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된 이산화탄소의 처리방법을 놓고 전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저장·처리하는 CCS(Carbon Capture & Sorage)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CCS 기술이 지구차원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기술적 대안으로 부각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CCS 기술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IEA 분석에 따르면, CCS는 CO2감축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일 기술로 2050년 총 감축량 48GtCO2중 19%인 약 9GtCO2를 감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만약 CCS 기술 없이 2050년 CO2를 50% 감축하려면, 연간 1.28 조 달러의 추가 경비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온실가스 감축 기술로서의 CCS 위상이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국내 연구진이 기존의 방법보다 300배 정도 우수한 포집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KAIST 정유성 EEWS 대학원 교수와 자페르 야부즈 교수, 알리 조스쿤 교수, 한국이산화탄소포집및처리연구개발센터 공동연구진은 새로운 이산화탄소 흡수제 ‘아조-코프(Azo-COP)’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CCS 기술은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발전소, 철강, 시멘트 공장 등 대량발생원으로부터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후 압축 및 수송하는 과정을 거쳐 육상 또는 해양지중에 안전하게 저장하거나 유용물질로 전환하는 일련의 과정을 뜻한다. 이산화탄소를 직접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인 CCS는 포집기술, 수송기술, 저장기술, 그리고 전환기술까지,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산화탄소 포집기술이란?
이산화탄소 포집기술은 전체 비용의 70~80%를 차지하는 핵심 기술로, 크게 ‘연소 후 회수기술(post-combustion technology)', '연소 전 회수기술(pre-combustion technology)', '순 산소 연소기술(oxy-fuel combustion technology)’로 구분된다.
연소 후 배기가스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연소 후 포집기술’은 기존 발생원에 적용하기 가장 쉬운 기술로 흡수·흡착제, 분리막 등을 사용해 이산화탄소를 흡·탈착 하여 분리하는 방법이다. 이 기술은 흡수제의 효능향상과 공정 개발 등에 초점이 맞추어져 개발되고 있다.
‘연소 전 회수기술’은 연소를 통해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공정기술로, 화석연료의 부분산화나 천연가스 개질 및 수성가스 변위 반응 등을 통해 생성된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분리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순 산소 연소기술’은 공기 중의 산소와 질소를 분리하여 산소만을 연소기에 공급하고 화석연료를 연소시켜 고농도의 이산화탄소 배기가스(설비, 시설물 등에서 배출되는 가스)를 얻은 후 회수하는 기술을 말한다.
현재 가장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로는 액상흡수제를 이용한 습식포집기술, 고체 흡수제를 이용한 건식포집기술, 필름과 같은 얇은 막을 이용하는 분리막 포집기술이 있다. 발전소, 제철소와 같이 이산화탄소 대량 배출원에 적용하게 되는 이 기술의 핵심은 고온과 다량의 수분이 존재하는 극한조건하에서도 포집 효율이 낮아지지 않도록 하는 것.
건식흡수제, ‘아조-코프(Azo-COP)’ 개발의 의미
기존에 연구되었던 건식흡수제인 MOF(Metal Organic Framework)나 제올라이트의 경우는 수분 조건에서 불안정하거나 합성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는 반면,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흡수제는 건식흡수제로 값비싼 촉매 없이도 합성이 가능하여 제조비용이 매우 저렴하하다. ‘아조-코프(Azo-COP)’라고 명명한 이 물질은 고온 및 수분 조건에서도 안정한 특성을 나타냈다.
연구팀이 개발한 코프(COP)는 간단한 유기분자들을 다공성 고분자형태로 결합시킨 구조체이다. 연구팀은 이물질에 ‘아조(Azo)’라는 기능기를 추가로 도입함으로써 질소를 배제하고 혼합기체 중에서 이산화탄소만을 선택적으로 포집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질소대비 이산화탄소 선택성’을 기존 제품의 300배까지 높이는 데 성공했다.

‘아조(Azo)'기를 포함하는 아조-코프(Azo-COP)는 일반적 합성방법을 통해 쉽게 제조하였다. 값비싼 촉매대신 물과 아세톤 등의 용매를 사용해 불순물도 쉽게 제거함으로써 제조비용도 대폭 낮출 수 있었던 것. 특히, 아조-코프(Azo-COP)는 350℃ 정도의 극한 조건에서도 안정해 이산화탄소 포집제로서 활용은 물론 더욱 가혹한 환경의 다양한 분야에서 포집 물질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이산화탄소포집및처리연구개발센터 박상도 센터장은 “Azo-COP를 CO2, N2 분리 실험에 적용한 결과 이산화탄소 포집 효율이 수백배 향상됐다”며 “이 물질은 촉매가 필요 없고, 수분 안정성, 구조 다양성 등 우수한 화학적 특성으로 인해 앞으로 이산화탄소 포집을 비롯한 많은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사이언스타임즈
- 저작권자 2013-01-3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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