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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현정 리포터
2023-05-25

‘봄날의 별’을 좋아하세요? 목동자리, 사자자리, 처녀자리가 만든 대삼각형, 별들에게 담긴 이야기 찾는 재미 쏠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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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이라는 별칭답게 5월은 산책하기 좋은 시기다. 역대급 폭염이 예보된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청량한 바람과 늦은 봄을 만끽하고 싶다면 밤 산책을 하면 어떨까. 이 시기의 밤하늘에서는 봄을 대표하는 길잡이 별들과 이별하기 전 마지막 인사를 하고, 여름밤 하늘 은하수로 이동하는 별들의 ‘낭만적 여행’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별보기 애플리케이션도 출시돼 밤 산책길에 별들을 보기 쉬워졌다. ⓒGettyImagesBank

 

봄날의 별, 길잡이별을 따라가기

계절마다 보이는 별자리가 다른 이유는 지구의 자전과 공전 때문이다. 별들은 지구의 자전· 공전으로 인해 일주운동과 연주운동을 한다. 북반부 별들은 천구의 북극을 중심으로 시간당 15도씩 동에서 서로 일주운동을 하고, 연주운동으로 하루가 지나면 별들은 약 1도씩 서쪽으로 이동한다. 요즘 하늘에서만 볼 수 있는 ‘제철 별자리’들을 놓치면 또 일 년을 꼬박 기다려야 하니 잠시 여유를 갖고 하늘을 보는 것도 좋겠다.

별자리를 찾고 싶다면 길잡이 별부터 찾아보는 게 좋다. 봄에는 겨울철 별자리들이 서쪽 하늘 아래로 기울어지고, 가장 밝게 빛을 내는 봄의 길잡이 별들이 거대한 삼각형을 구성하는데 이 삼각형을 기준으로 보면 봄철 별자리를 찾기가 쉽다.

봄의 길잡이별은 목동자리의 아르크투루스(α별), 처녀자리의 스피카(α별), 사자자리 데네볼라 (β별)이다. 모든 별자리 찾기의 기준인 북두칠성의 손잡이 모양 끝을 따라 내려가면 먼저 목동자리의 주황색 별 ‘아르크투루스’를 찾을 수 있다. 계속 곡선을 이어 남동쪽으로 내려가면 처녀자리의 하얀별 ‘스피카’를 보게 된다. 그리고 먼저 찾은 ‘아르크투루스’, ‘스피카’와 정삼각형 위치에 사자자리의 ‘데네볼라’까지가 ‘봄의 대삼각형’이다.

봄 길잡이 별인 아르크투루스, 스피카, 데네볼라가 ‘봄의 대의 대삼각형’을 이룬다. ⓒ한국천문연구원

 

봄날의 하늘, 별들의 이야기

허블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별과 은하를 자세히 관측하는 시대에 굳이 고개를 꺾어 별자리를 찾아봐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면, 별자리의 이야기에 주목해보는 건 어떨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별자리는 황도 12궁의 서양식 별자리다. 동서양 모두 농경 생활 이후 시간을 측정하기 위한 주요 방법으로 별을 관측했고, 기록이 남아있다. 하지만 지역마다 별자리 이름과 경계가 달라 생긴 혼란을 국제천문연맹이 1928년 총회에서 88개로 확정·정리하면서 현재까지 쓰이고 있다. 따라서 별자리에 얽힌 이야기는 기원전 3천 년 경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유래해 이후 그리스 신화와 결합한 것이 널리 알려졌다.

봄철의 대표 별자리는 사자자리(Leo). 사자자리는 남쪽 하늘에서 관측되는 황도 12궁 중 하나다. 1등성 레굴루스를 알파별로 가지고 있으며, 데네볼라(사자 꼬리)와 알기에바(사자 갈기), 듀르(사자 등)을 연결하면 사자의 이미지가 완성된다.

사자자리는 헤라클레스와 관련된 전설이 전해진다. 하늘이 혼란스러워 혜성이 자주 출몰하던 때 달에서부터 유성 하나가 황금사자의 모습으로 네메아 골짜기에 떨어졌다. 그리고 이것은 곧 사자로 변했는데, 지구의 어떤 사자들보다 훨씬 컸고 성질도 포악하여 네메아 사람들은 고통을 겪었다. 이때 헤라클레스가 맨몸으로 사자와 격투를 벌인 끝에 승리했고, 이후 네메아 지방에는 평화가 찾아왔다. 이에 제우스는 아들 헤라클레스의 용맹을 기리기 위해 사자를 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사자자리 ⓒ한국천문연구원

목동자리(Bootes)도 봄을 대표하는 별자리. 목동자리는 천체 하늘에서 세 번째로 밝은 별 ‘아르크투루스(-0.1등성)’를 가지고 있다. 이 별의 표면 온도는 약 4500℃로 태양보다 낮지만, 밝기는 태양의 약 100배라고 알려졌다. 아르크투루스 외에 네카르, 세기누스, 이자르 등이 목동자리를 이루고 있다.

목동자리는 제우스와 칼리스토 사이에 태어난 아들 아르카스의 별자리다. 칼리스토는 제우스의 부인 헤라의 미움을 받아 곰으로 변해 숲에서 지냈고, 아르카스는 착한 농부의 손에 자라 사냥에도 뛰어난 청년으로 자랐다. 어느 날 숲에 사냥 간 아르카스는 곰이 된 칼리스토를 몰라보고 활을 겨눠 사냥하려고 했는데, 이를 본 제우스가 이 둘을 곰별자리로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큰곰자리가 칼리스토이고, 어머니를 지켜주기 위해 주위를 떠도는 작은곰자리가 아르카스이다. 또한, 아르카스는 소가 끄는 쟁기를 발명하여 농사에 큰 도움을 주었다. 제우스는 이를 기리기 위해 아르카스를 하늘에 목동자리로 만들어, 아르카스는 목동자리와 작은곰자리를 이루는 별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목동자리 ⓒ한국천문연구원

끝으로 처녀자리(Virgo)는 봄의 대삼각형을 이루는 봄철 대표 별자리다. 사자자리 아래쪽에 밝은 푸른색별 스피카를 가지고 있고, 자비자바, 포리마, 빈데미아 트릭스 등을 연결하면 처녀자리가 완성된다.

처녀자리는 정의의 여신 아스트레아의 별자리이며, 가장 밝은 별 ‘스피카’는 풍요를 상징하는 밀 이삭을 나타낸다. 제우스와 테미스 사이에 태어난 아스트레아는 분쟁과 싸움, 거짓과 폭력이 난무한 인간 세상에서 끝까지 인간을 믿으면서 정의의 길을 설명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풍요가 넘쳐 인간의 욕망이 깊어지면서 대지가 피로 물들게 되자, 아스트레아도 끝내 참지 못하고 하늘로 돌아가 버렸는데, 처녀자리는 이 아스트레아의 모습이라고 한다.

처녀자리 ⓒ한국천문연구원
김현정 리포터
vegastar0707@gmail.com
저작권자 2023-05-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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