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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래 객원기자
2018-09-13

소비자가 만든 '밥맛 좋은 쌀' '해들', 일본 벼보다 밥맛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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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 개발된 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국립식량과학원은 최근 소비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현장 중심 연구를 통해 밥맛을 좋게 만드는 벼 품종인 ‘해들’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해들과 조평의 품종 비교 ⓒ 국립식량과학원
해들과 조평의 품종 비교 ⓒ 국립식량과학원

소비자와 유통업자들이 품종 개발에 참여

해들은 국립식량과학원이 이천시 및 농협과 함께 수행한 ‘수요자 참여형 품종개발 연구(SPP)’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된 신품종 벼다. 지난해에 일차적으로 개발을 마친 벼 품종으로서, 조생종 벼 중 최고품질을 자랑한다.

SPP(Stakeholder Participatory Program) 프로젝트는 예측하기 힘든 세계무역의 질서 속에서 우리나라 쌀 산업의 미래가 차별화에 달려 있다는 필요성에 의해 시작됐다.

국민 먹거리의 중심축인 쌀 시장을 굳건히 지켜내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소비자에 의한, 소비자를 위한 벼 품종 개발이 시급하다는 취지에서 국립식량과학원이 전담하게 된 것.

국립식량과학원의 관계자는 “기존의 공급자 중심 연구개발은 소비자의 변화하는 요구를 충족하는데 한계가 있어 개발기술이 조기 상용화되기 힘든 상황이었다”라고 밝히며 “특히 벼 육종의 경우 교배해서 새로운 품종이 되는데까지 걸리는 기간이 12~14년 걸리는 장기간 프로젝트여서 개발된 신품종이 시대 상황과 맞지 않을 수도 있었다”라고 회고했다.

국립식량과학원은 이 같은 문제가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재배농민과 도정업자, 그리고 유통업자 및 소비자의 지혜를 모으는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이들이 품종개발에 직접 참여하게 되면, 저마다의 요구가 반영된 품종이 개발될 수 있어 개발 품종 실용화에 강점이 생긴다는 점을 파악한 것이다.

수요자 참여형 품종개발 연구의 개요
수요자 참여형 품종개발 연구의 개요 ⓒ 국립식량과학원

해들은 이 같이 여러 사람들의 지혜를 모아 탄생하게 된 벼 품종이다. 실제로 지난해 열렸던 신품종선정위원회에서 뛰어난 밥맛과 재배의 안정성을 인정받아 최고 품질 벼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평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식 테스트에서 일본이 자랑하는 벼 품종인 ‘고시히까리’보다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48%가 해들의 밥맛이 좋다고 꼽은 반면에, 고시히까리가 좋다고 대답한 경우는 29%에 그쳤다.

해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우선 생육의 경우 유명 벼 품종인 ‘조평’ 보다 7일 정도 늦게 수확된다. 벼의 키는 75㎝로서 조평보다 1㎝ 크고, 쌀알은 맑고 깨끗하여 최고의 밥맛을 제공한다.

또한 병해충에 대한 저항성과 관련해서는 도열병이나 흰잎마름병 같은 전염병에 강한 내성을 갖고 있고, 쌀수량은 조평보다 7% 정도 증가된 수확량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해들의 우수성에 대해 국립식량과학원의 관계자는 “육종가가 교배하고 농업인이 선발하여 소비자 평가단이 결정했으며, 지역민이 이름을 붙였다는 점에서 모두가 주인인 최초의 벼 품종”이라고 강조했다.

해들을 밥으로 만날 수 있는 시기는 3년 후

현재 해들 보급을 가장 활발하게 실천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이천시다. 이천시가 이렇게 해들 보급에 적극적인 이유는 국내의 대표적 쌀 브랜드인 ‘임금님표 이천쌀’ 품종을 교체할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기 때문이다.

재배 안정성과 품질이 뛰어난 해들의 재배 면적이 늘어나게 될 경우, 품질 향상과 수량 증가에 따라 경제적 효과가 예상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제로 이천시는 오는 2019년을 목표로 100ha 규모의 고품질 쌀 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2ha의 해들 채종포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2021년에는 이천시의 조생종 재배 면적 1000ha까지 확대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이천시 관계자는 “목표 달성 시, 수량이 늘어나고 품질 향상에 따른 가격 경쟁력 의 강화로 각각 25억 원과 75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예상된다”라며 “이는 이천 지역의 쌀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라고 기대했다.

벼 품종 개발 프로그램의 단계별 과정
벼 품종 개발 프로그램의 단계별 과정 ⓒ 국립식량과학원

다음은 해들 개발과 보급의 실무를 담당한 박향미 연구관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고품질 벼 품종에 대해 정의를 좀 해달라. 밥맛이 좋은 벼가 고품질 벼인가?

최고 품질의 벼란 우리나라 쌀 품질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선정된 벼 품종이다. 외관과 밥맛은 물론, 도정수율 및 내재해성을 두루 갖춰야만 한다. 최고품질의 벼는 해들을 포함하여 총 18개 품종이 개발됐으며, 해들은 이 중에 조생종으로는 4번째 품종이다.

- 해들 보급 상황은? 소비자들이 언제쯤 해들을 맛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필요하다면 전국 어느 지역이나 보급이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해들은 이천 지역에서 쌀 품질이나 밥맛이 우수한 특성을 보였기에 정부 보급종 생산 전에 외래 품종 대체와 지역 특화 품종으로 특화단지를 조성하여 보급해야 한다. 따라서 전국 모든 지역에서 해들을 맛볼 수 있는 시기는 앞으로 3년~4년 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 다른 지역에도 SPP 프로젝트 같은 방식의 연구 지원을 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

올해 3월 아산시와 수요자 참여형 벼 품종 개발 공동연구 협약을 맺고 2곳에서 9계통을 공시, 1년차 품종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아산시는 충남 지역 쌀 주산단지로 파급효과가 크며 ‘아산 맑은쌀’ 브랜드가 있어 이천의 상황과 비슷하다. 앞으로도 강원도나 충북 지역에서 1곳을 선정하는 등 참여하는 지방자치단체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8-09-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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