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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심창섭 객원기자
2020-05-29

2020년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들 연말까지 7개 대형 소행성이 더 지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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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거대한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온다고 전해지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지름이 최대 1.5km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소행성 ‘136795(1997 BQ)’가 21일경 최단 거리까지 접근한다는 내용이었다. 보도 매체들은 이 소식의 출처를 미항공우주국(NASA)의 공식 발표라고 전해서 신빙성을 더했다.

당시 한국천문연구원을 비롯하여 국내 천문학자들에게 소행성의 지구 충돌 가능성에 관한 문의가 빗발쳤다. 관련 국내 기사만 무려 50여 개에 이르렀고, SNS 등을 통해 과장된 정보가 급속히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행성 1997 BQ는 ‘달까지 거리(Lunar distance, LD)’의 16배가 넘는 616만km 떨어진 곳을 조용히 지나갔다. 이처럼 수시로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 접근' 소식이 들려오지만, 설명이 부족해서 불안감을 조성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구근접천체(NEO) 상상도. ⓒ ESA / P.Carril.

‘지구근접천체’란 무엇인가?

태양계에는 무수히 많은 소행성이 존재한다. 그중에서 지구로부터 0.3AU(약 4500만 km) 이내로 접근하는 궤도의 소행성, 혜성을 ‘지구근접천체(Near-Earth object, NEO)’라고 부르며, 대부분 소행성이라서 ‘NEA(Near-Earth asteroid)’라고도 한다. NEO를 감시하는 주된 역할은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산하의 ‘NEO 연구센터(CNEOS)’가 맡고 있다.

현재 알려진 NEO는 무려 2만 개가 넘기 때문에 지름이 140m보다 크면서 지구 궤도와의 최단 거리가 0.05AU(약 750만km) 이내인 소행성을 ‘잠재적 위험소행성(Potentially Hazardous Asteroid, PHA)’으로 분류해서 중점 감시한다. 굳이 지름 140m를 기준으로 정한 이유는 그 정도 크기면 지구와 충돌했을 때 큰 피해를 줄 수 있고, 그나마 발견하기 쉬워서다. 2020년 5월 22일까지 발견된 PHA의 개수는 2086개다.

현재까지 발견된 NEA의 누적 개수, 소행성 관측 기술이 발전하면서 급증하는 추세다. ⓒ CNEOS

CNEOS는 2002년부터 ‘센트리(Sentry)’라는 고도로 자동화된 소행성 충돌 예측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센트리는 향후 100년 동안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 목록을 작성해서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잠재적인 위협 요소가 감지될 때마다 이를 분석하고, 결과는 웹사이트를 통해 즉시 공개하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지구로부터 0.05AU 이내를 지나간 지름 10m급 이상 소행성은 1280여 개에 달한다. 매달 100개가량 근접한 셈이다. 그중에서 달 궤도 안쪽을 지나간 것이 98개였지만, 다행히 PHA로 분류된 소행성은 한 개도 없었다.

2013년 초반까지 발견된 1400개의 PHA 궤도. ⓒ NASA / JPL-Caltech

과거에 지구 근처를 지나치면서 관측됐거나, 이미 발견한 소행성은 궤도가 정확하게 분석되어 있다. 반면에 작은 소행성일수록 지구 가까이 접근해서야 발견되곤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위협적이었던 소행성은 2017년 7월 25일 약 7만 3000km 거리를 지나간 ‘2019 OK’였다. 추정 지름이 58~130m라서 PHA는 아니지만, 지구와 충돌했으면 수십 메가톤급 핵폭탄이 폭발한 것과 같은 파괴력을 낼 수 있는 수준이었다. 2019 OK는 지구를 스쳐 가기 불과 하루 전에 발견되어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 정도 크기의 소행성이 이처럼 가깝게 접근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이번에 화제가 된 소행성 1997 BQ는 지름이 1km가 넘기 때문에 충돌하면 일시적인 기상이변을 일으킬 정도로 큰 피해가 예상됐다. 지난 1년간 기록에서는 지름 1km보다 큰 소행성 6개가 0.1AU(약 1496만 km) 이내의 거리를 지나갔다.

소행성 1997 BQ 이후로 올해 말까지 다가올 PHA 목록.ⓒ CNEOS

올해 말까지 7개의 PHA가 다가올 예정

전문가들은 금세기 중에 거대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확률은 매우 낮다고 입을 모은다. 천문학적인 관점에서 ‘근접’했다고 할지라도, 실제로는 엄청나게 멀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3년 첼랴빈스크 운석처럼 갑자기 나타난 미확인 소행성이 지구 대기권으로 돌진해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렇다면 위협적인 PHA가 지구 근처로 날아오는 빈도는 얼마나 될까. 오는 6월부터 연말까지 0.05AU 이내를 지나칠 지름 140m 이상의 소행성은 7개나 되지만, 모두 달보다 훨씬 먼 곳을 지나간다.

CNEOS를 비롯한 우주위험감시기관들은 소행성이 지구에서 0.05AU 거리 안쪽으로 들어오면 경계할 만큼 접근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 정도 거리에서는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심창섭 객원기자
chsshim@naver.com
저작권자 2020-05-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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