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뒤흔든 ‘쇼크’… 30세 미만 젊은 층 마약 사망자 급증
독일 내 약물 남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역대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들의 연령대가 점점 더 낮아지고 있어 독일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특히 펜타닐을 비롯한 합성 오피오이드와 처방 의약품, 신종 마약류가 젊은 층 사이에서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독일 보건 당국의 경고등이 켜진 상태이다.
"피해자가 너무 젊다"… 30세 미만 사망자 가파른 증가세
독일 연방 마약위원회 헨드릭 스트렉(Hendrik Streeck) 위원장은 베를린의 오피오이드 중독 치료 클리닉인 '파트리다(Patrida)'에서 최신 약물 관련 사망 통계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2025년 독일 전역에서 약물 남용으로 사망한 사람은 총 2,150명으로 집계되었는데, 이는 2024년(2,137명)보다 증가한 수치이자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2023년(2,227명)에 육박하는 수치이다.
가장 심각하고 가슴 아픈 점은 사망자 중 젊은 층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사실이다. 전체 사망자 4명 중 1명꼴인 528명이 30세 미만이었으며, 이는 2021년 대비 53%나 증가한 수치이다. 또한 20세 미만 사망자는 106명으로 2021년과 비교해 거의 두 배 가까이 폭증했다. 전체 사망자의 평균 연령은 40.6세로 조사되었는데, 의사이자 연방의회 의원이기도 한 스트렉 위원장은 이에 대해서 "많은 청소년과 청년들이 약물의 위험성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심리적 스트레스와 위기 상황, 호기심과 무모함 등이 젊은 층이 약물에 손을 대는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처방약 남용과 합성 오피오이드의 역습
이번 통계에서 주목할 만한 또 다른 특징은 처방 의약품으로 인해 사망한 젊은이들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신경정신과 약물이나 오피오이드가 함유된 진통제 등 향정신성 의약품이 다른 물질과 혼합되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이 같은 처방약 관련 사망 사례는 2021년 365건에서 2025년 769건으로 4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났다고 분석된다.
이와 동시에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등 합성 오피오이드의 확산도 큰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2025년 펜타닐 관련 사망자는 118건으로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탈레반 정권이 아프가니스탄 내 양귀비 재배를 금지하면서 기존의 천연 아편계 마약의 빈자리를 실험실에서 대량 생산된 위험한 합성 오피오이드가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통계상 전체 사망 원인의 81.5%가 여러 약물을 섞어 쓰는 '혼합 남용'과 관련이 있었으며, 크랙 및 코카인 관련 사망자도 2021년 이후 110.7%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편함에 마약 샘플이"… 일상으로 파고든 유통망
마약 유통 방식이 교묘해지면서 이제 길거리 모퉁이의 마약상을 넘어 일상 공간까지 무차별적으로 침투하고 있다. 베를린 경찰은 최근 마약 판매상들이 주택가 우편함에 코카인, 엑스터시, 케타민, 대마초 등이 담긴 형형색색의 '무료 마약 샘플' 패키지를 투척하고 있다는 경고를 발령했다. 이 패키지 겉면에는 딜러의 연락처가 인쇄되어 있다.
클럽이나 바가 밀집한 거리에는 마약상 채널로 연결되는 QR코드 스티커가 도배되어 있으며, 왓츠앱(WhatsApp)이나 텔레그램(Telegram) 채널 주소가 적힌 명함이 버젓이 유포되고 있다. 스트렉 위원장은 "이제 마약과 가짜 위조 의약품, 위험한 혼합 약물들은 인터넷 클릭 몇 번만으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 우려를 표했다.
"예산 부족과 의사 은퇴"… 한계에 다다른 치료 시스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이를 치료하고 수용할 보건 보조 시스템은 심각한 자금난과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스트렉 위원장은 "중독자 치료 시스템이 극심한 압박을 받고 있으며, 많은 지역에서 도움을 받기가 너무 어렵고 느리다"고 경고했다.
베를린의 파트리다 클리닉은 만성 마약 중독자들에게 의료용 헤로인인 '디아모르핀(Diamorphine)'을 안전하고 위생적인 환경에서 투여하고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는 전문 시설이다. 현재 약 180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으나, 클리닉 원장인 토마스 페셸(Thomas Peschel)은 "수요가 너무 많아 환자들을 돌려보내야 하는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가장 큰 원인은 '의사 부족'으로 분석되는데, 1990년대 에이즈(HIV) 위기를 겪으며 헌신적인 태도로 중독 치료에 뛰어들었던 전문의 세대들이 대거 은퇴를 앞두고 있지만, 뒤를 이을 젊은 의사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독일 정부는 마약 시장의 유통 물질을 빠르게 식별해 의료진과 사회복지사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종합 모니터링·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청소년 예방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프랑스와 공동 연구를 통해 코카인 및 크랙 중독을 치료하기 위한 대체 약물 개발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기후 위기만큼이나 소리 없이 젊은 세대를 잠식하고 있는 약물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보다 과감한 재원 투입과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김민재 리포터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6-07-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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