 함께 법무법인 비트의 내부강연이 마련됐다.
- 김현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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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3-12-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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