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건강검진 수검자 3명중 1명이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비만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한 수준이 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도 건강검진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건강검진 수검자 988만명 중 체질량지수(BMI) 25.0이상인 비만자가 324만명으로 나타나 비만자 비율이 32.8%로 집계됐다.
비만자 324만명 중에서 체질량지수가 25.0이상~30.0미만인 1단계 비만자는 277만명, 2단계(30.0~40.0미만) 비만자는 45만명, 3단계(40.0이상) 비만자도 2만 3,500명이었으며, 저체중자(18.5미만)는 47만명으로 4.8%로 나타났다.
특히 체질량지수가 25.0이상인 비만자를 성별로 분류하면 남성의 비만자 비율은 38.1%로서 여성의 비만자 비율 25.9%보다 약 1.5배 더 높았다.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예를 들어 키가 160㎝이고, 몸무게 60㎏인 사람의 체질량지수는 60÷(1.6*1.6)=23.4가 된다. 그 수치가 20 미만일 때를 저체중, 20~24일 때를 정상체중, 25~30일 때를 경도비만(1단계), 30 이상인 경우에는 비만(2단계)으로 본다.
이처럼 비만인 사람들이 늘면서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비만클리닉을 찾는 사람 중에는 "살 빼려면 고기는 먹지 말아야하나", "과일을 무척 좋아하는데, 과일만 먹으면서 살을 빼도 괜찮은가?"라고 떠도는 소문 및 유행하는 다이어트 방법의 효과에 대해 묻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한, "1가지 음식만 선택해 마음껏 먹어도 된다, 무엇을 먹으면 살이 빠진다, 바르기만 해도 살이 빠진다" 등의 근거 없는 온갖 다이어트 비법이 수없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전문가들은 살을 뺀다는 것은 한마디로 체내 지방을 태워 없애는 것으로 특정 식품만을 먹거나 특정 식품만을 먹지 않고 피하는 것으로 해결되는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떠도는 다이어트 비법들은 모두 순간일 뿐이며, 올바른 식사와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평소의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고서는 다이어트 후 다시 살이 찌는 요요현상을 극복하기가 힘들다.
황제다이어트의 허와 실
비교적 많이 알려진 다이어트 비법 중에 지난 몇 년간 각광을 받았던 '황제 다이어트'는 마치 황제의 식사처럼 육류와 기름진 음식을 실컷 먹으면서 힘들이지 않고 살을 뺄 수 있다는 방법이다.
이 방법의 이론적 근거는 우리 몸속에서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탄수화물(밥이나 국수 등)의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면 몸이 에너지원을 얻기 위해 체지방을 분해하게 되므로 단백질이나 지방을 많이 섭취해도 체지방이 쌓이지 않아 살이 찌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황제 다이어트는 고단백 저당질 다이어트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탄수화물이 몸에 들어오지 않으면 신체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먼저 탄수화물 섭취가 극도로 부족하게 되면 우리 몸은 열량 공급을 위해 근육을 분해하기 시작한다. 여기에다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소화 과정에서 암모니아가 다량 발생하고, 이를 제거하기 위해 간과 신장이 과도하게 일을 하게 된다.
또한, 소화과정에서 지방산이 케톤체라는 산성 물질로 전환돼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육류에는 동물성 지방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동맥경화의 위험성도 증가하게 된다.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연구팀에 따르면, 고단백 저당질 식이요법을 하면 산성식품인 육류의 섭취는 많아지고 알칼리성 식품 섭취는 부족하게 되어 신장 결석증이 나타날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푸드 다이어트…영양결핍, 요요현상 등 부작용
1가지 음식만을 먹는 다이어트로 소개되는 '원푸드 다이어트'는 사과, 포도, 토마토, 요구르트, 벌꿀, 당근 다이어트법 등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이것은 일정 기간 동안 1가지 음식만을 지속적으로 먹으며 살을 빼는 다이어트를 통틀어 말한다.
그 원리를 한마디로 말하면, 1가지 음식만 계속 먹음으로써 그 음식이 가지고 있지 않은 필요한 영양소를 체조직 분해를 통해 얻도록 하는 것이다. 체조직이 분해되면서 살이 빠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을지병원에 따르면 원푸드 다이어트는 영양소 불균형으로 인한 영양결핍 등 많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며, 꾸준히 하기가 어려워 요요현상이 나타나기가 쉽다.
이외에도 △다시마에 포함된 알긴산이 담즙산과 결합해 불필요한 지방흡수를 낮추어 준다는 다시마 다이어트 △식초가 지방을 분해하고 신진대사의 활성화작용을 한다는 초콩 다이어트 △생식을 하면 지방이 거의 없으면서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섬유질이 많아 소량으로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는 생식 다이어트 등 유행하는 다이어트 방법들이 여럿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들도 어디까지나 다른 음식을 정상적으로 먹으면서 보조적으로 이용해야 하며, 오랜 기간 다량으로 먹게 되면 부작용을 피하기 어렵다.
건강을 해치지 않는 바람직한 식사요법
그러면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 살을 뺄 수 있는 바람직한 식사요법은 무엇인가? 유행하는 다이어트법에 의존하지 말고 의학적으로 검증된 방법들을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먼저 세 끼를 항상 일정한 시간에 들고, 식사는 절대 거르지 않도록 한다. 결식을 반복하게 되면 우리 몸은 열량을 소모하지 않는 방향으로 적응을 하므로 오히려 체중이 더 늘 수 있다.
다음으로 열량 섭취를 줄이더라도 영양소가 균형을 이루도록 골고루 먹어야 한다. 영양소의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각 영양소들이 체내에서 담당하는 기능들이 각각 달라 1가지도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식사요법은 처방된 열량에 따라 다양한 식품을 규칙적으로 먹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건강하게 살을 빼기 위해서는 의사와 영양사의 관리와 상담을 받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며, 무엇보다 의지를 갖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을 수 있다. 시간과 노력이 좀 더 들더라도 적당한 식사조절과 운동을 습관화해 올바르게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요요현상 없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을 빼는 길이다.
- 우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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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0-04-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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