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각지에서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접종 방식과 효능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24일 ‘데일리 메일’, ‘가디언’ 지 등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 대학과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과학자들은 이번 주 열린 영국 하원의 과학위원회에서 코로나19 백신 효과를 높이기 위해 백신을 폐에 직접 흡입하게 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그동안 의료기관에서는 독감 등 일부 전염병 백신 접종 시 주사기 대신 스프레이, 흡입기와 같은 기구를 병행 사용해왔다. 효능을 놓고 다양한 논의가 이어져 왔는데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비교 분석이 이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흡입기, 스프레이로 백신 효과 높일 수 있어
스프레이 형태의 백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통해 5세부터 49세의 건강한 사람들에 한해 승인된 제품이다.
특히 주사기를 무서워하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독감 백신 등의 접종을 위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약물을 수증기와 함께 주입하는 흡입기는 수증기를 미세화할 경우 폐의 허파꽈리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백신 개발에 가장 근접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옥스퍼드대학의 경우 그동안 영국, 브라질, 남아프리카 등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1만여 명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실험을 실시해왔다.
옥스퍼드 대학의 백신 전문가 사라 길버트(Sarah Gilbert) 교수는 “최근 접종 이후 점막의 면역(mucosal immunisation) 기능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한 후 1차적인 관문이 코·기관지·장 등 장기의 점막이다.
점막 세포에는 면역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어 바이러스의 침투를 방어하게 된다. 이를 점막 면역이라고 하는데 길버트 교수는 스프레이 등을 통해 주입한 백신 효과를 흥미롭게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길버트 교수는 “지금까지의 시험 결과에서는 스프레이, 흡입기를 사용한 접종이 주사기를 사용한 접종과 비교해 훨씬 더 강력한(much stronger) 점막 면역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면역학자 로빈 샤톡(Robin Shattock) 교수는 “완전히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가 코로나19 백신 효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추가적인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고령층 백신 효과 위해 염증 치료제 필요”
영국 하원 과학위원회에서는 접종을 앞두고 있는 백신의 효능과 관련 또 다른 시험 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과학자문 그룹 ‘Nervtag’ 회원인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피터 오픈쇼(Peter Openshaw) 교수는 노령층에 백신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치명적인 질병에 걸릴 위험이 있거나 병을 앓고 있는 노인들에게 효능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오픈쇼 교수는 고령층에게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는 염증으로 인한 것임을 시사했다.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게 되면 곳곳에 염증을 유발하게 된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면역학자이면서 영국 면역학회장인 아르네 아크바르(Arne Akbar) 교수는 “염증수치가 백신 효능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며, “덱사메타손과 같은 염증을 차단할 수 있는 치료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령층의 따른 백신 효능의 차이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노령층에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효과가 발생하지 않으면 바이러스에 감염돼 또 다른 연령층의 감염원이 될 수 있다는 것.
위원회에 참석한 과학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특히 어린이 등 저연령층에 대한 접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어린이들이 선호하는 스프레이 접종을 권고하고 있는 중이다.
아크바르 교수는 “저연령층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방역을 실시할 경우 감염을 차단하게 되고, 더 나아가 다른 연령층에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않음으로써 고연령층의 방역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영국 하원에서 발표되고 있는 접종 방식과 효능에 대한 보고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고대하는 세계인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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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0-06-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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