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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현정 리포터
2024-01-24

“잡았다, 담배 속 나쁜 성분들” 식약처, 담배 연기 속 성분 분석법 표준화 [새해 계획을 지키기 위한 과학적 꿀팁] 흡연자의 입안으로 들어오는 연기에 44개 유해 성분 포함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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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는 노답, 나는 노담”

보건복지부에서 2020년부터 진행한 금연 광고의 첫 표어다. 담배를 피우는 행위를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미의 ‘노답(No答)’,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겠다는 의미로 ‘노담(No담배)’이라고 표현한 이 캠페인은 금연 캠페인의 브랜드화와 소위 ‘노담 흥행’을 이끌었다.

그렇다면 실제로 해당 캠페인 이후 금연을 실천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가통계에 따르면 2021년 청소년의 금연 의향이 33%에서 42% 증가했고, 향후 6개월 이내에 금연하겠다고 응답한 비율도 21%에서 25%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도 2021년 전체 흡연율은 역대 최저로 집계됐고, 흡연 시작 연령 지연효과도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

흡연자가 줄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반대편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흡연 인구를 감소시킬 방법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사이언스타임즈는 새해에 금연 계획을 세운 사람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기 바라며, 금연을 하게 만들 ‘과학적이며 독한 꿀팁’을 제안한다.

“담배는 노답, 나는 노담” 캠페인처럼 흡연 인구를 감소시킬 방법이 필요하다. Ⓒ보건복지부

 

금연 사회를 만들어가는 과정

세계는 지금 담배와의 전쟁 중이다. 세계보건기구(이하 WHO)는 흡연을 전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공중보건 위협 중 하나로 인식한다. 실제로 흡연과 간접흡연 노출로 인한 사망자가 연간 800만 명 이상에 도달했으며, 전 세계 13억 명 담배 사용자의 80%가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에 살고 있어 빈곤 지속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WHO는 1998년에 브루틀란(Gro Harlem Brundtland) 전 사무총장 취임 이후 담배규제를 우선적 질병 극복의 핵심과제로 추진해왔다. 그리고 2003년 회원국 만장일치로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Framework Convention on Tobacco Control)을 체결해 2023년 기준 총 182개 국가가 담배의 공급과 수요를 줄이기 위한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담배 광고의 포괄적 금지와 담뱃세 인상, 담뱃갑에 경고 그림 표시, 금연 지원 서비스 등이 대표적 조치이다.

특히 해외 주요국은 WHO FCTC에 맞춰 담배 유해 성분 함유량을 분석하고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WHO는 담배에 4천여 가지의 화학물질과 70여 종의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다고 발표했으나, 우리나라는 단 8종의 성분만을 담뱃갑에 표기하는 등 비교적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담배의 유해 성분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게 되었다. 지난해 10월에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담배 유해성분에 대한 과학적 검증, 지정과 검사를 시행하게 되었다. 이제 ‘나쁜 담배’의 진짜 나쁜 성분을 확인할 수 있으니 금연하지 않을 이유가 없게 된 셈이다.

WHO의 금연 캠페인 포스터 ⒸWHO

 

이래도 흡연하겠습니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담배유해성관리법 제정 후속 조치로 ‘담배 주류연에 포함된 유해 성분 분석법’을 개정 발간했다. 이 자료집은 WHO와 캐나다 보건부가 지정한 44개 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15개 시험방법과 시험 결과의 신뢰성을 확인하는 데 필요한 유효성 검증 자료를 포함한다.

담배 연기는 흡연자가 직접 흡입하는 주류연, 담배 끝에서 나오는 연기와 종이를 통해 공기 중으로 나오는 비주류연이 있다. 특히 이번 자료집은 흡연자가 직접 마시는 주류연에 포함된 성분을 분석하는 방법과 결과가 포함됐다. 의학 전문가들은 주류연, 비주류연을 기준으로 직접·간접흡연의 위험성을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하면서, 미세한 입자가 섞여 있는 연무질(aerosol)인 담배 연기는 다 해롭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이해를 돕기 위해 대한폐암학회는 일반담배에 포함된 성분을 직접적인 예시로 게시했는데, 그중 건강에 가장 해로운 물질들을 소개한다.

담배 연기에 포함된 ‘나쁜 성분들’ Ⓒ대한폐암학회

니코틴(Nicotine)은 부신수질의 신경절에 직접 작용하여 중추와 말초의 신경을 흥분시키는 물질이다. 이것이 흡연을 통해 폐로 들어가면 살충제, 제초제, 마약과 같은 작용을 일으킨다. 타르(Tar)는 웬만한 곤충은 다 죽일 정도의 독성이 강한 물질이며, 흡연 시 폐로 들어가 혈액에 스며들어 모든 세포를 파괴하고 장기에 직접 영향을 준다. 담배 한개피 피울 때 대개 10㎎ 정도가 몸에 쌓이는데, 하루 한 갑씩 피우는 흡연자의 몸에는 1년에 보통 유리컵에 가득 찬 타르가 쌓이는 셈이다. 일산화탄소(CO)는 열액의 산소운반 능력을 떨어뜨려 저산소증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공기 중 일산화탄소 농도에 따라 증상이 다른데, 소량일 때는 가벼운 두통이나 정신이 멍해지는 정도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흡연하는 사람은 계속 연탄가스를 마시는 것과 같이 중독된다.

김현정 리포터
vegastar0707@gmail.com
저작권자 2024-01-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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