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기존의 청소년 대상 캠프와 달리 기술, 경영, 인문의 융합을 강조하는 신개념 캠프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최하고 한국경영교육인증원과 서강대 기술경영연구소가 공동 주관한 ‘제2회 청소년 신제품 아이디어 경진대회’ 본선 캠프가 바로 그것.

기존의 발명, 경진대회가 기술적인 아이디어를 직접 만들어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대회는 새로운 시장의 니즈를 찾아내어 구체적인 제품으로 발전시키는 능력과 팀웍,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이와 관련해 과학기술과 인문사회, 경영 등 타 분야의 융합활동을 지원해 왔고, STEAM교육을 통해 융합 인재양성에 앞장서 온 한국과학창의재단의 강혜련 이사장은 “미래의 스티브잡스를 꿈꾸는 학생들이 인문학적 상상력과 경영마인드를 신제품 아이디어 또 벤처 창업 등에 대해 배우게 되는 자리”라고 이번 대회를 소개했다. 아울러 “과학기술의 산물인 제품이 시장과 소비자들에게 선택되는 과정을 이해함으로써 청년 기업가 정신도 기르고, 시대변화와 미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다빈치형 인간으로 성장하게 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1회 때 과학고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일반고 학생들에게로 그 대상을 확대해 예선을 실시했고, 그 결과 일반고 10개팀을 포함해 총 17개 학교에서 23개팀, 83명이 지원했다. 예선 심사 결과 일반고 4개팀, 과학과와 일반고 연합 1개팀, 영재고와 일반고 연합 1개팀, 과학고 3개 팀으로 총 9개팀, 31명이 이번 본선 캠프에서 실력을 겨루게 됐다.
신제품 성공하려면 사고의 전환 필요해
서강대에서 열린 이날 본선 캠프에서 하영원 경영교육연구위원장(한국경영교육인증원)은 환영사를 통해 “일년에 100개의 라면 신제품을 내놓는다면 그 가운데 성공률은 5%에 불과하다”며 “신제품 성공률이 낮은 이유는 기술적인 측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외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신제품을 성공시키려면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먼저 생각하고 소비자 입장에서 들여다 볼 수 있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번 캠프에서는 본격적인 학생들의 경연에 앞서 먼저 ‘젊은 세대가 비영리단체에서 찾을 수 있는 기회’라는 주제로 이준석 대표(클라세스튜디오)의 강연이 진행됐다.
이날 과학고 출신의 젊은 벤처기업가로 유명한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과학고 동문 140명 중 77명이 의사인데 그들 가운데 젊을 때 뭔가 도전해 보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한 것에 대해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며 청소년들에게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또 “21세기가 요구하는 문제 해결형 사회의 리더가 되려면 문제를 인식함과 동시에 그 문제에 대한 해법을 내놓고 그 해법을 실행해서 작은 결과라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훈련과정을 많이 거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신제품아이디어 경진대회를 비롯해 많은 아이디어들이 실효를 거두려면 유능한 잠재적 협력자들을 설득하고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프리젠테이션이 중요하다. 때문에 이날 캠프에서 제2회 서강대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벤처기업 대표들이 프리젠테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특강을 진행했다.
여기서 김희원 대표(위앤컴퍼니)는 “취업을 하던 창업을 하든지 발표능력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발표를 잘하려면 무엇보다 자신감이 필요한데, 그 자신감은 피나는 연습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하면서 “프리젠테이션 연습을 할 때 원고를 외우려 하지 말고 흐름을 몸에 익히려 노력하는 것이 좋다”고 프리젠테이션의 기술적 노하우를 공개했다.
다양하고 참신한 신제품 아이디어 소개
이번 캠프 오후에는 본격적인 학생들의 신제품 아이디어 경연에 들어갔는데, 이에 앞서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통해 아이디어를 보다 구체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특별히 이번 대회는 신제품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발전시키는 능력과 그것을 투자자와 구매자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조별발표 시간을 통해 자신들이 직접 구상한 신제품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경연이 이뤄졌다.
여기서 대전 성모여고 DJJY팀의 ‘호신용 스마트폰 케이스’, 창원과학고 애코드림팀의 ‘차량설치형 미세먼지제거장치’, 전북과학고 LOG팀의 ‘빌딩수력발전’, 경기과학고 곤자가팀의 ‘조립식 스마트폰’ 경기여고 Cu-Comer팀의 ‘형상기억합금 이어폰’ 등 다양하고 참신한 많은 신제품아이디어들이 소개됐다.
이 가운데 전주 근영여고 가라사니팀이 제안한 사이클론식 휠체어 ‘R.W.U.C'가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의학의 발달로 우리 사회가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서면서 휠체어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데 착안했고, 기존의 휠체어가 이동수단에 불과했던 것을 이동하면서 운동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일종의 운동기구 역할까지 추가한 스탭퍼식 휠체어를 소개했다.
즉 기존의 앉아서 바퀴를 굴리던 휠체어 대신에 스탭퍼처럼 손을 앞뒤를 저어 바퀴가 굴러가게하면서 다리가 자동으로 아래위로 움직이게 함으로써 환자들의 재활치료에도 큰 도움이 될 거란 설명이었다.
한편, 이번 경연대회 결과는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쳐 추후 통보되기 때문에 순위가 결정되진 않았지만, 학생들은 이번 캠프를 통해 과학기술 뿐 아니라 인간에 대한 따뜻한 감성은 물론 시장과 수요에 대한 이해를 넓혀 벤처마인드와 기업가정신을 함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 김순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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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3-01-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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