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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좀 치료제: 희귀질환인 모야모야병 치료를 위한 새로운 시도 제25회 : 원인을 모르는 유전성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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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삼성서울병원/㈜에스엔이바이오 방오영 교수

 

모야모야병이란?

모야모야병은 뇌동맥이 점차 막히는 유전성 혈관병입니다. 뇌혈관이 서서히 막히면서 곁순환(혈액 일부의 내강(內腔)이 막히거나 좁아질 때, 주변에 연결되는 작은 혈관을 지나서 이루어지는 비정상적인 혈액 순환)이 연기처럼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형태를 보여 일본어로 ‘모야모야(moyamoya)’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이는 매우 드문 희귀질환으로, 특정 유전자(RNF213) 이상이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 정확한 발병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림1. Suzuki 단계별 뇌혈관조영 소견 (출처: 뇌졸중 교과서 3판, 범문에듀케이션, 대한뇌졸중학회)

그림1. Suzuki 단계별 뇌혈관조영 소견 (출처: 뇌졸중 교과서 3판, 범문에듀케이션, 대한뇌졸중학회)

 

뇌혈관 수술 이외에 약물치료 필요

현재까지 모야모야병의 근본적인 원인 치료법이 없어 수술치료로 뇌졸중을 예방하고 있으며, 주된 치료법은 혈관문합술을 통해 뇌혈류를 개선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수술을 받은 경우에도 혈관 협착은 지속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으며, 수술 자체가 높은 난이도를 요구하기 때문에 수술중 또는 수술직후 뇌경색이나 뇌출혈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도 존재합니다. 또한, 드물게 모야모야병 환자에서 뇌 이외에 전신의 다른 혈관이 좁아지는 경우가 관찰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모야모야병의 진행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희귀유전질환에서 신약 개발의 어려움

모야모야병과 같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희귀질환의 치료제 개발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첫째,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신약의 효능을 검증할 수 있는 적절한 동물모델이 없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연구팀은 다양한 모야모야병 질병 모델을 개발하면서 엑소좀 치료제의 유효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혈관을 막는 방법뿐 아니라, 모야모야병과 관련된 RNF213 유전자의 변이가 있는 동물(마우스나 제브라피쉬)을 이용하기도 하며, 모야모야병 환자의 혈액세포를 이용해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얻어 이를 혈관전구세포나 혈관세포로 분화시켜 실험실적 모델(patient-in-a-dish)을 구축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둘째, 질병의 원인 기전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유효성을 설명할 약리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이는 RNF213이 상당히 큰 유전자로 그 정확한 기능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RNF213 관련 microRNA 기능 연구가 병행되고 있습니다.

셋째, 희귀질환이기 때문에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모야모야병 환자에서 치료효능을 대리해 줄 영상학적 바이오마커와 혈액학적 바이오마커를 개발하여, 비교적 소수의 임상시험 대상자 군에서 모야모야병 치료제의 효과를 신뢰성 있게 검증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줄기세포-엑소좀을 이용한 혈관재생 기술

특정 대사의 이상이 있는 대사성 희귀질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단순한 하나의 기전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대부분 다양한 기전을 가진 치료제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줄기세포는 엑소좀을 분비하며, 이 엑소좀 내에는 혈관 발달과 형성에 중요한 microRNA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신생혈관 생성에 관여하는 microRNA 뿐만 아니라 모야모야병 환자에서 뇌졸중이 발생되었을 때 뇌손상을 막아주는 신경보호와 관련된 microRNA, 뇌졸중 후 기능회복(neuroplasticity)과 관련된 microRNAs 등 다양한 물질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더욱이 모야모야병 환자에서 결핍되어 있는 microRNA가 줄기세포-유래 엑소좀 내에 함유되어 있습니다.

줄기세포-엑소좀은 줄기세포의 다양한 특성을 가지면서도, 세포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소포체이므로 암발생이나 혈관이 막힐 위험이 낮고, 대량생산을 통해 필요한 시점에 즉각적으로 투여할 수 있다면 모야모야병 환자에서 매우 유용한 치료제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줄기세포-엑소좀 치료제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난제는 엑소좀의 대량생산과 품질 관리(핵심 품질 특성, Critical Quality Attributes, CQAs)입니다. 이에 따라 연구자들은 각자 다양한 원천기술을 개발하여 효능을 향상시키고 일관된 품질을 유지하는 엑소좀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림2. 줄기세포-엑소좀 치료제 정맥 주입 후 다양한 혈관세포의 조절 기전 ⓒKFRM푸름이야기

그림2. 줄기세포-엑소좀 치료제 정맥 주입 후 다양한 혈관세포의 조절 기전 ⓒKFRM푸름이야기

 

희귀 유전질환 극복을 위한 어벤져스를 꿈꾸며

희귀유전질환은 현대의학이 직면한 가장 큰 난제 중 하나입니다. 성공적인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줄기세포, 엑소좀, 유전학, 약리학, 신경과학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협력해야 합니다. 난관이 많지만,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면 이를 통해 얻은 경험과 노하우는 다른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도전과 협력을 통해, 희귀 유전질환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법이 개발되기를 기대합니다.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
저작권자 2025-03-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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