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뇌처럼 신호를 조절하는 뉴로모픽(사람의 뇌 구조를 닮은 소자) 시스템을 개발해 기존보다 2만 배 빠른 뇌 연결 분석에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반도체기술연구단 박종길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뇌가 신경세포 간 신호 발생 순서에 따라 연결 강도를 조절하는 원리를 공학적으로 구현해 신경세포 활동 저장 없이 실시간으로 신경망 연결 관계를 학습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뇌 신경망 연결 분석기술은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의 핵심이다.
기존 기술은 신경세포 활동 데이터를 오랫동안 저장한 후 통계적 방법으로 신경세포 간 연결 관계를 계산해 왔지만, 신경망 규모가 커질수록 막대한 연산량이 필요해 뇌처럼 수많은 신호가 동시 발생하는 환경에서는 실시간 분석이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뇌의 학습 원리인 '스파이크 시각 차이 기반 학습'(STDP)을 하드웨어로 구현해 메모리를 줄일 수 있는 새 학습 구조를 고안했다.
이를 통해 각 뉴런에 연결된 이전 뉴런들의 주소 정보를 저장하며 대규모 메모리를 잡아먹는 '역연결 테이블'을 제거해 뉴로모픽 하드웨어에서도 STDP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렇게 개발한 뉴로모픽 시스템은 기존 기술과 해석 정확도는 비슷하게 유지하면서도 처리 속도는 2만배 이상 빨라졌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박 선임연구원은 "뉴로모픽 컴퓨팅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도구로 발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하드웨어 구조가 단순하고 확장이 쉬워, 앞으로는 생각만으로 기기를 제어하거나 특정 뇌 기능을 복사하는 것은 물론, 시간 순서와 원인·결과 관계가 중요한 복잡한 센서 신호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자율주행차와 위성 통신 같은 첨단 AI 분야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7월 국제학술지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트랜잭션스 온 뉴럴 시스템스 앤드 리허빌리테이션 엔지니어링'에 실렸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5-10-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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