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5-06-19

'사이토카인 폭풍'을 막으려면 Treg 세포의 안정성 유지가 관건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최근 국내의 메르스 확진자 가운데 위중한 증세를 보인 두 명에게 완치된 사람의 항체를 넣어주는 혈장치료를 했으나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환자가 이미 ‘사이토카인 폭풍’에 의해 과도한 면역반응을 보이고 있어 항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사이토카인 폭풍을 비롯해 많은 자가면역질환들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과도한 반응을 일으켜 거꾸로 인체를 공격하기 때문에 때로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기도 한다. 사이토카인은 면역계의 세포들이 서로 통신하기 위해 분비하는 여러 단백질 분자를 말한다.

이렇게 인체의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발현되거나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지 않도록 점검하고 균형을 유지하게 하는 시스템의 한 부분으로 ‘조절성 T세포(Regulatory T cells- Treg cells)’를 들 수 있다.

Treg 세포가 면역반응을 형성하고 자기면역 관용(self-tolerance)을 유지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 세포들이 어떻게 면역억제력을 유지하는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었다. 최근 미국 라호야 알레르기 및 면역연구소 연구진은 Treg 세포들의 안정성과 기능을 유지하는 분자적 경로(molecular pathway)를 처음으로 밝혀내 의학저널 ‘면역(Immunity)’ 6월 16일자에 소개했다.

조절형 T세포(Treg 세포)는 인체의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발현되는 것을 막고 자가면역질환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사진은 전자현미경으로 확대해 색깔을 입힌 T 임파구 모습.  ⓒNIAID
조절형 T세포(Treg 세포)는 인체의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발현되는 것을 막고 자가면역질환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사진은 전자현미경으로 확대해 색깔을 입힌 T 임파구 모습. ⓒNIAID

Treg 세포에서 ‘단백질 저하 경로’ 비활성화되면 대규모 염증반응  

연구팀이 발견한 것은 ‘단백질 저하 경로’로서, 이는 여러 형태의 세포에서 산소 센서의 하나로 활동하면서 Treg 세포 기능의 중요한 조절자 역할을 한다. Treg 세포에서 이 경로가 비활성화되면 Treg 세포들은 면역억제기능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몸 전체에 대규모 염증을 일으키는 신호들을 생산해내기 시작한다.

연구를 이끈 윤-카이 류(Yun-Cai Liu) 교수는 “Treg 세포들의 면역억제기능 때문에 여러 연구자들이 이 세포들을 자가면역질환 치료나 장기이식의 면역 억제제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를 해왔다”며, “우리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이 세포들은 불안정하고, 어떤 조건에서는 심지어 염증세포로 탈바꿈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한 연구를 계속 진행하면 면역기반의 암 치료법이나 염증성 질환의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으로 보고 있다.

류 교수팀은 Treg 세포들의 변신 능력을 언급한 선행연구들에서 힌트를 얻어 Treg 세포들의 불안정성 현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이지호 연구원(박사후 과정)은 “Treg 세포들은 산소가 적은 영역에서 응집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전형적으로 암덩어리나 염증 조직의 중심부에서 그런 조건을 발견할 수 있고, 거기에서 Treg 세포들은 저산소증에 노출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직의 산소수치 변화가 면역계 균형에 영향 끼쳐

산소 센서의 하나인 저산소증-유도 인자 HIF-1α는 VHL(von Hippel-Lindau) 효소의 기반물질이다. 정상적인 산소 조건 하에서 VHL은 세포의 단백질 처리기구에 의해 단백질이 파괴되도록 신호를 보낸다. 그러나 산소가 부족하면 HIF-1α이 축적되기 시작하고 저산소증 영역에 산소 전달을 증진시키는 많은 유전자들을 발현시킨다.

연구진이 유전자 조작을 통해 Treg 세포에서 VHL을 제거하자 예상했던 대로 Treg 세포 안에 있는 HIF-1α 양이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Treg 세포들이 크게 활성화되면서 많은 양의 염증 사이토카인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박사는 “그 결과 염증이 심각하고 광범위하게 많은 조직과 기관에 퍼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로 인해 세포들의 당 대사도 호기성에서 혐기성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변화들은 염증을 더욱 더 증가시키는 해로운 대사작용을 초래했다.

류 교수는 “우리 연구는 서로 다른 조직에서 산소 수치의 변화는 Treg 세포들에 의해 감지되며, 이 과정은 면역계의 활성화와 억제 사이의 올바른 균형을 유지하는데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5-06-19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