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 동안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고밀도지단백(HDL, high-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이 심혈관질환(CVD) 발병을 예방한다고 말해 왔다. 이로 인해 많은 일반인들도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HDL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심장병 예방에 더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어왔다. HDL이 단독으로도 심장병 예방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HDL 단독으로는 심장병 예방 효과가 높지 않고 따라서 그동안 HDL의 효과가 과장돼 있었다는 발표가 나왔다. 미국 메린랜드의대 연구진이3590명을 대상으로 20여년 간의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HDL이 ‘좋은 콜레스테롤’인 것은 분명하나,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low-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과 중성지방(Tg, triglycerides)이 정상 수치 안에 있지 않으면 HDL이 아무리 높아도 심장병 예방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심장병학술지 ‘서큘레이션’(Circulation) 10일자에 발표됐다.
“HDL은 심장병 예방에서 우선순위 세 번째”
연구팀은 미국 ‘프레이밍햄 심장 연구’( the Framingham Heart Study)의 후속 코호트 자료에서 추출한 24년간의 자료를 분석해 HDL과 LDL 및 중성지방이 심장병 위험 증가와 감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조사했다.
논문의 시니어 저자인 마이클 밀러(Michael Miller) 교수(예방 심장학)는 “이번 연구에서도 확인한 것처럼 HDL이 심장병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으나 과대 포장돼 있다”며, “HDL은 심장병 예방에서 LDL과 중성지방에 이어 우선 순위로는 세번 째”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HDL 수치만으로 심장병 발병 위험을 결정할 수 있는가 △만약 LDL과 중성지방의 수치가 비정상이라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하는 두 가지 의문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을 HDL 수치가 높은 부류와 낮은 부류, 그리고 LDL과 중성지방 수치가 정상인 부류와 높은 부류로 나눠 관찰했다.
밀러 교수는 “지금까지 HDL 수치가 낮거나 높은 쪽 단독으로 대상을 나눠 조사를 한 사례가 없고, 중성지방과 LDL 같은 다른 요인들이 심장병 위험에 어떤 차이점을 나타내는지도 밝힌 연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HDL 낮고 중성지방과 LDL 높으면 심장병 발병 30~60% 높아
이번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결론을 도출했다.
● 먼저 HDL의 심장병 위험 예방 효과가 한결같지 않다는 점이다.
● HDL 수치가 높든 낮든 중성지방과 LDL은 심장병 발병에 영향을 준다.
● HDL 수치가 낮은 상황에서 LDL과 중성지방 수치가 모두 높으면 심장병 발병 위험이 30~60% 높게 나타났다.
● 중성지방과 LDL 수치가 100 mg/dL 이상이면 HDL 수치가 높아도 심장병 위험을 감소시키지 않는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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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05-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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