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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소행성 베누에서 채취한 샘플, 지구로 무사히 귀환하다 지구 생명체의 기원과 태양계 초기 역사를 밝힐 수 있는 소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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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리스-렉스 (OSIRIS-REX) 탐사선이 소행성 베누(Bennu)에서 채취한 샘플이 지구에 무사히 귀환하다

9월 말 미국 서부 상공에서 타이어 크기만한 캡슐이 굉음을 내며 미 국방부 소유 유타주 사막 지대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곧 방열판과 낙하산이 위 물체의 하강 속도를 늦추었고, 예정 시간보다 불과 3분 이른 시각에 목표했던 지점에 도착하는 데 성공했다. 깃털처럼 가볍게 도착한 위 물체에 미항공우주국 (NASA) 과학자들은 환호하기 시작했다.

곧 이어서 캡슐을 수거하기 위한 헬리콥터가 출발했다. © KEEGAN BARBER, NASA

위 캡슐에 도대체 무엇이 들어있길래 과학자들은 이리 열광하는 것일까? 이는 바로 오시리스-렉스 (OSIRIS-REX) 탐사선이 소행성 베누(Bennu)에서 채취한 약 250g 정도의 샘플이다.

캡슐은 임시 클린룸으로 옮겨진 후 캡슐의 방열판과 뒷면 덮개 등이 제거되고 안전하게 보관되었다. © NASA

우주에서 도착한 캡슐에 중요한 물질과 정보가 담겨있다면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는 어떤 화학물질과도 섞이거나 오염되어서는 안된다. 때문에 캡슐이 도착한 후 곧 이어서 캡슐을 수거하기 위한 헬리콥터가 출동했다. 캡슐은 빠르게 임시 클린룸으로 옮겨진 후 방열판과 뒷면 덮개 등이 제거되었고 내용물은 안전하게 보관되었다.

 

소행성 베누 연구의 잠재력

소행성 베누는 향후 300년 이내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위 소행성에 관심을 가지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먼저 위 소행성은 이심률과 경사가 작으며 지구와 비슷한 궤도를 돌기 때문에 지구에서 가장 접근하기 쉬운 소행성 중 하나이다. 또한, 베누는 약 500 m정도의 크기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보다 조금 큰 지름을 가지고 있다. 비교적 작은 크기의 소행성이기에 빠르게 회전하는데, 이로 인해 베누의 표면 물질이 쉽게 배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흥미롭다.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지구로 보내온 캡슐 © NASA

무엇보다도 베누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 독특한 구성 때문이다. 베누는 탄소가 풍부한 소행성(carbon-rich asteroid; 다양한 광물과 함께 탄소가 많은 소행성)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약 40억 년 전 태양계 초기 역사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유기 화합물을 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태양계의 소행성이나 혜성은 지구가 만들어진 원시 구성 요소가 포함되어 있는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때문에 소행성의 구성을 연구하면 지구 생명체의 기원과 태양계 초기 역사를 밝힐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지구에 있는 물은 어디에서 왔는지, 그리고 생명체가 발달할 수 있게 한 성분은 어디에서 왔을지 등 여러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중요한 천체이다. 베누를 포함한 오직 소수의 소행성만이 이러한 통찰력을 제공해 주고 있기에 베누는 예전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천체였다.

소행성 베누 © NASA

영국 워릭대학교 천문학자 보리스 겐시케 (Prof. Boris Gänsicke) 교수는 이를 "간단히 말해, 맛있는 저녁 식사 앞에 앉아 식사 재료 목록을 보고 싶어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라고 설명한다.

 

오시리스-렉스만의 특징

그리고 이러한 질문에 답하려면, 즉 소행성의 구성 물질을 측정하려면, 소행성에 직접 닿을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오시리스-렉스가 해낸 일이다.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의 상상도 © NASA

이는 수년 전에 혜성에 직접 착륙하고 혜성 근처에서 수많은 가스와 먼지를 탐구했던 로제타 (Rosetta) 탐사선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오시리스-렉스는 직접 샘플을 채취한 후, 지구로 이를 귀환시키는것 까지 성공했다. 그리고 예정되었던 시간과 장소 약속을 매우 정확한 수준으로 지켜냈다.

 

250g에 담긴 태양계의 비밀

이들이 채취한 250g은 매우 적은 양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들이 알고 싶어하는 과학을 위해서는 충분한 양이다. 과학자들은 작은 입자를 매우 높은 해상도로 분석할 수 있는데, 몇 마이크로미터 정도 되는 물질도 여러 개로 조각낸 다음 나노 미터 단위로 연구가 가능하다.

지구형 행성이나 혜성 그리고 소행성 등 우주의 고체 물질을 이루는 빌딩 블락들은 불과 몇 나노미터 정도의 크기 입자로 구성되어 있으리라 예측되는데, 나노미터 정도의 물질 연구를 통해서 이들의 기초 구성 물질들에 대한 대답을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 된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3-10-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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