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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2012-04-09

天災·人災 겹친 몽골 사막화 '에코 그린자그' 녹색교육 교사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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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성장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녹색성장과 관련된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 학교 교육 현장에 보급하고 있는 초중고 교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사이언스타임즈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지난 3월 24일 개최한 '글로벌 녹색성장교육 교사연구회' 발표회 현장을 찾아 녹색성장 체험교육 우수 사례를 소개한다.

교사연구회 '에코 그린자그'에는 4명의 교사가 참여하고 있다. 전주제일고등학교의 소광석 교사, 전주여자고등학교의 박재문 교사, 이리여자고등학교의 노병섭 교사, 전북대사대부설고등학교의 왕태영 교사가 그 멤버다.

이들 교사들이 처음 만난 곳은 전북대 대학원이다. 박사학위 과정 중에 4명의 교사가 모두 환경 관련 논문을 쓰고 있었다. 소광석 교사가 해양학, 박재문 교사가 지구과학 교육학, 노병섭 교사가 지질학, 왕태영 교사가 기상학에 대한 논문을 쓰면서 녹색 체험교육 프로그램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 '에코 그린자그' 교사연구회 회원들이 사막화 피해지역 주민들을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에코 그린자그

많은 학교에서 녹색교육을 하고 있지만 지구환경의 피폐한 상황을 체험할 수 있는 커리큘럼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이런 고민 중에 지난해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강혜련)의 '글로벌 녹색성장교육 교사연구회' 연구프로젝트 공모 소식을 듣게 된다.

늘어난 염소들, 식물 뿌리까지 먹어치워

해외탐방을 기획하면서 교사들의 관심은 몽골에 집중됐다. 사막화 현상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 몽골이기 때문이다. 현지를 직접 방문해 그곳 상황을 직접 탐문하고, 이를 녹색교재로 만들 경우 좋은 녹색체험 교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생각은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1월 '에코 그린자그'의 기획안이 채택되고, 한 달여가 지난 12월 26일 4명의 교사가 몽골 울란바토르로 출발한다. 처음 방문한 곳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 몽골사무소였다.

▲ 눈덮힌 외몽골 산야. 나무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에코 그린자그

그곳에서 이동구 소장과 이대건 부소장으로부터 몽골 사막화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들었다. 몽골 사막화의 원인이 자연적인 것도 있지만 오히려 그보다 더한 인위적 요인에 의해 있다는 이야기였다.

자연적 요인이란 지구 온난화를 말한다. 연평균 강수량이 250mm에 불과한데 이것도 들쑥날쑥하다. 여기에 인재(人災)까지 겹쳤다. 몽골은 목축지역이다. 대다수 주민이 목축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그런데 이곳에서 방목하고 있는 가축 수가 늘어나면서 풀이 자라는 목초지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도 사육하고 있는 가축 수는 더 늘어나고 있다. 시장원리에 의해서다. 염소 털로 만든 캐시미어는 매우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유목민들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염소수를 계속 늘리고 있다. 늘어난 염소들은 먹성이 강해 목초의 뿌리까지 먹어치운다. 염소가 지나가는 지역은 얼마 후 사막으로 변해버린다.

과거에는 이 초원지역에 많은 늑대들이 자라고 있었다. 몽골인들이 늑대를 신성시해 잡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몽골이 중국 영토가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늑대를 두려운 존재로 여긴 중국인들이 많은 늑대를 잡아 가죽장사를 시작했다.

초식동물을 잡아먹는 늑대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초식동물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생태계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초식동물의 급격한 증가는 곧 몽골 초원지대의 급격한 사막화를 초래했다.

몽골에 체재하면서 교사들이 가장 큰 관심을 둔 것은 사막화 현상을 막기 위한 조림사업이다. 한국 산림청과 몽골 자연환경부 협력기관인 한·몽 그린벨트 사업단을 찾았다. 그리고 12월 28일 룬솜 지역에 있는 묘목장을 찾았다.

이곳은 2008년에 조성된 조림지로 2만1천 그루의 나무들이 잘 자라고 있었다. 처음 심었던 묘목의 82% 정도가 살아남았다. 매우 좋은 성적이었다. 몽골에서는 연 250mm 정도의 비가 오기 때문에 나무가 잘 자라지 않는다. 그러나 이 조림지에서는 웅덩이를 파 물이 고이게 한 다음 주변 지역으로부터 배수관을 끌어와 더 많은 물을 공급했다.

10년 전 큰 호수 3개 지금 다 없어져…

10년 전까지만 해도 이 지역은 사막화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인근에는 호수들이 3개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호수가 다 없어졌고, 조림지 주변 논 덮힌 초원지대에는 사막화된 지역에서 주로 발견할 수 있는 지표식물들이 자생하고 있다.

▲ 한국과 몽골 협력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룬솜 지역 묘목장. 영하 29도(섭씨)가 넘는 저온에서 어린 묘목들이 자라고 있다. ⓒ에코 그린자그

12월 29일에는 울란바토르에서 툴 강을 건너 네렐찌 국립공원을 찾았다. 공원 내에는 울란바토르 주면이나 룬솜 지역에서 발견할 수 없는 강물과 울창한 숲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막화가 아직 진행되고 있지 않는, 국가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지역이다.

12월 30일 울란바토르에 있는 국립과학아카데미 과학연구원을 찾았다. 이곳에서 몽골 사막화를 연구하고 있는 하울렝베크 박사를 만났다. 그는 지금 국제 표준에 맞춰 몽골 사막화 진행상황을 정밀 관측해 국제 학회에 보고하고 있다.

2008년에 작성한 사막화 지도를 보여주었다. 지도 안에 '몽골의 스위스'라고 불리는 훕수굴 지역이 있는데 그곳에서도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지구온난화로 남아시아의 따뜻하고 건조한 바람과 북쪽의 차갑고 건조한 바람의 영향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인위적인 영향도 적지 않았다. 많은 비포장도로 건설과 과도한 유목이 그 원인이다.

사막화 현상이 더욱 빨라지면서 몽골 정부도 심각해졌다. 국영 프로젝트를 통해 사막화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 '그린벨트'가 있다. 현재 약 3천7백km의 그린벨트를 설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린벨트를 설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북쪽 삼림지대로부터 내려오는 강들을 가두어 막기 위한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고비 지역에 있는 150개 마을들이 모래 이동으로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린벨트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도다.

녹색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사막화 방지를 위한 교육 내용이 교과서에 담겼다. 사막화 방지를 위한 다큐멘터리 영화도 제작 중이다. 중국과 몽골이 협력해 '토레'라는 이름의 고비사막에서 잘 자라는 나무를 연구 중인데 이 나무가 가축 방목을 얼마나 견뎌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교사연구회 명칭인 '에코-그린자그'의 자그란 사막에서 잘 자라는 식물 자그(Jag)를 말한다. 연구회원인 소광석 교사에 의하면 지금 몽골을 비롯, 세계 곳곳의 사막에서 이 식물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세계적으로 사막화가 급속히 전개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으며 대표적인 사례가 몽골이다.

소광석 교사는 이런 심각한 사실들을 학생들이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막화 진전은 곧 인류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교사연구회에서는 현재 지구 사막화 현상을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는 녹색 커리큘럼을 제작 중이다. 많은 학생들이 사막화 지역을 직접 방문하고 지구 환경이 얼마나 악화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찾고 있는데 소 교사는 이 같은 내용들을 학회 등에 보고해 프로젝트를 더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2-04-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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