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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강봉 객원기자
2020-04-16

“코로나19 백신 개발 앞당길 수 있다” 파스퇴르연, 1년 내 임상실험 끝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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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발전하는 동안 115건의 백신 개발이 이어졌다. 그중 흥미로운 사례도 발견되고 있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에서는 사람의 세포를 속여 코로나19에 대한 항체를 생성시킬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16일 ‘사이언스 얼러트’에 따르면 노르웨이 소재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은 지난 3월 파스퇴르 연구소의 백신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미화 490만 달러(한화 약 60억 원)의 연구비 지원을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를 유발하는 신종 바이러스에 홍역 백신을 주입해 백신 개발을 앞당기려는 연구가 과학자들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1년 내 백신 개발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Wikipedia

홍역 백신, 신종 바이러스에 주입해 백신 개발 중

개발 중인 백신은 다른 백신들과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

홍역 백신(measles vaccine)을 활용, 신종 바이러스(SARS-CoV-2)와 만난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어 백신 기능을 생성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

이는 1886년 창립돼 오랜 기간 연구를 수행한 파스퇴르연구소의 백신 개발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홍역백신을 다른 바이러스에 접촉시켜 홍역 백신의 돌연변이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확산 중인 신종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백신 연구를 이끌고 있는 파스퇴르연구소의 바이러스학자 프레데릭 탱기(Frédéric Tangy) 박사는 “현재 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빠르면 1년 안에 백신 개발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스퇴르연구소의 이 프로젝트는 다국적 기관인 감염병혁신연합(CEPI)의 지원을 받고 있다.

빌 게이츠(Bill Gates)는 백신 테스트 절차를 가속화하고 새로운 면역 생성법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7년 자신의 재단과 웰컴트러스트재단, 그리고 여러 국가들과 협력해 감염병혁신연합(CEPI)을 출범시켰다.

코로나19 감염 이후 8건의 백신 개발을 지원해왔는데 향후 약 20억 달러(한화 약 2조 4000억 원)의 추가 지원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특히 파스퇴르연구소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데 최종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수차례의 추가 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1886년 창립된 파스퇴르연구소의 백신을 중시하는 오랜 연구 전통과 무관하지 않다.

프레데릭 탱기 박사는 “과거 사례를 보았을 때 팬데믹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백신이었으며, 연구소 내에 광범위한 연구 경험을 축적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개월 동안 수백만 명을 감염시킨 신종 바이러스를 잡기 위해서는 인류의 60~70%가 면역력을 갖춰야 하며, 이를 위해 파스퇴르연구소 전통에 따라 완벽한 효능의 백신이 개발돼야 한다는 것.

“최근 치쿤구니야 백신처럼 성공할 수 있어”

파스퇴르연구소는 1886년 프랑스의 미생물학자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가 프랑스정부와 유럽제국의 지원을 얻어 설립한 기관이다.

그동안 광견병백신을 비롯 장티푸스, 결핵, 소아마비, 황열, HIV 등 다양한 백신 개발을 주도해왔다. 그리고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맞아 파스퇴르연구소 파리 본원 133개 부서에서 신종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한 백신을 개발 중이다.

탱기 박사는 “지난 1월 프랑스에서 최초의 환자가 발생하자 신종 바이러스를 채취해 유전자 서열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이어 탱기 박사는 “중국에서 공개한 신종 바이러스의 유전자 서열과 비교해 우한에서 채취한 바이러스가 불과 1개월이 안 되는 사이에 심각할 정도의 유전자 변이 현상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를 통해 신종 바이러스의 특성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전자 비교 분석을 마친 연구팀은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 세포에 홍역 백신을 주입해 전투를 벌이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그리고 이 홍역 백신이 홍역·볼거리·풍진 혼합백신인 MMR 백신처럼 변화하기를 기다렸다.

지금 적용하고 있는 방식은 남아시아와 남아프르카에서 매년 수백만 명이 감염되고 있는 치쿤구니야(Chikungunya)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사용한 방식이다. 연구소는 홍역 백신을 활용해 원형 백신를 생성하는데 성공했으며, 현재 최종 단계인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프레데릭 탱기 박사는 “최근 신종 바이러스와의 접촉을 통해 홍역 백신이 (전투를 벌이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사는 “실험 결과 신종 바이러스(SARS-CoV-2) 백신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확인되면 곧 동물실험을 실시하고, 오스트리아 생명공학기업 인 테미스 바이오사이언스(Themis Bioscience)로 보내 최종 임상실험을 위한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탱기 박사는 “최종적으로 백신을 보급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충분하게 생성되는지 입증해야 하며, 사용 시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도록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된 실험 결과에 비추어 노력을 기울일 경우 동물실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을 1년 안에 끝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많은 나라에서 다양한 연구소와 기업들이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빠른 시일 내에 상용화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었다. 원형 백신 개발에서 제품으로 출시할 때까지 수년 이상 소요된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오랜 전통의 파스퇴르연구소가 홍역 백신을 이용한 방식으로 새로운 백신 개발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며 백신 개발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백신 개발에 애를 먹고 있는 과학계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hanmail.net
저작권자 2020-04-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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