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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래 객원기자
2018-08-03

통학차량 안전사고, 기술로 잡는다 시스템 구축해야 근본적으로 재발방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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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경기도 동두천시의 한 어린이집 통학차량에서 4살 아이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미처 버스에서 내리지 못한 이 아이는 아침부터 오후까지 차 안에 갇혀 있다가 한증막 같은 열기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문제는 이 같은 어린이 통학차량 사고가 종종 일어난다는 점이다. 2년 전 광주에서는 4살 아이가 통학차량에 8시간 방치된 채 발견돼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로 지내고 있다. 작년에는 경기도 과천의 5살 아이가 통학차량에 2시간 동안 갇혀 있다가 지나가던 시민에 의해 구조된 사건도 있었다.

해마다 반복되는 통학차량 사고에 많은 사람들이 불안함과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이제는 통학차량 사고를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만 한다는 것이 시민들의 의견이다.

통학차량 사고를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할 시점이다
통학차량 사고를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할 시점이다 ⓒ 연합뉴스

통학차량 안전사고의 근본적 대책은 시스템

어린이집 통학차량 사고의 담당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최근 ‘어린이집 통학차량 안전사고 근절 대책’을 마련하여 국무회의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번 보고는 지금까지 추진해 온 대책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어린이집에서 아동들을 안전하게 보육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둔 것이다.

근본적인 대책의 핵심은 시스템이다. 기계적 장치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통학차량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함으로써 아이들의 안전을 확실하게 보장한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관계자는 “동두천시에서 발생한 이번 통학차량 사고는 관련 안전 규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사람이라면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과실을 기술로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잠자는 아이 확인 시스템의 개요 ⓒ 보건복지부
잠자는 아이 확인 시스템의 개요 ⓒ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가 통학차량 사고의 근본적 대책으로 가장 먼저 검토하고 있는 방법은 ‘잠자는 아이 확인 시스템(Sleeping Child Check)’이다. 말 그대로 통학차량 내에서 잠이 들었거나 뒷줄에 앉아 있다가 미처 차에서 내리지 못한 아이들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장치다.

이 시스템은 해외에서뿐만 아니라 이미 국내에서도 일부 지자체 기관 등이 사용하고 있다. 크게 벨(bell)과 근거리무선통신(NFC), 그리고 비콘(beacon) 등 3가지 방식으로 활용된다.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벨 방식은 운전자가 시동을 끈 후 차량 맨 뒷좌석에 부착되어 있는 확인 벨을 눌러야만 경보음이 해제되는 시스템이다. 확인 벨을 누르기 위해서는 맨 뒷좌석까지 가야 하므로 아이들의 존재 여부를 바로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차량 교체 시 재설치를 해야 한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반면 NFC 방식은 시동을 끈 후 스마트폰으로 차량 NFC 단말기를 접촉시켜야 스마트폰 경보음이 해제되는 시스템이다. 비콘 방식은 아이 가방에 비콘을 부착한 채 통학버스에 접근했을 때 이를 스캐너가 감지하는 시스템이다.

이 두 방식은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관계로 재설치 과정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기술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고, 유지비가 지속적으로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하루빨리 동작감지센서 시스템 도입해야

보건복지부는 ‘잠자는 아이 확인 시스템’ 를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안전 등·하원 알림서비스’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적용해 교직원과 보호자가 영유아의 출입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가 적용되면 학부모는 영유아들의 등·하원 정보를 스마트폰을 통해 자동으로 받을 수 있다. 지난 5월부터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 알림 서비스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어린이집 현장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검토되고 있는 통학차량의 아동 보호 장치로는 ‘동작감지센서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차량 내에 동작을 감지하는 센서를 부착해 교사와 운전기사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사각지대를 감지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잠자는 아이 확인 시스템의 적용기술 별 비교표 ⓒ 보건복지부
잠자는 아이 확인 시스템의 적용기술 별 비교표 ⓒ 보건복지부

예를 들어 아이들이 모두 하차했다고 착각해 운전기사가 차문을 닫았을 때, 사각지대에 아동이 남아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센서가 이를 인지하고 경보음을 울린다.

동작감지센서 시스템은 통학차량에 아이들이 갇히는 사고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뛰어난 시스템으로 꼽힌다.

실제 ‘잠자는 아이 확인 시스템’의 경우 시범사업을 진행해 본 결과, 벨을 누르기 위해 차의 뒤편까지 가는 작업을 운전기사들이 상당히 번거로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이들에게 차량 경적을 울리도록 하는 교육 역시 실제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3~4세 아이들은 안전벨트를 푸는 것조차 어려워한다. 차에 갇혔을 때 혼자서 안전벨트를 풀고 경적까지 울리기를 바라는 것은 과도한 기대”라고 진단하며 “하루 속히 국내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동작감지센서 시스템을 탑재하는 것만이 안타까운 사고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근본적 조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8-08-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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