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여는 창의 세상!’ 지난 23일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강혜련)과 LG사이언스홀이 주관한 제1회 과학토요토크가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렸다. 뜨거운 여름 볕에도 불구, 선착순으로 참가 신청해 관람 기회를 얻은 500여 명의 학생과 학부모는 ‘과학 중심의 창의적 미래 인재상 조명’을 주제로 한 토크를 듣기 위해 모였다.
지난 토요일 1회를 맞이한 본 행사는 KBS 한국한국인 MC인 이병혜 명지대 교수의 사회로 의학‧공학‧미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정지훈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장, 예술철학가이자 미술이론가로 활동 중인 이건수 월간 미술 편집장의 토크로 진행됐다. LG사이언스홀의 과학공연을 시작으로 다양한 연령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었다.
창의교육에 대한 열정, 시대에 맞춘 감각으로 승화시켜야
이 교수는 ‘UN미래보고서 2025’의 발표를 소개하며 토크를 시작했다. 2030년에는 1인 기업이나 자영업이 전체 직업의 90%를 차지하고, 현존하는 직업의 80%가 10년 후에 소멸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에 미래학자인 정 소장은 “과거 경제시장이 거대 자본과 매스마케팅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 중심의 산업이었다면, 이제는 작지만 혁신적인 기업이 성장하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시대 변화에 발맞춰 단순 소비자였던 소비 주체가 제조에도 참여하는 ‘프로슈머’로 변화한 것처럼 시대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고 자신에게 맞는 창조적 직업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학토요토크의 주제처럼 창의‧융합형 인재로 거듭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융합은 창의적 사고의 원천이고, 창의적 사고는 다시 학문, 산업 간의 융합으로 긍정적 힘을 만들어내니 그 긴밀한 관계를 잘 짚어내도록 넓은 시각을 길러야 한다는 소리다. 이에 이건수 월간 미술 편집장이 마이크를 넘겨받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부터 마크 주커버그까지…과학을 바탕으로 꿈 펼쳐야
이 편집장은 “과거에는 오히려 정신과 육체가 완벽히 조화를 이룬 사람이 이상향이었다. 신체와 정신을 따로 생각하는 요즘이 융합과 멀어진 격”이라는 이야기로 토크를 시작했다. 그는 화가보다 과학자나 철학자에 가까웠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예로 들며 과학을 바탕으로 한 창조와 융합이 무엇인지 설명했다.
다양한 수학‧과학적 요소를 예술 작품에 활용해 현재까지 ‘미학적으로 완벽한’ 형태로 꼽히는 다빈치의 작품들을 소개하며 과학적 이해가 없이는 어디에나 한계가 있을 것이며 창조와 융합에도 나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정 소장은 최근 창의적 인재로 주목받아온 스티브 잡스, 마크 주커버그 등의 사례를 통해 이러한 소양을 다른 분야와 접목시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내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시켰다.
정 소장은 ‘구슬이 실에 꿰어진 목걸이’를 토크쇼의 주제인 ‘창의적 인재상’에 빗대어 설명했다. “요즘 우리 사회에는 구슬을 잘 만드는 사람은 아주 많지만 실에 구슬을 꿰는 사람은 없다”며 실 꿰는 일은 구슬만 만드는 사람들이 시도하지 못한 새로운 일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창의적 인재상이라 표현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 교육에서는 어떻게? ‘탐색’과 ‘소통’을 적극적으로
토크가 끝나자 방청객과 패널 간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날카로운 질문들이 오간 가운데 가장 중심을 이룬 질문은 과연 이 추상적인 ‘창의’와 ‘융합’, 좋은 것은 알겠는데 실제 교육에서 혹은 가정에서 어떻게 적용하고 키워야하냐는 것이었다.
“‘한 우물만 파라’는 옛 속담은 창의‧융합과 거리가 멀지 않느냐”는 질문에 정 소장은 “속담부터 폐기하자”는 재치 있는 대답으로 관객의 웃음을 유도했다. 자녀에게 무엇이든지 해보게 시키는 탐색 중심의 교육을 통해 아이가 무엇인가 ‘다시 하고 싶어하는’ 것을 찾아주는 것이 가정에서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학교에서는 사실상 이런 교육을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현직 교사의 질문에 이 교수는 “교사의 재량껏, 나부터 창의교육을 실천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며 “가르치려는 태도보다는 소통으로 학생들의 재능을 끌어내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행사가 끝날 무렵 한국과학창의재단 강혜련 이사장이 단상에 올랐다. 강 이사장은 “기존 칸막이식, 주입식 교육을 벗어나 다양한 연령이 공유하는 장(場)을 만들고 싶었다”며 “시험을 보기 위한 과학이 아니라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과학으로의 변화를 위한 성공적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본 행사는 23일 서울을 시작으로 7월 부산, 8월 대전, 9월 광주, 10월 대구까지 전국을 순회하며 열릴 계획이다.
‘신선했다’는 평 줄이어…연령층 고려 부족, 지속성 떨어져 아쉽다는 평가도
1회로 열린 과학토요토크인 만큼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배수영씨는 “아이가 과학에 관심이 많은 만큼 같이 듣고싶어 왔다”며 “과학이 어렵다는 틀을 깬 것 같아서 좋았고, 이러한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한 달에 한 번씩 지방을 순회하는 만큼, 공백 기간 동안 해당 지역에서 소규모의 모임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토론의 장을 이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참가 대상이 초‧중‧고등학생과 학부모였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초등학생들이 듣기에는 용어들이 다소 어려웠다는 의견도 있었다.
행사에 참여한 이준우(강월초 6년)군은 “내용은 쉽게 설명해주셔서 알아들을 수 있었고 재미있었지만 다보스 포럼이나 프로슈머 같은 용어들은 좀 어려웠다. 그래도 퀴즈를 도입해서 설명해주는 것은 재미있었다”고 의견을 전했다.
- 이승아 객원기자
- himeru67@hanyang.ac.kr
- 저작권자 2012-06-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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