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가 초기 임상결과를 공개하면서 또 다른 백신 개발 사례들이 공개되고 있다.
21일 ‘뉴욕타임스’, ‘가디언’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모더나 외에도 다른 여러 곳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바이오 기업인 이노비오(Inovio), 독일의 화이자(Pfizer)가 대표적인 경우다.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초기 임상시험을 이미 시작했는데 현재 안전성을 확보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개 제약사 사람 대상으로 임상시험 중
이노비오에서는 지난 4월부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40명의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첫 번째 임상시험에서는 ‘INO-4800’이라는 백신 후보물질을 4 주 간격으로 두 번 투여한 후 2주일 동안 추적 관찰하는 방식을 취했다.
임상시험의 초기 결과가 오는 6월 중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 결과가 나오면 미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2상과 3상 시험을 신청하고, 오는 7월이나 8월 임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사람 대신 사람에게서 채취한 인간 검체(human subjects)를 통해 백신 후보물질을 테스트하고 있는 중이다.
연구진에 의하면 현재 후보물질을 통해 인체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의 면역기능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과 같은 상태가 이어진다면 오는 9월 중 비상용으로 사용이 가능한 시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백신 개발의 기반이 되는 동물실험 역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스라엘의 BIDMC(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는 원숭이 실험을 통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는 강력한 효능의 백신 후보물질을 생산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20일 ‘사이언스’ 지를 통해 발표했다.
논문 제목은 ‘SARS-CoV-2 infection protects against rechallenge in rhesus macaques’이다.
연구진은 사람과 유사한 세포조직을 지니고 있는 히말라야 원숭이(rhesus macaque)를 대상으로 면역 반응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관찰했으며, 이를 통해 뛰어난 효능의 시제품 후보물질을 생산했다고 밝혔다.
IDMC에서는 현재 존슨앤존슨의 자회사인 얀센GPH(Janssen Global Public Health)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방식 혼합해 신종 백신 개발
미국 이노비오에서도 성공적인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후보물질 ‘INO-4800’을 접종한 생쥐와 기니피그에게서 면역기능이 있는 T 세포 반응과 중화 항체 생성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동물 실험이 중요한 것은 동물을 통한 수차례의 실험 결과를 통해 신종 바이러스(SARS-CoV-2)에 대한 면역 과정을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하고 강력한 백신을 개발하는데 기반이 되는 작업이다.
이노비오는 면역기능을 확인한 동물실험 결과가 향후 코로나19를 종식시키기 위한 DNA 의약품 플랫폼 구축의 이상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을 비롯 프랑스, 호주 등 많은 국가들이 백신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 개발되고 있는 백신 후보물질들을 보면 그 수가 100여 개에 이르고 있다. 일부는 전통적인 방식을, 일부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개발 중인 백신을 보면 전 백신(Whole Virus Vaccines), 지네틱 백신(Genetic Vaccines), 바이러스 벡터 백신(Viral Vector Vaccines), 단백질 기반 백신(Protein-Based Vaccines) 등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과학자들은 한 가지 방식만 채택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방식을 혼합해 보면서 강력한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선호되고 있는 방식이 신종 바이러스의 유전자 코드를 변형시키는 지네틱 백신이다.
최근 모더나가 공개한 ‘mRNA-1273’은 RNA를, 이노비오의 ‘INO-4800’는 DNA를 변형시키는 중화 항체를 생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백신 후보물질들이다.
이들 후보물질들이 타깃으로 하고 있는 것은 바이러스와 인체 세포 간의 연결고리가 되고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spike proteins)이다. 신종 바이러스 전염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이 단백질의 기능을 차단할 경우 코로나19 감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방식이 이전에 다른 의료기관에서 사용해본 적이 없는 새로운 방식이라는 점이다. 그런 만큼 신종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신종 백신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철저한 안전성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점을 우려한 일부 제약사들은 전 백신과 같은 입증된 방식을 통해 백신을 개발 중이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중국 ‘칸시노 바이올로직스’의 경우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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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0-05-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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