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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순강 객원기자
2018-10-24

쓸모없어 보이는 연구라도 계속해야 하는 이유 세계과학문화포럼 글로벌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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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어 보이는 연구도 계속되어야 한다. 그 연구가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됐을지라도 끊임없이 질문을 하고 지식을 축적하다 보면 그 과정 속에서 놀라운 발견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그리고 생각지도 않은 분야로 연결되고 융합되어서 세상을 변화시킬 놀라운 과학적 성과를 이룰 수 있다.”

2008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콜롬비아대학교 마틴 챌피 교수의 말이다.

그는 22~23일 열린 제3회 세계과학문화포럼 글로벌강연에서 쓸모없는 연구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제3회 세계과학문화포럼이 지난 22~23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 김순강 / ScienceTimes
제3회 세계과학문화포럼이 지난 22~23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 김순강 / ScienceTimes

쓸모없는 연구를 계속해야 하는 까닭은?

아울러 “노벨상은 베스트 과학자나 스마트한 과학자가 아니라 연구를 통해 세상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그런 변화는 끈기 있는 연구 끝에 얻어지는 우연한 기회를 통해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생화학자 시모무라 오사무 교수도 그런 우연한 기회로 ‘녹색형광단백질(GFP)’을 발견하게 됐고, 마틴 챌피 교수와 노벨화학상을 공동으로 수상하게 됐다.

챌피 교수는 “해파리 발광의 이유를 알고 싶다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그의 연구가 시작됐다. 여러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했지만 매번 실패를 했다. 어느 날 밤, 싱크대에 실험물을 버리고 집에 가려고 불을 껐을 때 우연히 싱크대에서 빛이 나는 것을 발견했다. 싱크대에는 바닷물이 남아있었고, 그 속의 칼슘과 반응해 발광하게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당시만 해도 해파리 발광의 메커니즘을 찾는 것이 그리 유용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쓸모없어 보였던 GFP가 질병과 관련된 생체분자를 추적 관찰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로 응용되면서 생체연구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됐다. 이는 오사무 교수의 끈질긴 연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쓸모없는 연구를 계속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강연하는 마틴 챌피 교수. ⓒ 김순강 / ScienceTimes
쓸모없는 연구를 계속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강연하는 마틴 챌피 교수. ⓒ 김순강 / ScienceTimes

챌피 교수는 “노벨상 수상 후 강연을 갔을 때 한 현미경 회사 사장으로부터 신기한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밝혔다. 판매가 저조해서 현광현미경 사업을 접으려고 할 때 GFP가 발견되어 형광현미경이 살아남게 됐다는 것.

그는 “GFP 연구가 형광현미경에까지 영향을 미치리라고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기초연구들이 다양한 응용으로 이어지면서 노벨상 수상의 명예를 얻게 되거나 사업에서 큰 돈을 벌게 되는 등 예기치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

챌피 교수는 “거듭된 실패로 쓸모없어 보이는 연구라도 끈질기게 계속하다보면 큰 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과학, ‘연결과 융합’으로

따라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과학도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챌피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지금의 애플 아이폰이 가능했던 것은 수 천 년 전부터 수 천 명의 과학자들이 시행해 온 끈질긴 연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영광은 아이폰이 차지했고, 그것을 가능케 했던 수많은 기초연구는 중요하지 않게 여겨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챌피 교수는 “최종적으로 인류에게 유용한 발명을 한 사람은 물론, 그것이 가능하도록 밑바탕이 되어준 기초과학의 공로도 인정해 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며 “과학자나 연구자들이 직관을 이용해 그들이 하고 싶어 하는, 쓸모없어 보이는 연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과학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생각하지 못했던 분야와의 연결과 융합을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라고 피력했다.

오덕성 총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고등교육의 역할'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오덕성 총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고등교육의 역할'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같은 날 글로벌강연에서 오덕성 충남대 총장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연결과 융합을 강조했다.

그는 이미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시작됐다며 “인공지능,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자동차, 3D프린터, 나노기술, 생명공학, 재료공학, 에너지 저장기술, 양자 컴퓨터 등 폭넓은 분야에서 끊임없이 지식들의 연결과 융합을 통해 놀라운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로 3회째인 세계과학문화포럼은 2015년 열린 세계과학정상회의 대전선언의 취지를 구현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다. 과학과 사회의 소통, 과학과 문화의 융합을 통해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기반을 강화하고 한국과 미래사회에 영향력이 큰 글로벌 과학이슈들을 논의해 왔다.

김순강 객원기자
pureriver@hanmail.net
저작권자 2018-10-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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