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는 미생물부터 동식물까지 다양한 구성 요소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세이셸제도 섬 연구에서 외래 침입종 쥐를 제거하자 바닷새가 증가하고 배설물을 통해 먹이사슬 영양분 흐름이 복원되면서 산호초 생태계까지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랭커스터대 케이시 벤크위트 박사팀은 9일 과학 저널 PLOS 생물학(PLOS Biology)에서 세이셸제도 내 4개 섬에서 바닷새를 통한 영양분 이동과 생태계 변화를 분석, 쥐를 없애면 바닷새가 늘고 끊어진 먹이사슬 속 영양분 연결성이 회복돼 산호초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인도양 서부 세이셸제도에서는 외래종 쥐 침입으로 토착 바닷새가 줄고 생태계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바닷새가 어떻게 먹이사슬 연결고리를 따라 산호초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들은 생물 종 감소로 인한 생태계 전반의 먹이사슬 교란을 정량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세이셸제도 내 4개 섬, 5개 해양 연구지점에서 바닷새 배설물(guano)를 통한 영양분 이동 경로를 분석했다.
섬 하나에는 바닷새를 잡아먹는 외래 침입종 쥐가 있고, 다른 한 섬은 쥐가 박멸됐으며, 나머지 두 섬에는 역사적으로 쥐가 산 적이 없다.
번식기 조류 조사를 통해 바닷새 개체수를 추정하고, 5개 해양 연구지점에서 이끼의 성장 및 피복도, 초식성 어류 개체수 및 생산성 등을 조사, 산호초 내 조류 이끼(turf algae)에서 바닷새 유래 영양분을 측정했다.

그 결과 외래 침입종 쥐를 제거한 섬에서는 바닷새 개체수가 증가하고 이들의 배설물(guano)을 통해 공급된 영양분으로 주변 산호초 지대의 조류 이끼 성장이 촉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류 이끼의 생산성이 커짐에 따라 이를 먹는 초식성 어류가 함께 증가했고, 증가한 어류는 조류 이끼를 먹어 치워 산호초 지대가 지나치게 많은 조류 이끼로 뒤덮이는 것을 막음으로써 산호초 생태계를 유지해주는 역할을 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표본이 섬 4개로 작다는 한계가 있지만 침입종 쥐를 섬에서 제거하면 바닷새 개체가 늘고 영양분 연결성이 회복되며, 이것이 산호초에서 여러 영양 단계를 거쳐 생태계 기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벤크위트 박사는 "바닷새가 있는 곳에서 조류 이끼가 훨씬 더 빨리 자라는 것은 놀라운 현상"이라며 "바닷새 배설물이 조류 성장을 촉진하고, 함께 늘어난 초식어류가 산호초 지역이 조류로 덮이는 것을 막는 현상은 바닷새가 산호초에 영향을 미치는 숨겨진 경로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애나 조라 세이셸 프리게이트섬 보전·지속가능성 매니저는 "육상과 해양 생태계를 관찰하다 보면 건강한 육상 생태계와 산호초 간 깊은 연결성을 직접 보게 된다"며 "이 연구는 바다를 보호하는 일이 육지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고 덧붙였다.
◆ 출처 : PLOS Biology, Casey Benkwitt et al., 'Nutrient connectivity via seabirds enhances dynamic measures of coral reef ecosystem function', https://doi.org/10.1371/journal.pbio.3003222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5-07-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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