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장내 미생물과 그 대사산물을 이용해 면역항암제가 듣지 않는 교모세포종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고 1일 밝혔다.
교모세포종은 가장 공격적이고 예후가 나쁜 대표적 악성 뇌종양이다.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지 않고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면역항암제가 최근들어 주목받고 있지만,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교모세포종에는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다.
생명과학과 이흥규 교수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 생태계의 변화에 주목해 교모세포종의 면역치료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교모세포종이 진행되면서 장내 중요한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의 농도가 급격히 감소하며, 이는 곧 장내 미생물 생태계 변화로 이어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트립토판을 보충해 장내 미생물 다양성을 회복시키면, 숙주에게 이로운 유익균인 '던카니엘라 두보시'(Duncaniella dubosii)가 면역세포인 'CD8 T세포'(암세포를 공격해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며, CD8 T세포를 종양 조직으로 유도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실제 교모세포종을 유발한 생쥐 모델에 트립토판을 보충한 결과, 두보시 균주가 CD8 T세포가 몸 안에 고루 분포하도록 도와 림프절과 뇌 등 종양이 있는 부위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항암제(anti-PD-1)와 함께 사용할 경우 생존율은 두보시 균주를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 생쥐보다 30%가량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균주가 트립토판을 활용해 장내 환경을 조절하며,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대사산물이 CD8 T세포의 활성화를 돕는 원리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흥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면역항암제가 효과를 보이지 않았던 난치성 뇌종양에 대해서도 장내 미생물을 활용한 병용 전략을 통해 치료 반응을 유의하게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과"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KAIST 김현철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셀 리포츠'(Cell Reports) 지난달 26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5-07-03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