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경기 침체로 인해 ‘취업난’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이런 취업난에서 ‘과학기술’의 역할이 무엇이냐는 논의도 덩달아 진행됐다. 지난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2012 대한민국 벤처‧창업대전’은 이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줬다.
‘벤처‧창업, 빛나는 도전! 새로운 미래!’를 슬로건으로 열린 이 행사는 스타트업과 기술창업, 벤처인들의 최대 축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벤처‧창업대전은 지난 1997년 시작해 올해는 다양한 행사를 포함해 그 규모가 확대됐다.
창업선도대학, 학생창업기업, 청년창업사관학교... 다양한 ‘기술창업’ 지원
청년 취업난이 무엇보다 큰 이슈인 요즘, 단연 눈길을 끄는 곳은 창업선도대학, 학생창업기업관과 청년창업사관학교였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창업’을 시작하려는 젊은이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도와주고, 그들을 소개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하는 의미다.
제주대를 비롯한 국내 17개 대학이 창업선도대학으로 뽑혔고, 한밭대의 ‘미라클’을 비롯한 19개 업체가 학생창업기업으로 소개됐다. 생각보다 많은 수의 ‘또래 청년’들이 창업에 뛰어들어 활발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젊음의 열정’만으로 시작하기에는 쉽지 않았을 터. 이에 카이스트 'Y-Brain' 채용욱 대표는 “중소기업청의 도움이 컸다”고 답했다. 카이스트에서 뇌과학을 공부한 석‧박사 네 명이 모여 뇌과학 R&D를 지향하는 뉴로마케팅 기업을 내놓기 까지 ‘연구자 특화 예비산업 지원 사업’의 도움을 받았다.
채 대표는 “연구원이라는 신분으로 사실 미래가 보장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이 꿈과 열정을 표출할 제도적 한계를 많이 느꼈다. 마음껏 (꿈을) 펼쳐보고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기술창업에 가장 필요한 것은 동기와 자본”이라며 “중소기업청의 ‘오피스 지원’ 등 인프라 서포트에 고마움을 많이 느낀다”고 답했다.
이러한 ‘기술창업’에 막연한 관심을 가진 이들을 위해 전시관 한 편에는 기술창업 절차에 관해 정리해두기도 했다. 벤처‧창업대전에서 소개한 기술창업 절차는 크게 △사업구상단계 △창업계획단계 △사업실행단계로 나뉜다. 사업구상단계에서는 창업자 분석, 사업아이템 탐색, 기존 특허 검색, 소비자 및 시장 검토 등 사전 조사를 해야 한다.
이후 계획 단계에서는 사업 아이템을 선정하고 타당성을 분석, 계획서를 작성한다. 실행에 돌입해서는 회사와 공장을 설립하고 조직과 경영관리를 시작한다. 대체로 기술창업에 성공하는 청년들의 경우 계획단계 중 마지막 단계인 ‘계획서 작성’ 단계 이후 여러 공모 절차를 거쳐 정부의 다양한 제도를 통해 지원을 받게 된다.
앱(APP) 창업기업관, 슈퍼스타 V, 시니어창업 등...‘기술 창업’ 볼거리
이밖에도 최근 급부상 중인 ‘앱 개발 창업’전시관이 눈길을 끌었다. 셈스게임즈를 비롯한 30개 업체가 앱창업기업관에 자리했고, 이중에는 특히 성균관대 스마디융합디자인연구소, 미림여자정보과학고 앱 창작터 등 학생들의 참여도 돋보였다. 기술창업의 범주에 있지만 비교적 소자본으로 쉽게 창업할 수 있기에 그 규모 또한 천차만별이었다. 스마트 시대의 새로운 창업 판로를 개척한 셈이다.
2012 슈퍼스타 V는 전시장 내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창업 오디션’이다. 국내 유수의 9개 창업경진대회 수상자의 창업 아이템에 대해 기술성과 사업성 등 다양한 요소를 평가, 최고의 아이템과 유망 창업자를 선정하는 콘셉트로 진행됐다. 벤처‧창업대전 실전창업리그에 참가한 10팀 중 3팀, 타기관 8팀 총 11팀의 참가로 중소기업청장상 3팀에게는 5천 만원, 3천 만원, 2천 만원의 상금이 돌아갔다.
시니어 창업관 또한 백미였다. 주로 ‘벤처’라면 앞서 언급한대로 대부분이 청년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100세 시대를 맞은 요즘, 퇴직 후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시니어들의 다양한 창업이 돋보였다.
몸의 내분비 기능을 조정하고 면역을 돕는 효소 괄사요법으로 창업에 성공한 수원 시니어비즈플라자 소속 류인숙 대표는 “수원 시니어비즈플라자 ‘시니어넷’을 통해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과 모여 창업 컨설팅, 교육, 공동 사무실 등을 제공받았다”며 이후 중소기업청 공동창업 사업공모전에 선정돼 정부 지원금으로 창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류 대표는 “퇴직 후 창업은 리스크를 줄이는게 중요한데 이런 부분을 사전 준비하게 많이 도와줬다”며 “막상 나오기 두려울 때 정부의 창구를 활용하니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청년들은 아이디어가 창의적이지만 사회 경험이 부족한데, 시니어 창업의 경우 아이디어는 다소 창의적이지 않지만 사회 경험과 지혜가 많다”며 “언젠가 젊은이들의 창의성과 장년층의 지혜가 융합한 창업도 이루어질 수 있길 바란다”고 행사 참가 소감을 밝혔다.
- 이승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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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2-12-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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