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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이강봉 객원기자
2019-05-13

달‧화성 무분별한 채굴 규제해야 난개발로 태양계 자연질서 훼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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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미국서 민간 기업의 탈 탐사 선풍이 분 적이 있다.

당시 구글에서는 거액의 상금을 내걸고 ‘문 엑스프레스’, ‘딥 스페이스 인더스트리’ 등의 벤처기업들을 대상으로 달에 착륙해 천연자원을 채취해오기를 독려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 경쟁이 국가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국가항천국(CNSA)은 달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해 오는 2030년까지 값비싼 광물을 채굴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된 ‘우주굴기(宇宙崛起)’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화성 위 600km 상공에서 촬용한 마리너 계곡(Valles Marineris). 지구의 그랜드 캐니언과 유사한 지역으로 향후 예상되는 난개발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개발금지 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우주과학계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NASA
화성 위 600km 상공에서 촬용한 마리너 계곡(Valles Marineris). 지구의 그랜드 캐니언과 유사한 지역으로 향후 예상되는 난개발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개발금지 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우주과학계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NASA

자연보호 위해 ‘우주 황야’ 지정 요구 

중국은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창어4호’를 착륙시킨데 이어 올 연말 달 탐사선 ‘창어5호’를 발사할 계획이다.

또 내년에는 화성 탐사선을 발사해 오는 2021년 탐사를 시작하고, 2028년에는 화성 표면에서 표본을 가져오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소행성에서 채굴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채굴을 통해 지구에서 볼 수 없는 희귀한 우주 광물을 채굴할 수 있다는 것. 이런 주장은 우주과학자들뿐만 아니라 ‘스페이스X’와 같은 우주탐사 기업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NASA(미항공우주국), ESA(유럽항공우주국)과 같은 국가 차원의 우주개발기구들 역시 달이나 화성 등에서 사람이 거주하게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지하에 있는 얼음을 끌어올려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그러나 우주 자원을 활용하려는 이런 계획들이 일부 과학자들의 반대로 제동이 걸리고 있다.

13일 ‘가디언’ 지에 따르면 우주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많은 과학자들이 태양계를 구성하고 있는 행성과 위성 등의 자연환경을 ‘산업 측면의’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에 합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사람의 출입을 금지하면서 자연환경을 보존해온 것처럼 태양계 안에도 사람이나 우주선 등이 출입할 수 있는 영역을 ‘우주 황야(Space Wilderness)’로 지정해 무분별한 개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태양계 전체 위성과 행성의 85% 영역을 ‘우주 황야’로 지정한 후 나머지 영역에서만 개발이 가능하도록 철저한 통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우주채굴로 인해 각종 태양계 질서를 파괴해 대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 관측소의 천체물리학자 마틴 엘비스(Martin Elvis) 박사는 “지금과 같은 속도로 우주개발이 이루어진다면 수백 년 후 태양계 전체가 황폐해질 수 있다”며, “지금부터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성 마리너 계곡 보호해야 

우주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이 상태로 우주 개발계획이 진행된다면 불과 10년 안에 달 등에서 채굴한 우주광물을 지구에서 다량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익이 창출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엄청난 양의 채굴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우주를 향한 기업들의 도전은 예상을 넘어설 정도다.

영국의 ‘AMC(Asteroid Mining Corporation)’는 지구 가까이 접근하는 혜성 탐사를 위해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AMC’를 비롯한 벤처 기업들은 최근 미국, 일본 등 우주강국의 혜성 탐사를 통해 값으로 헤아릴 수 없는 금속이 존재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가까이 접근해 채굴할 방안을 찾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태양계를 거쳐 돌고 있는 혜성 표면은 대부분 철이 뒤덮고 있으며, 전체 양을 추산할 경우 지구에서 수 세기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동안 우주채굴 가능성을 연구한 과학자들은 플래티넘, 금과 같은 고가의 금속들은 지구로 가져오고, 나머지 다양한 금속들은 달이나 화성에 사람이 살 수 있는 거주지를 짓는데 사용하거나 연료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유럽항공우주국(ESA)은 달에 사람의 거주지를 건설할 계획을 세우면서 달 북극 지하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얼음을 끌어올려 녹인 후 활용할 방안을 찾고 있다.

특히 수소와 산소를 분리한 후 수소에너지를 제조해 달에서 사람이 살 수 있도록 에너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은 매우 실용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미스소니언 관측소의 엘비스 박사는 현재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철학자 토니 밀리건(Tony Milligan)과 공동 작업을 통해 최근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박사는 논문을 통해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과학이 발전하고 국가, 혹은 기업 간에 채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된다면 400년 안에 태양계 안에 존재하는 자원의 8분의 1이 고갈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이 같은 자원 고갈로 인해 태양계 질서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태양계 질서에 일어난 변화가 지구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경우 지구에서처럼 사람의 노력으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어느 영역을 개발제한지구로 설정할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국제우주학회지 ‘악타 아스트로노티카’(acta astronautica)’ 최근 호에서는 화성의 마리너 계곡(Valles Marineris)를 보호가치가 있는 영역으로 제안하는 논문이 실렸다. 이 지역은 지구의 그랜드 캐니언과 같은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엘비스 박사는 “달에도 자연보호 구역이 설정돼야 하며, 이를 목성과 토성 등 다른 영역으로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9-05-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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