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코로나19 감염 의심자에 대해 2주간 격리 조치가 실시되고 있다.
각국 보건당국은 위험지역에서 온 사람들이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을 한 사람을 대상으로 14일간 자택에 격리돼 있을 것을 요청한 후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에 한해 격리를 풀어주고 있다.
2주 격리를 요청한 곳은 세계보건기구(WHO)다. 각국 보건당국은 이 지침에 따라 14일 격리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 왜 14일일까? 과학자들은 신종 바이러스(SARS-CoV-2)가 사람 세포에 침투해 자기복제를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2주 격리는 WHO가 결정한 최선의 조치
신종 바이러스가 사람 몸에 침투하게 되면 그곳에서 숙주세포의 DNA를 절단한 후 세포의 증식 기능을 이용해 자기 복제를 하기 시작한다.
복제된 바이러스들은 숙주세포에서 떨어져 나가 또 다른 세포에서 같은 활동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기침과 재채기가 발생한다. 바이러스 감염자가 신종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는 것을 돕는 일련의 생리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미생물‧전염병학자인 레이첼 그레이엄(Rachel Graham) 교수는 2일 미 국영라디오 방송 ‘NPR’과의 인터뷰를 통해 “감염자의 97%가 11~12일 내에, 99%는 14일 내에 기침과 재채기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때문에 WHO에서는 위험지역에 거주한 적이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2주간의 바이러스 잠복기 동안’ 자가에서 격리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는 것.
모든 바이러스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과거에 번성했던 사스(SARS)와 메르스(MERS)의 경우 이 잠복기가 10일 이내로 신종 바이러스(SARS-CoV-2)와 비교해 4일 정도가 짧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증상은 매우 혹독하다. 사스의 경우 첫 증상으로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이 발생하고 증상이 더 심하게 악화되면 10∼20%의 환자에게 호흡부전, 인공호흡이 필요할 단계에 도달하게 된다.
메르스 역시 발열, 기침, 호흡곤란, 두통, 오한, 인후통, 콧물, 근육통, 식욕부진, 오심,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 호흡부전이나 패혈증, 다발성 장기부전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처럼 혹독한 증상은 환자에게는 고통이었지만 의료진들에게는 사스와 메르스 환자를 손쉽게 식별한 후 빠른 진료를 실시할 수 있었던 이점으로 작용했다. 반면 신종 바이러스(SARS-CoV-2)의 경우 무증상이나 미약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가 대량 발생하고 있는 중이다.
격리 후 무증상 환자 발생해 보건당국 긴장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31일 0시 기준 중국 내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 수가 154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의 통계 발표가 ‘뒷북’이어서 통계에 대한 불신만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세계는 중국이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축소 발표했다는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었다.
특히 무증상 감염자를 통계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었다는 것. 이 무증상 감염이 지금은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을 괴롭히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달 19일 전만 해도 감염자가 1만 명을 밑돌았다. 그러나 진단 속도가 빨라지면서 1일 오후(현지 시간) 확진자 수가 20만 3608명으로 늘어났는데 이는 13일 동안 2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관계자들은 이런 현상이 무증상 환자들과 관련돼 있다고 보고 있다. 모르는 상태에서 감염돼 있던 사람들이 뒤늦게 증상이 나타나면서 지금처럼 환자 수가 폭증하는 사태를 맞이하고 있다는 것.
노스캐롤라이나대학 그레이엄 교수는 “미국에서도 무증상 환자의 수가 ‘블랙박스’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현재 실시하고 있는 2주 격리조치가 어느 정도 완벽한 조치인지에 대해서도 일부 의료진으로부터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후에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환자가 있을 수 있다는 것.
대형 의료기관인 오너헬스(HonorHealth)의 감염 예방 역학자인 사스키아 포페스쿠(Saskia Popescu) 교수는 “14일의 격리조치로는 부족하다.”며, “격리조치에서 해제되더라도 끊임없이 손을 소독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페스쿠 교수는 “14일 격리조치 후에도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대비해 또 다른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격리 해제 후에 미약하게 숨이 가빠지거나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때 자체적으로 환자 스스로 격리를 진행하면서 의사와 상담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 추가 조치가 2차 감염사태를 막을 수 있는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 각국은 해외에서 입국한 사람 등을 대상으로 강력한 2주 격리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 조치가 99%의 진료 사례에 근거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예외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보건당국을 긴장케 하고 있다.
- 이강봉 객원기자
- aacc409@hanmail.net
- 저작권자 2020-04-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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