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시즌이 다가오다
어느덧 10월, 노벨상 시즌이 다가왔다. 10월 2일 스웨덴 스톡홀름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 노벨위원회(Nobel Assembly)는 "코로나19에 대한 효과적인 mRNA 백신 개발을 가능하게 한 뉴클레오시드 염기 변형에 관한 발견”을 공로로 카탈린 카리코(Katalin Karikó) 독일 비온텍(BioNTech) 부사장과 드루 와이스먼 (Prof. Drew Weissman) 미국 펜실베이니아 의대 교수를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음을 알렸다.

2023년 노벨생리의학상 주인공은 mRNA 백신을 만드는 데 기여한 카탈린 카리코와 드루 와이스먼
과학인 및 과학계 예측이 성공적으로 들어맞았다. 많은 과학자들은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의 주인공으로 mRNA 백신을 만드는 데 기여한 과학자들이 받게 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그리고 올해의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2019년 말부터 발발하기 시작한 코로나19 대유행(SARS-CoV-2)에 맞서서 효과적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개발하는 데 큰 기여를 한 카탈린 카리코와 드루 와이스먼이 선정되었다.
COVID-19에 대한 효과적인 mRNA 백신 개발을 가능하게 한 뉴클레오시드 염기 변형에 관한 발견
2019년 말, SARS-CoV-2가 처음 출현했을 때 전 세계는 속수무책이었다. 많은 과학자들은 급속도로 증가하는 질병을 억제할 수 있는 백신만이 희망이라고 주장했지만, 백신이 제때 개발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만큼 인류는 폭풍전야 같은 상황을 겪고 있었으며 질병에 대한 통제력을 순식간에 잃어버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가지 백신이 기록적인 시간 내에 승인되며 인류를 구해내기 시작했다. 물론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부수적인 부작용들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지만, 절망에 빠져있던 인류를 단기간에 구해낸 것은 사실이다.
그중 가장 빠르게 승인되고 가장 효과적이었던 두 가지 백신은 새로운 mRNA 기술을 기반으로 생산되었다. 백신 접종과 치료용 단백질의 생체 내 전달에 mRNA를 사용한다는 개념은 이미 30년 전에 처음 제안되었다. 하지만, 이를 임상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장애물을 극복해야 했다. 초기 실험에서는 체외에서 전사된 mRNA가 세포와 조직에서 예기치 않았던 염증 반응과 비효율적인 단백질 생성을 자극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카리코와 와이즈먼은 변형된 염기로 생산된 mRNA가 선천성 면역 인식을 회피하고 단백질 발현을 개선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구체적으로 RNA는 아데닌(A), 우라실(U), 구아닌(G), 시토신(C)이라는 네 가지 염기가 배열된 순서에 따라 유전정보가 달라지는데, 이들은 이중 우라실을 변형시켜 염증 반응을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서 선천성 면역반응을 회피할 수 있음이 발견되었다. 또한, 단백질 합성을 조절하는 효소의 활성을 감소시키며 염기를 수정한 mRNA가 자연 상태의 mRNA보다 단백질을 더 많이 생산한다는 점도 발견했다.
이러한 발견을 통해서 주로 SARS-CoV-2 스파이크 항원의 안정화와 함께 생체 내 mRNA 전달을 위한 효율적인 시스템이 개발되었다. 그리고 인류를 위기에서 구해내기 위한 과학계, 산업계 그리고 각국 정부의 전례 없는 투자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두 가지 mRNA 기반 COVID-19 백신이 10개월 만에 초단기간 승인되었다. 카리코와 와이즈먼의 발견은 가장 필요한 시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임상용으로 적합한 mRNA 백신 플랫폼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된다.

노벨 평의회 위원이자 카롤린스가 연구소 교수인 구닐라 칼슨 헤데스탐 교수(Prof. Gunilla Karlsson Hedestam)와 리카드 샌드버그 교수(Prof. Rickard Sandberg)에 따르면 이들이 2005년 발표한 주요 논문(Kariko, K., et al., Suppression of RNA recognition by Toll-like receptors: the impact of nucleoside modification and the evolutionary origin of RNA. Immunity, 2005. 23(2): p. 165-75; 해당 논문 바로가기)은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인류에게 도움이 된 매우 중요한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한다.
mRNA 백신의 잠재력
발표 직후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 평의회 위원인 치앙 판 함마르스트룀 교수(Prof. Qiang Pan Hammarström)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로타 프레드홀름(Lotta Fredholm)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위 발견은 암과 같은 비감염성 질환 퇴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사실, mRNA 백신은 암 치료용으로 개발이 시작된 백신이다. 현재는 암 중에 바이러스가 유발하는 암(예: B형 간염 바이러스의 간염 유발)에 대한 치료제로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또한, 면역 항암 백신의 형태로 암세포에만 존재하는 단백질의 전구체가 될 mRNA를 포함한 치료제가 개발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mRNA 백신은 화학합성으로 빠르게 생산할 수 있기에 기존 백신보다 훨씬 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돌연변이를 일으키기에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서 mRNA 백신은 필수적인 셈이다.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장
알프레드 노벨은 프랑스 세브란에 있는 노벨의 연구실에서 잠시 일했던 스웨덴의 생리학자 옌스 요한손과의 인연을 통해서 의학 및 생명공학 연구에 대한 큰 관심을 보내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실제로 그의 유언장에서 세 번째로 언급한 수상 분야는 생리학 또는 의학 부분이었다.
“The said interest shall be divided into five equal parts, which shall be apportioned as follows (상기 이자는 다섯 개의 동일한 부분으로 나누어 다음과 같이 배분한다): - 이하 중략 - one part to the person who shall have made the most important discovery within the domain of physiology or medicine (한 부분은 생리학 또는 의학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을 한 사람에게)…” - 이하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장에서 발췌
참고로 10월 3일과 4일 노벨 왕립 스웨덴 과학한림원(Kungliga Vetenskapsakademien)에서 물리학상과 화학상 수상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어서 5, 6, 7일, 문학상 (스웨덴 아카데미 Svenska Akademien에서 발표), 평화상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서 발표), 경제학상 (노벨 왕립 스웨덴 과학한림원에서 발표) 등의 발표가 이어진다.
- 김민재 리포터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3-10-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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