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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 2주 뒤에 다시 깨운다 민간 달 탐사 시대 개막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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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림 그리고 오디세우스 착륙선

올해 달 탐사에는 마라도 낀걸까. 달로 향했던 탐사선 모두 성공적인 연착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올해 가장 먼저 달에 도달하는데 성공했던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슬림 탐사선(SLIM: Smart Lander for Investigating Moon)은 불안정한 착륙으로 인해 태양 전지판이 태양의 반대 방향을 향하며 급하게 절전 상태에 들어가게 되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일본, 세계 다섯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하다

착륙 후 열흘 정도 지난 시점에 태양 전지 패널에 태양열과 에너지가 공급되기 시작하며 잠에서 깨어나 다시 일어나 활동을 시작했던 슬림 탐사선은 달의 긴 밤을 맞이하며 다시 잠을 자게 되었다. 이후 달에 낮이 다시 찾아오자, 극적으로 다시 일어났던 슬림 탐사선은 현재 달 낮의 높은 온도로 인해서 다시 잠시 잠을 자고 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는 달의 밤 온도를 견딜 수 있게 설계되지 않았던 슬림 탐사선이 혹독한 추위를 이겨낸 것으로 보아서, 고온이나 앞으로의 난관도 이겨낼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는 최근 미국의 민간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의 착륙을 축하한 바 있다. 하지만 오디세우스 탐사선 역시 슬림과 마찬가지로 연착륙이 성공적이지 못했다. 오히려 슬림 탐사선보다 훨씬 더 급격한 경사로 기울며 고개를 앞으로 쏠린 형태가 되었다. 오디세우스는 불안정한 착륙에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며 사진을 보내왔지만, 착륙 후 6일 만에 활동 중단 소식을 전하며 전 세계 달 덕후들로 하여금 큰 아쉬움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50여 년 만에 다시 달을 밟는 미국

지난 2월 15일, 미항공우주국(NASA)과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는 6개의 다리를 가진 노바-C급 착륙선인 오디세우스(Odysseus) 탐사선을 플로리다의 NASA 케네디 우주 센터에서 SpaceX의 팰컨 9 로켓에 실어 달로 보낸 바 있다. 그리고 약 6일 후 달 궤도에 도착한 육각형 원통 모양의 4m 높이 오디세우스 탐사선은 세계 최초의 민간 달 착륙선이자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처음으로 달에 착륙한 미국의 우주선이 되었다.

오디세우스의 현재 모습 상상도 © Javier Zarracina/USA Today

 

미 항공우주국(NASA)과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가 공개한 오디세우스 모습./NASA
미항공우주국과 인튜이티브 머신스가 공개한 오디세우스의 모습 © NASA

하지만 오디세우스는 예정보다 빠른 속도로 착륙하면서 달 표면에 다리가 걸려 넘어진 채로 착륙하고 말았다. 결국 수평으로 누운 채로 착륙한 오디세우스는 지상 교신과 태양광 발전 모두 어려움을 겪으며 착륙 6일 만에 1차 임무를 종료하게 된다.

 

어떻게 된 상황일까?

오디세우스의 착륙 지점은 말라퍼트A 충돌구 내의 고도 2.5 km, 남위 80도 13분, 동경 1도 44분 지점으로 예정 지점에서 1.5 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파악된다. 미국의 달정찰궤도선(LRO)이 달 상공 90km에서 포착한 바와 인튜이티브 머신스가 정리한 사실에 따르면 오디세우스가 달 표면에 착륙하는 도중 마지막 단계에서 6개의 다리 가운데 하나가 바위에 걸려 넘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착륙 직전 초속 1 m의 속도로 착륙할 예정이던 오디세우스는 약 3 m의 속도로 하강하며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오디세우스가 보내온 사진 © Intuitive Machines

인튜이티브 머신스에 따르면 오디세우스가 달의 남극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지지대 중 하나가 달 표면에 넘어져서 지구와의 교신은 물론 태양광 패널을 펼칠 수 없었다고 한다. 따라서 추가 전력 생산이 불가능했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현지 시각으로 2월 26일, 자사의 X 계정을 통해 오디세우스와의 교신이 27일 오전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2일 착륙한 오디세우스는 배터리의 충전 상태가 양호하여 활동 기간이 최대 9일로 예상되었지만 이를 다 채우지 못한 셈이다.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CEO 스티브 알테무스가 오디세우스 모형을 들고 착륙선의 현재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 NASA TV/AFP, Getty Images

물론 넘어지긴 했지만 오디세우스가 활동을 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오디세우스는 착륙 직전 달 표면을 찍은 사진을 지구로 전송했으며 착륙 후에도 달 표면에서 사진을 찍은 바 있다. 오디세우스에 탑재된 6개의 관측 장비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며, 총 350 MB 용량의 사진 및 과학 데이터를 지구로 보냈다.

오디세우스가 보내온 사진 © Intuitive Machines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현지 시각으로 2월 28일 기자회견을 통해서 탐사선은 계속 작동하고 있지만 오후에 전원을 끌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오디세우스는 1차 임무를 종료하게 됐다. 이는 배터리 전기가 남은 상태에서 전원을 종료한 것으로 2~3주 후 달에 다시 낮이 찾아오면 탑재되어 있는 태양전지를 이용한 활동을 시작하기 위함이다. 마치 슬림 탐사선이 겪었던 상황과 매우 유사한 상황이다.

오디세우스가 보내온 사진 © Intuitive Machines

하지만 오디세우스 역시 슬림 탐사선과 같이 기온이 영하 125도까지 내려가는 2주간의 달의 밤을 견디도록 설계되지 않았기에 우려가 전해지고 있다. 어찌 되었든 JAXA가 슬림 탐사선을 깨우고 소통 시도를 했던 바와 같이 인튜이티브 머신스 역시 오디세우스와의 교신을 2주 후에 다시 시도할 전망이다.

 

달 착륙은 왜 이렇게 힘들까?

일본의 슬림 탐사선, 미국의 오디세우스 모두 달에 착륙하며 넘어지고 착륙 수 시간에서 수일 만에 활동을 일시 중단했다. 이후 슬림 탐사선은 햇빛이 태양 패널에 닿게 되면서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가, 다시 잠드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달 착륙은 왜 이렇게 어려울까?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달의 남극, 즉 착륙 지점이 평평하지 않은 착륙 험지라는 점을 꼽는다. 특히나 달의 남극은 빛이 거의 들지 않고 분화구가 많다. 이는 앞으로의 달 탐사선 및 착륙선이 극복해야 할 문제로 보인다.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

한편, 오디세우스는 미항공우주국의 새로운 달 유인 착륙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를 지원하는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Commercial Lunar Payload Services)에 선정된 프로젝트로, 미항공 우주국은 위 착륙선 개발과 발사 비용으로 약 160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 프로그램의 주된 임무는 아르테미스 유인 달 착륙을 위한 사전 조사로 올해부터 2026년까지 5개 업체의 달 착륙선 8개를 달에 보내게 될 예정이다.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CEO 스티브 알테무스 © Intuitive Machines

지난 1월 애스트로보틱(Astrobotic)의 탐사선 페레그린은 아쉽게 실패했고,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오디세우스는 한걸음 더 나아가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민간 달 착륙을 성공하며 마침내 인류의 ‘우주 경제’ 시대 막을 올린 셈이다. 한편, 애스트로보틱과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각각 하반기에 한 번 더 달 착륙선을 보낼 예정이며,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Firefly Aerospace) 역시 올해 중반 블루고스트 M1의 발사를 앞두고 있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4-03-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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