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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난치성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의 세포치료제 개발현황 제17회: 체세포 유래 유도신경줄기세포를 이용한 희귀 난치성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세포치료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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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홍성회 교수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은 어떤 질병인가요?

희귀 난치성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Neuromyelitis optica spectrum disorder, NMOSD)은 뇌, 시신경 또는 척수를 주로 침범하는 중추신경계의 염증성 자가면역 질환입니다. 처음에는 데빅병(Devic's disease)으로 알려졌으며, 주로 시신경과 척수를 침범하는 다발성경화증의 한 종류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2004년도에 시신경척수염 환자의 혈청에서 질병 특이적인 항체 아쿠아포린-4 (aquaporin-4; AQP-4)가 새롭게 규명되면서 다발성경화증과는 다른 질환으로 구분되고 있습니다.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환자의 약 70-80%가 AQP-4 자가항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AQP-4는 혈액뇌장벽을 둘러싸고 있는 별아교세포(성상세포) 말단에 존재하며, 세포막을 통해 물을 수송하는 통로로 작용합니다.

AQP-4 자가항체는 질환의 구분뿐만 아니라 발병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AQP-4에 자가항체가 결합하면 신경의 탈수초화, 축삭의 손상 및 괴사가 발생하며 이로 인해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이 발생하게 됩니다.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의 병리학적 소견은 척수의 백질과 회백질에 탈수초 현상, 공동과 괴사가 보이며 괴사 부분에 호중구와 호산구가 많이 존재하고 소혈관의 비후 및 유리질화가 나타납니다. 질환의 특성상 재발이 잦고, 신경손상의 누적으로 인한 신경학적 장애가 발생하며, 현시점에서 재발을 억제하면서 신경재생의 효과가 있는 약물치료는 전무한 실정입니다. (그림 1)

▲그림1.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의 발병원인과 증상

 

현재까지 알려진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치료법은 무엇이 있나요?

희귀난치성 질환인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환자의 유병율은 2020년 기준 국내 인구 10만명 당 3.56명이며, 특히 여성의 비율이 90%를 차지하고 매년 20% 가까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 질환은 증상의 중등도, 잦은 재발률, 그리고 전 연령에서 발병 가능한 점 등을 고려하여 적극적인 치료가 매우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공식으로 승인된 치료제가 한정적이며, 최적의 치료방법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최근 승인된 치료제인 Eculizumab과 Satralizumab은 1년 약가가 2~5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약으로 환자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다른 대안이 필요합니다.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것은 질병의 복잡한 성질 때문에 어려운 과제입니다. 해외에서는 다발성경화증과 같은 비슷한 유형의 중추신경계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다양한 치료제가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지만,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높은 유병율을 보이는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은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유병율 증가 추세와 선택의 옵션이 없는 고가의 치료제 개발 현황을 비추어볼 때, 국산 기술을 통한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의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이 시급합니다.

 

차세대 유도신경줄기세포는 무엇인가요?

고등생물에서 성숙한(분화가 끝난) 세포 타입 간의 전환을 유도하는 과정을 교차분화(transdifferentiation/direct reprogramming/direct conversion) 기술이라고 합니다. 이 기술은 역분화 줄기세포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목적하는 세포로 전환을 유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개념은 1987년 데이비스(R.L. Davis)에 의해 처음 발표되었는데, 섬유아세포에 MyoD 유전자를 과발현하여 동일세포 계통(lineage) 내의 다른 세포 타입인 근육모세포로 전환을 성공시켰습니다. 이후에는 2010년에 워니그(Marius Wernig) 연구팀이 섬유아세포를 신경세포(neurons)로 전환함으로써 서로 다른 계통 세포 간에도 전환이 가능함을 확인했습니다.

일본의 야마나카(Shinya Yamanaka) 연구팀은 2006~2007년에 4개의 리프로그래밍 인자로 역분화 줄기세포를 유도하는 기술을 개발하였고,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러나 세포치료제에 역분화 줄기세포 리프로그래밍 기술을 활용하기에는 여전히 여러 제약이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교차분화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후 미국 글래드스톤 연구소 딩(Sheng Ding) 그룹은 교차분화 줄기세포 제조법과 역분화 줄기세포 제조법을 조합하여 교차분화의 새로운 개념을 확립하였습니다. 즉, 4개의 역분화 인자는 사용하지만 역분화 줄기세포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목적하는 세포로 분화시키는 직접 전환(direct conversion)을 유도한 것입니다.

교차분화는 Somatic cell-specific factor-mediated direct reprogramming(SDR)과 Pluripotent cell-specific factor-mediated direct reprogramming(PDR)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이 중 PDR은 4개의 역분화 인자를 이용하여 역분화 줄기세포 단계까지는 유도하지 않고, 중간단계의 세포타입으로 탈분화(dedifferentiation)시킨 뒤, 배양배지 조성(성장인자, 소분자화합물 등)을 통해 목적하는 세포타입으로 직접 교차분화시키는 방법입니다.

