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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강봉 객원기자
2020-12-18

메신저 RNA ‘치료제’도 등장했다 유전자 정보 인체에 전달해 건강한 단백질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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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세포는 모두 DNA를 지니고 있다.

세포핵 안에 있는 DNA 정보(염기서열)가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따라 그 생명체의 모양과 속성이 결정된다.

이 과정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는 것이 RNA다. DNA와 더불어 핵산이라 불리는 이 RNA는 DNA의 유전정보를 핵 바깥에 있는 세포 소기관에 전달한다. 과학자들은 이 RNA가 유전정보를 전달한다고 해서 ‘메신저 RNA(mRNA)’라고 호칭하고 있다.

mRNA를 이용한 백신 개발에 성공하고 있는 가운데 과학자들이 치료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치료제가 개발될 경우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암 등의 난치병 치료가 가능해진다. 사진은 RNA ⓒWikipedia

수십 건의 mRNA 약물 시험 진행 중

17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몇몇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이 mRNA를 이용해 질병과 싸울 수 있는 의약품을 제조할 수 있다고 판단해왔다.

처음에는 믿는 사람이 소수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화이자, 모더나 등 주요 제약사들이 이 방식으로 90% 이상의 면역효과를 지닌 코로나19 백신을 연이어 선보이면서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알려져 있는 것처럼 최근 접종을 시작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mRNA로 만들어졌다. 접종을 통해 이 mRNA가 인체에 주입되면 바이러스 감염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 모형을 생성한다.

실제 바이러스가 가짜 스파이크 단백질이지만 인체 면역 시스템은 이를 이용해 항체를 생성하고 대응훈련(면역반응)을 수행할 수 있다.

이전의 백신들은 바이러스나 단백질과 같은 생체 물질을 배양해야 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mRNA 방식을 적용할 경우 다른 화학물질을 만드는 것처럼 손쉽고 빠르게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동안 mRNA 백신 개발에 자극을 받은 과학자들이 백신뿐만 아니라 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아크튜러스 테라퓨틱스(Arcturus Therapeutics), 가이드 데라퓨틱스(Guide Therapeutics) 등 제약사들은 바이러스, 암 등에 대한 면역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수십 건의 mRNA 시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아크튜르스 테라퓨틱스에서는 유전성 질환인 ‘OTC 결핍증’을 치료할 수 있는 후보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약 30명의 건강한 시험 지원자를 대상으로 초기의 안전성 연구를 이미 완료했으며, 이번 달에는 OTC 결핍이 있는 12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약물을 투여했으며, 치료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암세포에 약물 주입해 건강한 단백질로 교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과학자들은 치료제 개발에 있어 mRNA의 효용성을 알고 있었다.

실제로 시험을 통해 혈관 성장을 자극하는 단백질을 생성해 손상된 심장질환을 치료할 수 있으며, 희귀 유전병을 치료하기 위해 인체 내 누락된 효소를 암호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었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그동안의 노력으로 간단한 구조의 mRNA 치료제들이 등장하고 있다.

암세포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수 있는 단백질을 생성하고, 면역 신호 분자를 암호화할 수 있는 치료법을 선보였는데 이를 통해 근육이나 피부 아래 생성된 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 현재 12건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mRNA 치료제가 더 큰 효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혈류를 통해 신체의 특정 부위로 가는 길을 찾아내야 한다.

아크튜러스 테라퓨틱스에서 임상시험 중인 ‘OTC 결핍증’ 치료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mRNA 방식으로 생체를 구성하고 있는 지질 나노입자의 크기와 전하를 조절해 간에 도달할 수 있는 약물의 양을 최대화하고 있다.

백신에 비해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것은 백신은 한두 번 접종하면 되지만 치료제는 장기적으로 효과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mRNA 치료제를 반복적으로 투여할 경우 인체 내에 약물 입자가 축적되거나 염증 반응으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제약사들은 유전자가위와 같은 첨단 기술을 적용해 가능한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인텔리아 테라퓨틱스(Intellia Therapeutics)에서는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는 효소 Cas9과 같은 단백질을 개발하기 위해 mRNA 방식을 적용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최초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최근 mRNA를 적용한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백신은 물론 치료제 개발에 있어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특히 백신 분야에서는 코로나19 외에도 또 다른 바이러스성 전염병 예방에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더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곳이 치료제 분야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mRNA 백신 개발로 암, 대사성 증후군 등 난치병을 고칠 수 있는 길이 의약품 분야에서 크게 열리고 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hanmail.net
저작권자 2020-12-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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