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는 코로나19 전파 경로를 추적해왔다.
그리고 중국, 이탈리아, 이란 등 관광객이 많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신종 바이러스(SARS-CoV-2)가 퍼져나간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CDC는 코로나19 환자를 집계하는 공식 웹사이트, 뉴스, SNS 정보 등을 활용, 그동안 바이러스가 어떻게 전파됐는지 추적했다. 그 결과 관광객이 많이 찾는 국가들을 통해 바이러스가 집중적으로 전파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환자 76%가 해외여행 다녀와
지난달 31일 ‘텔리그래프’ 지에 따르면 연구팀은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기 위해 조사 대상 기간을 둘로 구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팬데믹을 선언한 날인 3월 11일을 기준, 그 이전인 2019년 12월 31일부터 2020년 3월 10일까지의 기간과 그 이후 기간을 구분한 후 99개국 정부를 통해 보고된 1200건의 코로나19 환자 감염 경로를 분석했다.
먼저 팬데믹 선언 이전 사례를 대상으로 환자들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관광대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퍼져나간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팬데믹 선언이 있기 전 2개월여 동안 76%가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가장 많이 방문한 곳은 이탈리아, 중국, 이란 등 관광객이 많이 찾는 국가들이다. 특히 세계 제1의 관광대국인 이탈리아의 경우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텔레그래프’ 지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61% 중 이탈리아가 27%, 중국이 22%, 이란이 11%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논문에 따르면 12월 31일부터 2020년 3월 10일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762명의 중위 연령(median age)은 51세였다. 중위 연령이란 여러 사람의 나이를 연령순으로 나열할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연령을 말한다.
762명 중 18세 이하의 저 연령층은 3%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51세 이상의 고령층에 집중적으로 분포되고 있었다. 그중 여성은 한 명도 없었고, 2%는 건강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통계를 보면 팬데믹 선언 이후 확진자 수가 급증했다. 특히 3월 25일은 환자와 사망자 수가 최고조에 이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논문은 ‘란셋감염병학회지(The Lancet Infectious Diseases)’ 29일 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Observations of the global epidemiology of COVID-19 from the prepandemic period using web-based surveillance: a cross-sectional analysis)’이다.
이탈리아, 중국, 이란 관광객이 다수
이번 연구 결과에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관광객을 통해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됐다는 점이다.
논문 작성에 참여한 미국 CDC의 파티마 다우드(Fatimah Dawood) 박사는 ‘텔레그래프’ 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팬데믹 선언이 있기 전 일부 국가를 방문한 관광객들을 통해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져나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통계에 의하면 감염 초기 확진자가 발생한 99개국 중 75개국에서 해외여행을 다녀온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의 경우 확진자의 약 절반이 이탈리아를 다녀온 곳으로 밝혀지고 있는데 2월 초 아프리카에서 첫 번째 환자가 발생한 이후 아프리카 전역으로 급속히 퍼져나간 최초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아시아를 포함한 서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한 환자 중 83%는 중국에서 비롯됐다. 특히 동남아시아의 경우 절반이 넘는 환자가 중국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중동 지역 환자 중 44%가 이란을 다녀온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논문은 또 3월 11일 WHO의 팬데믹 선언 이후 감염 상황에 대해서도 세밀한 분석을 하고 있다. 팬데믹 선언 초기 아시아, 유럽에서 발생한 다수의 감염 사례가 중산층 이상 부유층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우드 박사는 “이후에 발표된 저소득층, 아프리카 지역의 집중적인 감염 사례는 팬데믹 초기 감염 사례와 궤를 달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국경 봉쇄가 중요했음을 말해주고 있다. 웰컴 트러스트 재단의 제레미 파라(Jeremy Farrar) 총재는 “국경 봉쇄가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있었던 최선의 조치”였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된 CDC 논문은 데이터 사이언스를 적용,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만들어낸 결과다. 논문에 참여한 필립 릭스(Philip Ricks) 박사는 “가족관계 등 다양한 분류 방식을 적용해 신종 바이러스가 어떻게 퍼져나갔는지 그 경로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보다 더 엄격한 방역 관리를 위해 사회구조, 근로 형태 등에 따라 생활패턴을 분류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감염 징후를 파악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데이터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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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0-08-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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