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유발하는 신종 바이러스(SARS-CoV-2)의 생존력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호주 연방과학산업기구(CSIRO)는 최근 ‘바이올로지 저널’을 통해 신종 바이러스가 지폐나 스테인리스, 유리컵, 휴대폰 화면과 같은 유리(glass) 표면에서 28일 동안 생존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물체를 통해 바이러스가 거의 한 달간 생존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바이러스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매끄러운 물질 표면서 더 오래 살아 있어
그동안 과학자들은 신종 바이러스의 생존력을 분석해왔다.
그리고 구리 표면 위에서 4시간, 골판지와 같은 판지(cardboard) 위에서 24시간, 플라스틱과 스테인리스 스틸 위에서 72시간까지 생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최근 사람 피부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9시간 생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는 이전에 과학자들이 발표한 신종 바이러스 생존 시간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연구를 수행한 곳은 CSIRO 소속 연구 기관인 ACDP(Australian Centre for Disease Preparedness)이다.
ACDP 연구자들은 논문을 통해 이번 연구가 20°C, 30°C, 40°C의 차이를 두면서 일정한 온도 하에서 신종 바이러스가 다양한 물질들 속에서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지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20°C 온도에서 유리, 스테인리스 스틸, 종이, 폴리머로 제작한 지폐에 주입된 신종 바이러스의 생존기간이 28일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40°C 온도에서 신종 바이러스가 24시간을 살지 못한 것과 비교되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무명 천과 같은 다공성 물질보다는 유리와 같은 매끄러운 물체 표면에서 더 오래 생존했다고 밝혔다. 이는 유리 표면이 부착돼 있는 휴대폰과 같은 생활용품 속에서 신종 바이러스가 장기간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연구팀은 신종 바이러스가 일반적으로 생각해왔던 것보다 훨씬 오래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예상되는 코로나19의 대량 확산을 막기 위해 보건 당국 등의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바이올로지 저널’에 게재된 논문 제목은 ‘The effect of temperature on persistence of SARS-CoV-2 on common surfaces’이다.
유리, 금속 물질 통한 방역대책 마련해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선포한 것이 2020년 3월 11일이다.
그리고 4월 7일 1880만 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중 70만 8000명이 사망했다. 당시 WHO는 이런 감염 사태가 공기 중의 작은 고체 입자인 에어로졸(aerosol)을 통해 전파된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고체를 통해 바이러스가 감염될 수 있으며, 휴대폰, 식기 등을 통해서도 감염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쪽으로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또한 신종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이 예상보다 훨씬 길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CSIRO의 래리 마샬(Larry Marshall) 박사는 “실험을 통해 신종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독감 바이러스의 생존력도 검증했다.”고 밝혔다.
연구를 수행한 데비 이글스(Debbie Eagles) 박사는 독감 바이러스의 경우 20°C에서 17일을 생존했는데 이와 비교해 신종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이 28일에 달해 연구자들을 매우 놀라게 했다고 설명했다.
또 빛의 세기를 비교 조절한 실험에서는 UV(자외선)와 같은 강력한 빛을 가했을 때 신종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신종 바이러스의 생존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말해주고 있다.
연구를 수행한 데비 이글스(Debbie Eagles) 박사는 “신종 바이러스가 28일 동안 생존한 20°C의 상태는 보통 가정이나 사무실의 실내 온도”라며, “이런 상황에서 휴대폰, 유리컵과 같은 도구들을 자주 만지게 되면 감염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또한 이글스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며, 혁신적인 대처 방안을 찾아줄 것을 요망했다.
- 이강봉 객원기자
- aacc409@hanmail.net
- 저작권자 2020-10-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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