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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희 객원기자
2018-07-19

14억년 전 원생대 시기 '산소' 발견 “외계 행성의 생명체 발견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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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년 전의 고대 대기상태를 확인해 주는 증거가 발견됐다.

미국 라이스대 저스틴 헤일즈(Justin Hayles) 박사후 연구원팀은 캐나다 고대 호수 밑바닥의 표본을 분석해 황산염 퇴적물에 포함돼 있는 이례적인 산소 동위원소를 찾아냈다.

산소는 고대 지구 표면에 존재했던 생명체의 상태를 엿볼 수 있는 단서가 된다. 이번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18일자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원생대(Proterozoic eon)가 계속되는 동안 광합성 과정과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지는지구의 1차 산소 총생산량이 현대 산소량 수치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원생대 시기 18억년~8억년 전 사이는 지구가 환경적 및 진화적인 면에서 안정돼 연구자들에게는 ‘따분한 십 억년’(Boring Billion)으로 알려져 있다.

헤일즈 박사 연구팀은 캐나다 맥길대 피터 크록포드(Peter Crockford)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의 일원이다.

원생대 초기 상상도. 시아노박테리아 스트로마톨라이트를 그려 넣었다. Source: K.M. Towe, NASA
원생대 초기 상상도. 시아노박테리아 스트로마톨라이트를 그려 넣었다. Source: K.M. Towe, NASA

고대 황산염 표본에서 ‘이례적인 것’ 찾아내

헤일즈 박사는 “’따분한 10억년’은 오랜 시간 동안 지구 표면에 주목할 만한 변화가 없었던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나온 말이나, 지구와 지표 생명의 진화는 계속됐다”고 말했다.

헤일즈 박사는 미 국립과학재단 박사후 연구원으로 2년 전 라이스대의 지구, 환경 및 행성과학과 로렌스 영(Laurence Yeung) 조교수 연구실에 합류했다.

헤일즈 박사는 연구의 일환으로 특수 질량분석기를 사용해 호수 바닥에서 채취한 코어 표본들을 분석했다.

그는 “프로젝트가 시작됐을 때 우리는 단지 황산염이 지구 역사를 통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했다”며, “이 과정에서 일련의 샘플 하나를 분석하다 예기치 않게 이례적인 것(anomaly)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 이례적인 것은 많은 양의 산소-17로서 산소의 세 가지 안정적인 동위원소 가운데 하나다.

헤일즈 박사는 “산소-17은 극심한 빙하기인 ‘눈덩이 지구’(snowball Earth) 시기와 같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극심하게 높을 때만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이는 매우 놀랄 만한 일”이라며, “대기 중 산소와 (산소를 생성하는) 생물생산성이 오늘날보다 극히 낮을 때는 이런 극한 조건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눈덩이 지구’는 6억년 전 지구가 두 번의 극심한 빙하기를 거치던 시기로 이 시기가 지나 생명의 진화가 가속화된 것으로 알려진다.

지구의 지질학적 시기에 따른 대기 산소 수치. CREDIT: Wikimedia Commons / Science News / J. Hirshfeld
지구의 지질학적 시기에 따른 대기 산소 수치. CREDIT: Wikimedia Commons / Science News / J. Hirshfeld

14억년 대기 구성에 대한 확실한 증거

산소는 반응성이 매우 높아 14억년 전 캐나다 온타리오 시블리 분지의 호수에 있었던 황화물과 쉽게 결합했다.

헤일즈 박사는 “황화물로부터 황산염이 만들어질 때 약간의 산소가 들어간다”며, “산소가 고대 대기의 캡슐로 황산염에 보존돼 있었고, 그래서 14억년 전 원생대 때의 산소를 포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거의 10억년 전에 존재한 대기 산소 동위원소를 측정한, 가장 오래된 대기 산소의 직접 측정으로 보고 있다.

이 당시는 박테리아와 말류를 포함한 미생물이 광합성을 통해 산소 생산을 늘리기 시작하던 시기로 두 번째의 ‘산소화 변혁’(oxygenation event)을 촉발한 풍성한 시기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 했던 때다.

현재 프린스턴대 박사후 연구원인 크록포드 박사는 “지구 대기 구성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크게 변화돼 왔다는 연구가 수십년 동안 계속해서 발표됐다”며, “이번에 실제로 전혀 다른 14억년 전의 확실한 증거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연구를 수행한 라이스대 저스틴 헤일즈 박사.  CREDIT: Rice University
연구를 수행한 라이스대 저스틴 헤일즈 박사. CREDIT: Rice University

외계 생명체 단서 발견에 도움”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다른 행성에서의 생명체 단서를 발견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헤일즈 박사는 “원생대 시기 지구는 현대의 지구와 비교하면 마치 외계 세계와 같다”며, “대기에는 단지 적은 양의 산소가 존재했고, 환경은 훨씬 온난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미생물이 얼마나 잘 번성했는지 알면 비슷한 환경을 가진 가상의 행성들에서 생명체 상태가 어떠할지 짐작할 수 있다”고 말하고, “화성이 예전에 충분히 지구와 비슷한 환경이었고 지구와 연결될 수 있는 물질을 찾는다면, 이번 연구에 활용한 기술로 비슷한 증거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8-07-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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