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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성규 객원기자
2020-12-14

코로나19 백신, 누구부터 맞아야 할까? 개인 및 지역사회의 사망 위험 추정하는 계산기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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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시작으로 바레인,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에 이어 미국도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하면서 누가 먼저 백신을 맞아야 하느냐는 백신 접종 순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으로 몇 개월 이내에는 원하는 사람 모두가 맞을 만큼 충분한 양이 생산되지 않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백신을 가장 먼저 공급받아야 할 사람들은 보건 분야 종사자와 감염에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상황이 워낙 급박해 코로나19로부터 가장 극심하게 피해를 입은 지역의 사람들에게 우선 접종 기회를 주자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어 논쟁이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고위험군을 식별하는 데 도움을 주는 계산기가 미국에서 개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런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개인 및 지역사회 차원의 사망 위험을 추정할 수 있는 새로운 온라인 계산기가 미국에서 개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의 연구진이 개발한 이 도구는 백신 접종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고위험군을 식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계산기는 거주 상태의 위험 요소와 지역사회 수준의 전염병 역학을 기반으로 현재 감염되지 않은 개인의 사망률 위험을 계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계산기는 공공 보건 공무원을 비롯해 개인도 온라인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기존 데이터 이용해 미감염자의 위험 정도 계산

온라인 계산기의 기초가 되는 알고리즘은 나이, 성별, 사회통계학적 요인 및 다양한 건강 조건에 기초하여 개인의 코로나19 사망 위험을 추정하기 위해 기존의 대규모 연구에서 얻은 데이터를 사용한다. 위험 추정치는 향후 감염 위험 및 감염 후 합병증과 관련된 요인을 모두 파악해 현재 감염되지 않은 일반 집단의 개인에게 적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계산기를 개발하는 데 앞장선 닐란잔 채터지(Nilanjan Chatterjee) 교수는 환자의 환경, 인구 통계, 유전 등에 따른 위험요소를 기준으로 암과 같은 비전염성 질환의 개별 위험에 대한 평가 모델을 개발하는 과학자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는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연구 방향을 전환했다.

채터지 교수는 “코로나19의 사망률과 관련 요인에 대한 연구는 많았지만, 예방 전략과 예측 모델에 그런 요인을 통합하려는 노력은 제한되어 있었다”고 자신의 연구 계기를 밝혔다. 이 새로운 계산기와 관련한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 최신호에 게재됐다.

미국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의 생물통계학 교수인 닐란잔 채터지. ©nilanjanchatterjee.org/Johns Hopkins University

코로나19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린이와 젊은이의 경우 아주 가벼운 증상을 보이거나 전혀 증상이 없는 반면 노인들은 증상이 심하고 사망률도 높은 편이다. 또한 당뇨병과 같은 기존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더 위험하며, 미국의 흑인 및 라틴계 환자들은 백인 환자보다 사망률이 더 높다는 인종적 차이도 보고되고 있다.

채터지 교수팀이 데이터 과학자 등과 공동으로 개발한 온라인 계산기는 사용자가 직접 자신의 나이와 우편번호, 흡연 상태를 비롯해 천식, 당뇨, 암 등을 포함한 정보를 입력할 수 있다. 그러면 미국 인구의 평균 위험과 비교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위험 정도에 대한 결괏값이 산출된다.

백신 접종 우선순위 정하는 데 유용해

또한 이 계산기는 그룹을 정의하는 관련 정보를 입력해 특정 커뮤니티, 기업, 대학교와 같은 그룹의 위험을 정의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연구진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계산기를 사용해 미국 전체 인구의 위험 분포를 설명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사망자의 약 30%는 미국 인구의 1.6%에서만 발생했다는 것. 따라서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고위험군에 대해 우선적으로 백신을 접종할 경우 많은 수의 사망자를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인구 수준의 위험이 지역별로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예를 들면 미국 평균보다 5배 더 큰 위험을 보인 성인 인구의 비율은 유타주 레이튼에서는 0.4%에 불과한 반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는 10.7%에 이르렀다.

채터지 교수는 N95 마스크와 코로나19 백신처럼 부족한 자원의 할당이 필요할 경우 이 계산기가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 계산기는 미국의 주 단위 전염병 역학에 대한 정보를 통합하기 위해 매주 업데이트되고 있다.

또한 연구진은 미국의 시, 카운티, 주 전체에 걸쳐 다양한 수준의 위험에서 개인의 수와 비율을 파악할 수 있는 대화형 지도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지도는 지역 정책 입안자들이 백신 접종을 계획하고 고위험 개인들을 보호하는 등 코로나19의 확산 방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규 객원기자
yess01@hanmail.net
저작권자 2020-12-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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