또한, 신경줄기세포 또는 신경전구세포는 배아 또는 역분화 줄기세포로부터 분화하여 생산할 수도 있고, 사산된 태아의 뇌에서 추출할 수도 있으며, 체세포(섬유아세포 등)에서 직접 교차분화 또는 세포 전환하여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난자 사용에 따른 윤리적인 문제도 없고, 종양형성의 위험성도 거의 없는 체세포-유래 차세대 신경줄기세포가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과 같은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에 가장 적합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림 2)

▲그림2. 직접 교차분화 유도신경줄기세포 제조기술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임상연구 단계는 어떻게 되나요?

세계적으로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극복을 위한 재생의료기술 개발에 대한 연구는 매우 적습니다. 그러나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유사한 자가면역질환 분야에서는 기초연구 및 임상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임상시험에서 줄기세포 치료가 다발성경화증의 병의 경과에 유효성이 있음을 입증하였습니다(JAMA neurology, 2021). 다발성경화증의 경우 자가 골수줄기세포 이식 (AHSCT; autologous hematopoietic stem cell transplantation), 중간엽줄기세포(MSCs), 역분화줄기세포(iPSCS) 등을 활용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Brain, 2017).

골수줄기세포를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환자 2명에게 이식하면 각각 EDSS(Kurtzke Expanded Disability Status Score)가 8.5점에서 7.5로, 6점에서 3.5점으로 낮아져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Annals of Neurology, 2013).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선행연구에서는 줄기세포 치료가 후유증을 완화시키고, 재발없는 기간을 연장시키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미국 노스웨스턴(Northwestern) 대학에서 진행한 연구에서는 자가 골수줄기세포 이식과 Cy-ATG regimen(Cyclophosphamide + thymoglobulin), Rituximab을 함께 사용했을 때 효과가 있었습니다(Neurology, 2019).

2020년 발행된 EBMT(European society for blood and marrow transplantation)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자가 골수줄기세포 이식은 시신경척수염 치료 옵션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2021년에는 호주에서 선행 연구가 진행되어 일부 환자에서 효과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체계적인 임상시험을 통한 입증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 줄기세포를 이용한 임상연구는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차세대 유도 신경줄기세포를 이용한 사업화 전략은 무엇인가요?

고려대학교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인스템케어(주)는 자체 보유한 완제의약품 생산시설인 GMP에서 안정적으로 줄기세포 생산이 가능하고, 다양한 질병에 적용 가능한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서 기업 주도로 임상시험을 통한 세포치료제를 개발할 예정입니다. 현재, 첫 번째로 후보물질인 체세포 유래 유도신경줄기세포)의 안전성과 효능을 객관적으로 평가받고자 합니다. 현재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질병과 관련하여 시판되는 약물은 3종류가 있으며, 이들 모두 재생의학적 관점이 아닌 면역억제를 통한 임시방편적인 치료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인스템케어(주)의 세포치료제는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치료제가 전무하기에 적극적으로 글로벌 임상 및 시장에 진출하려고 하며, 대부분의 타겟이 희귀성 난치병인 줄기세포 치료제의 특성상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되어, 국내 임상시험 진입과 동시에 중국, 미국 등에서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 제정된‘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단재생바이오법)’에 의거하여 식약처장으로부터 첨단재생의료 세포처리시설을 허가받은 곳에서만 세포치료제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스템케어(주)의 GMP 시설에서 비임상시험 및 임상시험용 유도신경줄기세포를 생산 중에 있습니다.

 

차세대 유도 신경줄기세포의 기대 효능은 무엇인가요?

직접교차분화 유도신경줄기세포는 신경재생 기전과 줄기세포에서 분비되는 신경영양인자에 의한 신경보호 기전을 이용하여, 손상된 뇌 조직의 복구와 기능회복을 통한 뇌 신경계 세포의 재생에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국내외에서 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이 점점 활발해지고 있고, 최근 시행된 첨단재생바이오법으로 난치성 치료제 개발을 위한 줄기세포의 활용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그러나 운영에 있어서는여전히 높은 벽이 존재하여 이를 극복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현재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의 치료 방향 및 치료제 개발은 항체 치료제를 통한 면역억제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임상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Eculizumab, Satralizumab 등은 재발 방지 기능만 할 뿐 EDSS를 낮추거나 삶의 질 개선 관점에서는 효과가 없습니다. 아울러 면역억제를 기반으로 한 치료제이기 때문에 기회감염 등의 부작용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스템케어(주)가 개발 중인 환자 섬유아세포 유래 유도신경줄기세포는 재발 방지뿐만 아니라 재수초화 및 신경재생까지 가능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로써 이미 손상된 신경 조직을 복구함으로써 환자를 정상 상태로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리게 되어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을 위한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림 3)

▲그림3. 유도신경줄기세포의 질환모델에서의 효능

 

중추신경계 질환을 정복하기 위한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줄기세포 치료가, “언제부터 가능할 것이다”라는 시간적 단정은 명확하게 하기 어렵지만, 현재도 전세계의 많은 국가에서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과 스위스에서 창업 10년차인 바이오 기업의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한 줄기세포 기반의 세포·유전자 치료제가 미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러한 성과로 인해 앞으로 몇 년 내에 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제 승인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어 중추신경계 질환을 정복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줄기세포 치료제는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고가이기 때문에 특정 계층, 특정 환자들에게만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추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는 대부분의 환자들에게 범용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이 가능한 빨리 개발되길 바라며 치료제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
저작권자 2024-03-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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