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은 갑자기 울리지 않는다
2026년 4월 17일, 터키 남부 도시 카흐라만마라슈의 한 중학교에서 14세 학생이 두 개 교실에 총격을 가해 학생 8명과 교사 1명을 숨지게 했다. 불과 이틀 전에는 같은 나라의 산리우르파 주 시베렉에서 또 다른 총격 사건이 벌어졌다. 가해자는 16명에게 상처를 입힌 뒤 경찰과의 대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런 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반복되는 반응이 있다. "어떻게 아무 예고도 없이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냐"는 것이다. 그러나 폭력 극단주의를 연구해 온 전문가들은 이 전제 자체가 틀렸다고 말한다. 대규모 총격 사건은 거의 예외 없이 오랜 시간에 걸쳐 준비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따라서 문제는 신호가 없는 게 아니라, 신호를 알아채지 못하거나 알아채고도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갑자기 폭발한다'?
가장 흔하고 가장 위험한 오해는 대량 학살 범죄자들이 어느 순간 갑자기 이성을 잃고 폭발한다는 생각이다. 조지아 주립대학교 폭력 극단주의 연구 그룹의 존 호건 교수는 이것이 가장 대중들이 오해하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한다. 그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항상 긴 역사가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고조되는 트라우마와 불만, 거절이나 굴욕처럼 불안정한 삶에서 최후의 도화선이 되는 주요 스트레스 요인들이 있다."라고 덧붙인다.
연구에 따르면 대량 공격으로 이어지는 행동 경로는 상당히 일관된 단계를 따른다. 불만의 형성, 폭력적 사고의 발현, 표적 조사와 계획 수립, 실행 준비, 그리고 공격. 2024년 발표된 FBI 행동분석팀의 연구에 따르면 능동적 총격 범죄자의 약 58%에서 이 경로의 모든 단계가 '관찰 가능한 과정'으로 남아 있었다고 한다. 즉, 충동적 폭발이 아니라는 말이다.
정신 질환보다 '멘탈 웰니스'의 붕괴
또 하나의 흔한 오해는 대량 폭력 범죄자들이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는 가정이다. FBI 자문 법의학 심리학자 J. 리드 멜로이는 "공격 당시 진단된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표적 공격은 상실, 굴욕, 분노, 비난이라는 요소로 구성된 개인적 불만에 의해 동기화된다."라고 설명하며 해당 가정이 지나치게 단순하다고 지적한다.
미네소타 주립대학교 메트로 캠퍼스의 제임스 덴슬리 범죄학 교수는 정신 질환보다 '멘탈 웰니스(mental wellness)의 부재', 즉 심리적 건강의 결핍이 개인적 위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한다. 그는 "위기는 질병과 같은 것이 아니다. 이 둘을 혼동하면 이 사건들과 아무 관련 없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낙인을 찍는 결과가 된다."라고 덧붙인다.
사회적 고립이 특히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2025년에 발표된 한 연구는 2000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총격 사건 123건을 분석한 결과, 사회적으로 고립된 가해자들이 그렇지 않은 가해자들에 비해 실직, 독신, 자살 이력, 과거 총격 사건에 대한 관심 등의 요인을 유의미하게 더 많이 보였으며 피해자 수도 더 많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상처가 정체성이 되는 순간
심리적 경로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개념은 '불만의 내면화'이다. 거절이나 실패, 굴욕의 경험은 누구나 한다. 아인슈타인, 일론 머스크도 수도 없는 실패를 경험했으며 이들은 이미 대중에 공개가 되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감정이 시간이 지나면서 옅어진다. 문제는 일부 사람들이 그 상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이다.
덴슬리는 이 과정에 대해서 "상처에서 시작된다. 실제로 입은 상처일 수도 있고 그렇게 인식되는 상처일 수도 있다." 라고 설명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감정을 소화하고 결국 앞으로 나아가지만, 일부는 꼼짝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그 상처가 정체성의 핵심이 된다. 어느 순간, 그 불만이 외부를 향하게 된다. 삶이 나를 다치게 한 것이 아니라, 특정한 사람들이 이것을 했고, 사회가 이것을 했으며, 누군가는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문제는 이 단계에서 폭력이 내면의 서사 속에서 정당화된다는 점이다. 호건은 "대량 학살 범죄자들은 공부를 한다. 표적을 조사하고, 전술을 계획하며, 때로는 온라인의 동조자들에게 피드백을 구한다."라고 설명하며 이 과정이 치밀한 계획과 맞물린다고 주장한다.
덴슬리는 공격 직전의 심리적 전환점에 대해 촉매제는 종종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람이 이전 공격자들과 자신을 동일시할 때 발생한다고 한다. 총기에 접근할 수 있는 상황에서 '나와 똑같은' 사람들과의 연결이 심리적 임계점을 넘어서게 만드는데, 이는 바로 죽는 것과 죽이는 것이 같은 행위처럼 느껴지는 지점이다.
신호는 있었다 — 보고도 행동하지 않았을 뿐
전문가들이 가장 강조하는 지점은 예방 가능성이다. 멜로이는 "표적 폭력은 낮은 기본 발생률 때문에 예측할 수는 없지만, 예방할 수는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연구된 거의 모든 사례에서 누군가는 무언가를 알아챘다. 평소와 다른 행동 변화, 사회적·직업적 관계로부터의 철수, 이상한 소셜 미디어 게시물, 갑작스럽고 강렬한 총기에 대한 집착. 호건은 이런 단서들을 '누출(leakage)'이라고 부른다. 범죄자들이 다양한 경고 행동을 통해 의도를 사전에 드러내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들은 농담처럼 말하기도 하고 때로는 위협을 가하기도 한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이 그런 행동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문제는 사람들이 그것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도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부 위협은 말 그대로 공격자가 무엇을 할 것인지 단어 그대로 설명하는 메시지이지만, 목격자들은 그 위협이 실제라거나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낯선 사람을 향한 폭력의 의미
대규모 공공 폭력에는 가족이나 지인을 향한 폭력과 구별되는 또 다른 심리적 차원이 있다. 멜로이에 따르면 모든 폭력의 대부분은 가해자가 아는 사람을 향한다고 한다. 그러나 대규모 공공 공격에서는 피해자가 특정 개인이 아니라 상징적 집단으로 선택되는 경향이 있다.
덴슬리는 이 차이에 대해서 가족을 살해할 때 피해자는 그들이 '누구이기' 때문에 선택되지만, 대규모 공공 폭력은 종종 그것을 뒤집는다고 설명한다. 또한 피해자들은 '교환 가능'하다는 점이 매우 폭력적이다. 그리고 이 특성이 행위의 의미를 바꾼다. 메시지를 보내고, 목격되고, 기억되기 위해 설계된다. 심리학적으로는 공식적인 이념이 없더라도 가정 폭력보다 테러에 가깝다.
- 김민재 리포터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6-05-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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