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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김순강 객원기자
2015-10-22

3D프린터로 생활소품 만들어요 [한국의 메이커스] 아시카팩토리 송현균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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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3D 프린팅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제조방법에 변화를 가져올 ‘제3의 산업혁명’이라고 언급한 이후 높아지기 시작한 3D프린터에 대한 관심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이처럼 유망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3D프린팅산업이 제조업은 물론 의료나 예술분야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의 3D프린터 활용도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3D프린터를 활용한 생활 속 소품 제작으로 메이커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송현균 디자이너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순수미술 전공자에서 3D프린팅 디자이너로

자석화분 '엠팟'과 송현균 디자이너
자석화분 '엠팟'과 송현균 디자이너 ⓒ ScienceTimes

프랑스 미술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그가 어떻게 3D프린터에 관심을 갖게 됐고, 메이커까지 될 수 있었을까.

“2학년 때 조소과 쪽으로 전공방향을 정하긴 했지만, 프랑스 대학에서는 전공을 정했다고 해서 그쪽 방향만 배우는 게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폭넓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거든요. 그래서 다방면에서 작업을 많이 했어요. 어려서부터 만드는 것을 워낙 좋아했을 뿐 아니라, 한 가지 작품에 몰입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거기서 파생되는 작품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는 스타일이라 작업량이 엄청 많았어요. 프랑스 친구들이 저의 작업실을 팩토리라고 부를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4년 넘게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많은 작품들을 만들었지만, 막상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그것들을 한 개도 가져올 수가 없었다. 자식처럼 소중한 작품들을 그냥 두고 돌아오면서 송현균 디자이너는 “만약 컴퓨터로 작업을 했더라면 작품이 저장되어 있으니 쉽게 가지고 올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그때부터 3D나 컴퓨터 디자인 쪽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3D디자인 관련 학원을 다니면서 취업도 인테리어 설계 및 3D모델링 쪽으로 하게 됐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디자인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내고자 했던 그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그래서 당시에 일반인들에게 막 보급되기 시작했던 3D프린터를 하나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충동적으로 지르기엔 시중에서 파는 3D프린터의 가격이 너무 부담스럽더군요. 그래서 결국 부품을 사서 조립하기로 했고, 해외사이트를 통해 30만 원 정도에 3D프린터 조립 키트를 구매하게 됐지요. 조립키트에 제작 설명서가 별로로 들어있지 않아서 당황했지만, 오픈소스로 나와 있는 설명서를 찾아서 외관을 조립할 수 있었지요.”

그러나 문제는 보드결선부터였다. 단순한 결선인데도 잘못 꽂아 작동이 되지 않는 경우를 몇 번씩 겪으면서 겨우겨우 선 연결을 끝냈다. 하지만 더 큰 산이 남아있었다. 바로 펌웨어 설정이었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초 지식이 전혀 없는 그에게는 참 어려운 도전이었다.

“아두이노나 펌웨어 적용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었던지라 혼자 몇 주간 시간만 보내다가 결국에 안 되겠다 싶어서 3D프린터 카페에 SOS요청을 해서 카페 회원들의 도움을 받아 펌웨어 적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설명을 듣고 설치하는 것을 어깨 너머로 보고나니까 그제야 어느 정도 다루는 큰틀이 이해가 가더군요.”

3D프린터로 아이디어 구현한 생활소품 만들어

그렇게 어렵사리 조립한 3D프린터로 송현균 디자이너는 이것저것 참 많이도 만들었다. 하지만 조립 3D프린터로는 그의 디자인을 구현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때 고급 사양의 3D프린터를 상품으로 주는 공모전이 눈에 띄었다.

“디자인 공모전이라 오픈소스를 이용하면 안 되고 본인이 직접 디자인을 해야했지요. 그래서 제가 처음으로 직접 디자인해서 만든 콘센트 안전커버를 비롯해 4점을 출품했는데 은상에 입상을 하게 됐어요. 원하던 대로 MARV 3D프린터를 부상으로 받게 됐습니다.”

그 후로 그의 3D디자인 작품들이 훨씬 더 업그래이드 되어 2.5.D 일루셔니스트 목걸이, 스마트폰 스피커, 패트병 전용 분무기, 3D프린터를 활용한 나무시계 제작, 아이폰6 케이스 제작 등 다양한 생활속 소품들을 3D프린터로 만들어냈다.

최근에는 경기 콘텐츠코리아랩에서 진행하는 콘텐츠 창업 오디션 ‘슈퍼끼어로’에 참여해 자석 화분을 상품화했다. 자석(Magnetic) 화분(Flower Pot)의 첫 글자를 따서 ‘엠팟(M-Pot)’이라고 이름 지었다.

“엠팟은 꽃집을 운영하시는 부모님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겁니다. 프로토타입 제작에는 3D프린터를 이용했고 양산화에는 실리콘 몰드를 사용했습니다. 아버지께서 실리콘 수입 판매업을 하셔서 도움을 좀 받았지요.”

프로토타입으로 만든 엠팟의 틀을 실리콘으로 제작해, 그 실리콘 몰드에 폴리에수터 수지를 경화시켜 부으면 이음새도 보이지 않고, 후반 작업도 거의 필요 없는 매끈한 모양의 엠팟이 생산되는 것이다.

“엠팟은 자석이 부착되어 있어 금속재질이면 어디든 부착이 가능하고, 금속재질이 아닌 곳에도 부착할 수 있도록 메탈 홀더를 만들었어요. 엠팟에 심은 과육식물은 전자파 차단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장식 효과는 물론 자외선 차단 효과까지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인 셈이지요.”

앞으로도 송현균 디자이너는 3D프린터에 생활 속에 아이디어를 접목해 실용적인 것들을 많이 만들 계획이다. 미술을 전공한 그의 감각으로 실용성에 아름다운 디자인까지 가미하게 되면 더욱 멋진 작품이 탄생하지 않을까.

김순강 객원기자
pureriver@hanmail.net
저작권자 2015-10-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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