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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양성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2013-01-15

인문·예술 등과의 융합교육 확산 세계의 공학교육 현장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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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명칭은 ‘프랭클린 W.올린 공과대학(Franklin W. Olin College of Engineering)’이지만 줄여서 ‘올린공대’ 혹은 ‘올린칼리지’라고 불린다. 이 학교는 2002년 개교해 전체 학생이 약 300명, 교수는 37명에 불과하다.

이 학교가 유명해진 것은 2006년 첫 번째 졸업생 66명을 배출하면서부터다. 졸업생 대다수가 IBM, 인텔 등 주요 대기업이나 하버드, 옥스퍼드, 스탠퍼드와 같은 명문대 대학원으로 진학했다.

이후 우수한 학생들이 대거 몰리기 시작했다. 하버드, MIT와 함께 올린공대에 동시 합격한 한 학생이 올린공대를 선택해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다.

소비자 니즈 중시한 창의성 교육

이 학교에서는 기존 공대교육과 다른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리처드 밀러 총장은 한국산업기술재단이 주관한 ‘글로벌 기술경영 포럼’에서 올린의 공학교육을 소개한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커뮤니케이션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 MIT의 공학교육 혁신 프로그램 'MISTI(MIT International Science and Technology Initiatives)' 홈페이지. 세계 많은 나라들과의 문화교류를 강조하고 있다.

“공학도는 사람보다 사물에 더 많은 관심이 있을 수 있으나, 기업의 관심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경영진 및 소비자와 소통하지 못하는 엔지니어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

밀러 총장은 “올린의 학생들이 이 소통을 배운다”고 말했다. 졸업할 때까지 전공 외에 경영학, 사회학, 문학, 예술 등 다른 분야 폭넓은 과목을 들어야 한다. 이론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먼저 실기를 배운 후 직업 현장에 나가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한 후 창의적인 제품을 만드는 실무 중심의 교육과정이다.

MIT에서도 인재 양성을 위해 MISTI(MIT International Science and Technology Initiatives)를 운영중이다. 이 교육과정을 통해 해외 기업, 연구소 등과 연계해 연구 프로그램은 물론 해외 국가들의 문화 등에 대한 체험교육을 할 수 있다.

한국 대학들 역시 공학교육 혁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이 융합교육이다. 김문겸 한국공학교육학회 회장은 한국의 공학교육이 과거 추격형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탈추격형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거에는 기능적인 지식을 단련하거나 외국어 능력을 키우는 식으로 공학인을 키울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는 것. 글로벌 이슈를 발굴하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제적인 역량을 갖추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전공 교육 외에 포괄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교육과정은?

학교 현장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도출되고 있다 포스텍의 윤덕용 부이사장은 지난해 7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2 대한민국과학기술 연차대회`에서 국내 공과대학에 인문·예술·사회과학의 비중이 너무 낮아 공학 인재를 키우는 데 있어 큰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윤 부이사장은 2012년 기준, MIT의 경우 인문·예술·사회과학을 가르치는 교수 비율은 16%(161명), 이들 교과목이 차지하는 비율은 25%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캘리포니아공과대학(Caltech)의 경우도 교수 비율 17%(49명), 학점 비율이 22%에 이른다는 것.

반면 국내 포스텍의 경우 인문·예술·사회과학을 가르치는 교수 비율은 4.4%(12명), 학점 비율은 16%에 머물고 있으며, KAIST는 교수 비율과 학점 비율이 각각 3.5%와 18%, 서울공대는 학점 비율이 13%로 미국 주요 공과대학들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교수 비율이 미국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인문·예술·사회과학을 가르치는 교수의 수가 적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수요 지향적 공학교육혁신 방안’을 수립해 올해부터 더 적극적으로 공학교육의 질을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공학교육혁신센터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공학교육인증사업의 내실화를 기하는 한편 공학교육 페스티벌 등의 대국민행사를 벌여나가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정부가 이처럼 공학교육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국제화 시대를 맞아 한국 공과대학의 경쟁력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사실에 있다. 전체적으로 한국의 공과대학 중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교과과정을 수행하고 있는 대학이 극히 일부에 불과해 개선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지금 세계는 기술력을 둘러싼 무한 경쟁 시대에 돌입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각국은 차별화된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중이다. 우수한 인재 양성을 위해 공학교육을 혁신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01-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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