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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심창섭 객원기자
2020-02-25

새로운 우주방사선 차폐 기술 녹 성분을 이용해서 30% 효율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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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이나 탐사선의 전자기기는 지상보다 더 많은 방사선을 받기 때문에 적절한 방호 조치가 필요하다. 우주로 보내려면 중량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서 무거운 납 대신에 주로 가벼운 알루미늄이 방사선 차폐 재료로 사용되곤 한다.

지난 12일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데일리’는 더 작고 가벼운 방사선 차폐 기술을 소개했다. 새로운 차폐 물질을 활용해서 우주방사선으로부터 전자장치를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데, 그 재료는 다름 아닌 ‘녹’이다. 금속 산화물을 이용하면 기존 차폐 기술보다 30% 이상 효율이 향상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흔한 녹 성분이 미래의 유망한 우주방사선 차폐 물질로 떠올랐다. © pixabay

군사 및 우주 탐사 기술에서 전자기기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우주방사선에 노출된 전자제품은 수명이 줄어들거나, 쉽게 고장이 날 수 있어서 이를 막기 위한 다양한 차폐 기술이 개발되었다.

중량은 항공우주 기술 설계의 중요한 요소다. 인공위성에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차폐 기술은 민감한 전자장치를 알루미늄 합금으로 된 상자에 넣어 보호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차폐 장치는 무게와 보호 기능 사이에서 가장 좋은 절충점으로 여겨져 왔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원자력공학 연구팀은 산화 금속 분말을 폴리머에 혼합한 다음, 일반적인 컨포멀 코팅 형태로 전자제품을 보호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연구를 주도한 롭 헤이스(Rob Hayes) 부교수는 “이 기술을 사용하면 동일한 방사선 차폐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무게를 30% 이상 줄이거나, 같은 무게일 때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술과 비교해서 차폐 효과를 30% 이상 개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방사선 물리 및 화학(Radiation Physics and Chemistry)’ 저널을 통해 발표된 것으로, 오는 6월호에 정식 게재될 예정이다.

우주방사선에 장시간 노출돼서 타버린 다이오드의 단면. © ABB

우주방사선은 주로 고에너지 하전 입자 형태의 전리방사선으로 구성되어서 전하를 띤다. 반도체의 주원료인 실리콘(Si)은 우주 공간에서 전리방사선과 상호 작용하여 점차 열화되고, 장시간 다량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아예 타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현상을 ‘단일 이벤트 번아웃(Single Event Burnout)’이라 부른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전자기기 내부에 보호 회로를 추가하거나, 아예 ‘밀폐형 포장 유닛(Hermetic Packaging Unit)’이라는 금속 상자에 넣기도 한다.

인공위성에 사용되는 밀폐형 반도체 패키징 유닛. © PA&E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대학원생이자 이번 연구의 제1 저자인 마이크 드반조(Mike DeVanzo) 연구원은 “방사 전달 계산(Radiation transport calculations) 결과에 따르면, 산화 금속 분말을 포함한 물질은 기존의 차폐 장치에 버금가는 성능을 보였다”라면서 “저에너지에서 높은 함량의 금속 산화물 분말은 전자제품에 대한 감마선 영향을 300%, 중성자 방사선 손상은 225% 감소시킨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산화 금속 분말을 함유한 폴리머 코팅제는 기존 밀폐형 금속 상자보다 부피가 작고 가벼워도 같은 성능을 낼 수 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도 같은 무게의 기존 차폐 장치보다 30% 이상 많은 방사선을 흡수했다.

또 다른 장점도 있다. 헤이즈 교수는 “산화 금속 분말은 독성이 적고, 기기 작동을 방해할 수 있는 전자기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라고 언급했다.

산화가돌리늄(Gd2O3) 분말. © okchem

경제성도 고려할만한 요소다. 금속 산화물 분말은 같은 양의 금속보다 훨씬 저렴하게 거래된다. 이번 연구에서 단위 질량 당 차폐 효과가 가장 좋았던 물질은 산화가돌리늄(Gd2O3)이다. MRI 조영제 성분으로도 많이 사용되는 이 물질의 가격은 kg당 수십 달러에 불과하다.

헤이즈 교수는 “우리와 함께 개발할 협력 업체를 찾고 있다”라면서 새로운 기술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계속해서 미세 조종을 거쳐 실험 중이라고 밝혔다.

심창섭 객원기자
chsshim@naver.com
저작권자 2020-02-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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