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들이 서로 주고받는 `대화'가 지구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3일(미 동부시간) 보도했다.
미국 우즈홀해양연구소(WHOI) 과학자들은 박테리아들이 서로 신호를 보내 탄소 입자를 분해하는 효소를 집단으로 분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환경미생물학 보고(EMR) 저널에 발표했다.
바다에서 식물성 플랑크톤은 탄소가 많이 함유된 가라앉는 찌꺼기 입자 주위에 뭉친다.
연구진은 박테리아들이 주변에 다른 박테리아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화학 신호를 내보내고 주변에 충분한 수의 박테리아가 모이면 찌꺼기 속의 탄소 함유 분자들을 더 소화하기 쉽도록 잘게 분해하는 효소를 집단으로 분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박테리아가 집단 결정을 내린다고 생각하긴 쉽지 않겠지만 우리의 연구 자료는 정확히 이런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클레요코트 해협 수심 60m에 설치한 입자 포집기로 잡은 탄소 찌꺼기 입자들을 형광현미경으로 분석해 이런 현상을 발견했다.
박테리아들의 대화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즉 열을 가둬두는 온실가스인 탄소를 바다 밑바닥이 아닌, 더 얕은 수심에서 방출하는 결과를 낳는 셈이다.
연구진은 박테리아들 사이에 대화가 이뤄지면 대기 중에서 붙잡혀 바다 밑바닥으로 가라앉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줄어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바다 밑바닥의 탄소는 대기 중으로 쉽게 돌아가지 못한다.
연구진은 이는 박테리아들 사이의 대화가 지구의 탄소 순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최초의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박테리아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을 조절하는 완충 역할을 한다. 지금도 바다에서는 무수히 많은 박테리아 간의 대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것이 지구의 탄소 순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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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1-10-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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