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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8-10-11

인구 백억 시대, 대비하려면? 음식물 쓰레기 줄이고, 육식 위주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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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에는 현재 76억5578만명(worldometers 추계)이 살고 있다. 1995년 57억이었던 인구가 20여년 사이에 20억 명 가까이 늘었다.

유엔이 2017년도에 예측한 인구추계에 따르면 2055년에는 100억1100만명으로 100억명을 넘어서게 된다.

대체로 2050년쯤이면 지구촌 인구가 100억명에 가까워질 전망이다. 인구가 늘어나면 식량이 문제다. 지금도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기아에 허덕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

홍수와 가뭄 등 급격한 기후 및 환경 변화 상황 속에서 이렇게 늘어나는 인구를 과연 어떻게 먹여 살릴 것인가. 식량이 부족하면 곧바로 환경 파괴로 이어지고 이는 지구 전체에 위기를 초래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

환경 파괴 없이 앞으로 100억명의 인구가 먹고 살려면, 곡물과 야채 등 식물에 기반한 건강한 식단으로 바꾸고, 음식물 쓰레기 등을 절반으로 줄여야 하며, 농업 관행과 기술을 개선해야 한다는 연구가 나왔다.

연구팀에 따르면 위와 같은 선택을 하면, 기후 변화와 농경지 사용, 담수 자원 추출, 비료 과사용으로 인한 생태계 오염 등과 관련해 지구환경 한계를 넘어설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10일자에 발표됐다(제목 : Options for keeping the food system within environmental limits).

2050년까지 세계 인구가 100억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자들은 지속 가능한 지구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계 식량 체계에 상당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전세계적인 일치된 조치가 시행되지 않으면 인구 증가와 함께 지방과 설탕 및 육류 섭취가 늘어나 2050년까지 지구 환경에 50-90%까지 환경 충격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Photo: Pixabay
2050년까지 세계 인구가 100억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자들은 지속 가능한 지구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계 식량 체계에 상당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전세계적인 일치된 조치가 시행되지 않으면 인구 증가와 함께 지방과 설탕 및 육류 섭취가 늘어나 2050년까지 지구 환경에 50-90%까지 환경 충격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Photo: Pixabay

여러 해법 동시 실행해 지속 가능한 시스템 만들어야

이번 연구는 식량 생산과 소비가 지구 영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처음으로 정량화했다. 이 영역은 인류의 안전한 생활 공간으로, 이 경계를 넘어서면 지구의 생명 시스템은 불안정해질 수 있다.

연구를 이끈 영국 옥스퍼드대 ‘식량의 미래에 대한 옥스퍼드 마틴 프로그램’ 및 인구 건강부 마르코 스프링맨(Marco Springmann) 박사는 “한가지 해법만으로 지구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을 피할 수는 없으며, 우리 연구에 따르면 여러 해결책이 함께 수행될 때 늘어나는 인구를 지속 가능하게 먹여 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스프링맨 박사는 “일치된 행동이 없으면 식량 시스템에 의한 환경 충격은 인구 증가와 지방, 설탕 및 육류 식단 증가에 따라 2050년까지 50~9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렇게 되면 식량 생산과 관련된 모든 지구 영역을 초과하게 되고 일부는 두 배가 넘게 된다”고 지적했다.

환경을 보전하면서 미래 식량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농업 관리 및 기술 개발과 함께 농민들에 대한 인센티브 대책도 필요하다. 독일 엘다크센에서의 밀 수확 모습. Credit: Wikimedia Commons / Michael Gäbler
환경을 보전하면서 미래 식량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농업 관리 및 기술 개발과 함께 농민들에 대한 인센티브 대책도 필요하다. 독일 엘다크센에서의 밀 수확 모습. Credit: Wikimedia Commons / Michael Gäbler

플렉시태리언 식단, 온실가스 반으로 줄여

‘식량, 지구, 건강을 위한 EAT-랜싯 위원회’의 일부인 EAT와, 웰컴(Wellcome)의 축산 환경과 인간에 대한 ‘우리 지구, 우리 건강’ 파트너십의 재정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상세한 환경 세목과 지구 식량 시스템 모델을 결합해 전세계 식량 생산과 소비를 추적했다.

연구팀은 이 모델을 사용해 환경의 한계 안에서 식량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옵션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 기후 변화는 더욱 더 식물성-기반의 식단으로 식이를 바꾸지 않는 한 충분히 완화될 수 없다. 전세계적으로 식물성 기반의 ‘유연한(flexitarian: 채식 위주 식사를 하지만 경우에 따라 육류나 생선도 섭취)’ 식단을 더 많이 채택하면 온실가스 배출을 반 이상 줄일 수 있다. 이와 함께 비료 사용과 농업용수 및 담수 사용에 따른 환경 충격을 10분의1에서 4분의1까지 감소시킨다.
  • 식이 변화와 아울러 농경의 관리 관행과 기술을 개선해 농경지와 담수 추출 및 비료 사용에 대한 압박을 줄여야 한다. 기존 경작지에서 농작물 수확량을 늘리고, 비료를 재활용하거나 균형 있게 사용하며, 물 관리를 개선하면 환경 영향을 절반 가량 줄일 수 있다.
  • 마지막으로 음식 쓰레기나 버리는 음식을 반으로 줄이면 환경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 안에서 식량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다. 음식 쓰레기나 버리는 음식을 반으로 줄이는 일이 전지구적으로 수행되면 환경 영향을 최대 6분의1(16%)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스프링맨 박사는 “우리가 분석한 많은 해법들은 현재 세계 몇몇 곳에서 실행되고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그 효과를 피부로 느끼기 위해서는 전세계적인 협력과 신속한 실천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육식 위주보다 가능한 한 식물성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건강과 함께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 돼지를 기르는 축사. Credit: Wikimedia Commons
육식 위주보다 가능한 한 식물성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건강과 함께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 돼지를 기르는 축사. Credit: Wikimedia Commons

정부 정책과 비즈니스적 접근 병행해야”

라인 고든( Line Gordon) 스톡홀름 복원력 센터(the Stockholm Resilience Centre) 이사이자 이보고서 저자는 “농업기술과 관리방법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가장 유용한 방법을 채택할 수 있는 메커니즘에 대한 지원과 비료 사용 및 수질 관리 규제 개선을 포함해, 연구와 공공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농민들에 대한 적절한 인센티브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내버리는 음식 쓰레기도 살만한 나라에서는 큰 문제의 하나다.

파브리스 드 클레르끄(Fabrice de Clerck) EAT 과학이사는 “버리는 음식과 음식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식품의 포장과 라벨링, 저장과 운반에서부터 법규와 상행위에 이르기까지 전체 식품 공급체계에 걸친 필요한 조치를 취해 버려지는 음식물을 제로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단 문제에서는 종합적인 정책과 함께 비즈니스적인 접근이 필수적이라는 게 스프링맨 박사의 주장이다.

그는 “건강하고 식물성 비중이 높은 식이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를 실천 가능하고 매력적이라고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스프링맨 박사는 또 “여기에는 정책과 비즈니스적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며 “학교와 직장 프로그램, 경제적 인센티브와 라벨링 그리고 식이에 대한 환경 영향과 건강한 식이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뒷받침된 국가적 식이 지침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8-10-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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