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 초등학생 2명 중 1명이 ‘현충일이 무슨 날인지 모른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돼 충격을 줬다. 이는 ‘충, 효, 예’ 전통과 학교에서의 역사 교육 부족이 초래한 결과라는 지적이 많다.
그런데 지역사회의 물적 자원을 활용해 전통 문화와 역사 교육을 실시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창의·인성모델학교가 있다. 바로 인천의 문학초등학교(교장 정순영)다. 사이언스타임즈가 이 학교를 찾아 독특한 창의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취재했다.
지역의 자원 활용한 ‘전통문화’ 체험
인천 문학초등학교는 특이하게도 교내에 도호부청사가 자리하고 있다. 도호부청사는 조선시대 행정기관 중 하나인 도호부의 건물이다. 대부분의 초등학생들에게는 도호부라는 명칭 자체가 생소하지만 문학초 학생들에게는 익숙한 곳이다.
이곳에서 1년에 2회 이상 전통 예절 체험을 하기 때문이다. 한복의 명칭과 바르게 입기, 절하는 법 배우기, 다도 예절 익히기 등 다양한 전통예절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내의 도호부청사를 예절실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현재 문학초에 남아있는 것은 도호부청사의 객사와 동헌 일부 뿐이다. 인근에 옛기록을 토대로 복원한 도호부청사가 따로 있다. 때문에 문학초에서는 ‘전통문화 체험의 날’을 따로 정해 교외 도호부청사에서 전통놀이와 음식을 즐기고 우리 노래와 춤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가정과 연계한 효문화 체험활동도 활발하다. 매월 8일을 ‘가족 사랑의 날’로 정해 감사편지 쓰기, 1일 1효 실천하기, 가족과 함께하는 교내외 효체험교실 참여 등 다양한 효행 미션을 실시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반응이 좋았던 것은 의외로 ‘감사편지’였다고 정순영 교장은 설명했다.
“저희 학교에서는 1달에 한 번씩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어색하고 쑥스러워 쓸 말이 없다고 힘들어했는데 이제는 익숙해져 일상적인 일들 속에서도 감사할 내용을 찾아내더군요. 학부모들도 감사편지가 그렇게 감동적일 수 없다며 좋아합니다”
또한 효봉사 동아리와 가족 효사랑봉사단을 조직해 월 2회씩 지역 노인정을 방문해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특히나 가족효사랑봉사단은 온가족이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기 때문에 화목한 가족 분위기를 만드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나눔과 참여의 교육공동체 두드림(Do-Dream)
문학초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학부모들의 참여가 높다는 점이다. 일종의 학부모 교육기부로 녹색교통봉사대, 도서관도우미봉사대, 학력향상도우미봉사대, 체육진흥회, 급식모니터링회 등 전반적인 교육활동에 대한 학부모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이 가운데 문학초등학교만의 자랑거리는 바로 학력향상도우미봉사대와 체육진흥회다.
학력향상도우미봉사대는 다양한 체험학습 활동 시 학생들의 질서유지와 안전을 지도하는 도우미 역할 뿐 아니라 방과 후 학교에 남아있는 맞벌이나 저소득층 가정 학생들의 숙제와 독서지도, 생활상담 등 보육활동을 지원하는 엄마품 멘토링제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교장은 “오후에 자기 자녀 돌보기도 바쁜데 학력향상도우미봉사대 어머니들이 학습을 도와줄 뿐 아니라 아이들 간식까지 정성껏 챙겨주는 등 사랑과 관심으로 참여하고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고마워했다.
엄마품 멘토링제는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보육의 기능을, 사춘기에 접어든 고학년 학생들에게는 부족한 부모의 관심을 채워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체육진흥회는 문학초등학교가 학생들의 기초체력 증진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사제동행 파워 워킹 체험활동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도움을 주고 있다. 매일 아침, 전교생이 선생님과 함께 운동장을 빠르게 걷는 ‘파워 워킹’을 실시하는데, 체육진흥회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몇 바퀴 걸었는지 확인도장을 찍어주면서 학생들을 격려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자연 속에서 배우는 녹색교육 차별화 전략
95년이라는 오랜 역사 덕분에 문학초등학교에는 교내 숲이 울창하고 알차게 조성돼 있어 이곳을 활용한 녹색교육도 활발하다. 학교숲 가이드와 함께하는 자연학교와 텃밭 농장 운영 그리고 인근의 산들을 활용한 ‘숲과의 대화시간’ 등 다양한 녹색성장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 그린 키퍼(Green Keeper) 동아리, 환경지킴이동아리, 푸른하늘지킴이 등 친환경 생태 실습 위주의 동아리 활동으로 학생들의 자연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으며 녹색화학체험교실, 녹색농촌체험여행, 국립수목원체험학습 등 학부모들과 함께 다양한 녹색체험을 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인적, 물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아동 발달 단계에 맞는 7가지 습관 반복 지도 전략에 따라 ‘7Habits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매일 아침 명상시간에 7가지 바른 습관 실천을 다짐하는 시간을 갖고, 다이어리에 그날의 반성을 적도록 하여 자기주도적 셀프 리더를 기른다는 취지다.
뿐만 아니라 복습 위주의 스스로 학습장 쓰기 활동으로 자기주도적 학습력 향상에도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 김순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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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2-06-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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