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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심재율 객원기자
2017-05-15

가짜 임상데이터 제출시 최고 사형 중국 식약청, 가짜 의약품 대항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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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 과학계에 ‘가짜과학’에 대항하는 조치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드디어 중국정부가 가짜 임상데이터를 제출할 경우 감옥에 넣거나 최악의 경우 사형시킬 수도 있도록 강력하게 형법을 개정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은 중국 정부가 악명높은 신약승인 속도를 높이면서, 동시에 매우 위험한 약품을 시장에서 몰아내려는 노력의 하나이다.

약국 등이 들어선 중국의 거리 모습 ⓒPixabay
약국 등이 들어선 중국의 거리 모습 ⓒPixabay

중국의 임상실험을 도와주는 회사인 파운틴 메디컬 디벨롬먼트(Fountain Medical Development) 대표인 단 장(Dan Zhang)은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는 신약개발자나 임상실험관계자 및 주요 연구자나 의사들에게는 가장 엄격한 대응책”이라면서 “중국의 임상실험 데이터가 얼마나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임상승인 요청 무려 80%가 철회하기도

지난 2015년 중국 식약청(CFDA)은 당시 각 제약회사가 제출한 신약승인에 대한 임상실험데이터를 다시 평가하도록 제약회사에게 지시한 적이 있다. 중국식약청은 만약 조사를 한 결과 위반사항이 발견된 회사의 경우, 다른 의약품의 승인을 받기 위해 승인을 요청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경고가 나오자 무려 80%의 승인 요청서가 자발적으로 철회됐다고 중국 식약청 자료는 밝혔다. 남은 것 중 4분의 1도 임상실험 데이터의 신뢰성 문제로 거부됐다.

상하이에서 의료관계 문제를 다루는 한 변호사는 새 정책이 임상실험데이터 제출에 대한 현재의 법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약품에 가짜가 많고 믿기 어렵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가짜 약품을 판매하는 것은 중국에서 범죄행위로 여겨진다. 그러나 지금까지 신약승인과정에서 가짜 데이터를 제출하는 것은 치외구역처럼 여겨졌다.

이번에 발표된 새 정책은 지난 4월 10일 법률 관련 위원회에서 승인을 받았으며, 앞으로 수개월 후면 고등사법기관에 관보로 인쇄되면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 법은 가짜 임상실험 데이터를 제출하는 것은 현재의 모조품에 관한 법에 상응하는 범죄행위로 적용된다.

만약 승인된 의약품이 건강에 문제를 발생하면 10년 감옥형이나 혹은 아주 심각하고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경우 사형에 처할 수 있다. 심지어 신약이 승인을 받지 못하였거나 혹은 승인받은 신약에 의해서 아무도 해를 입지 않았다고 해도 가짜 데이터를 제출해서 법을 위반했을 경우 최대 3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이 법이 얼마나 정확하게 시행되려면 여러 가지 미묘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임상실험에 관련된 수많은 사람 중 누가 과연 이 가짜 데이터에 책임을 질 것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재판이 얼마나 공정하게 진행될지도 의구심은 남는다. 환자 1명에 대한 가짜데이터를 처벌할 것인지 아니면 10명인지 100명인지 아직 모른다. 관계자들은 아마도 정부가 선례를 만들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7년엔 뇌물받은 식약청 관리 사형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7년에는 식약청의 한 고위직이 신약을 승인해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은 것이 드러나 처형된 경우도 있다. 따라서 만약 가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든 백신을 맞은 아이들이 사망한다면 그 같은 강력한 처벌이 되풀이될 수 있다.

의약품 뿐 아니라 중국 병원에서 나온 임상데이터 역시 유사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임상이 이중맹검실험을 거쳤는지, 임상목표를 달성했는지, 연구윤리를 지켰는지 또는 편향을 줄이기 위해 실험군과 대조군을 제대로 선별했는지에 대해서 확신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 웹사이트 영어판 초기화면 ⓒ ScienceTimes
중국 웹사이트 영어판 초기화면 ⓒ ScienceTimes

중국의 임상실험은 동시에 의약품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주로 부각시키는 경우도 매우 많다. 이는 물론 국제적으로 명성이 있는 저널에 논문을 발표해서 국제적인 공신력을 얻으려는 욕망에서 나온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 의학관련 논문은 종종 게재가 철회되곤 한다.

가짜 데이터의 범람으로 중국에서 신약 승인이 늦어지는 부작용도 이번 조치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이미 승인이 난 신약에 대한 승인도 중국식약청에서는 대략 4년 정도 걸린다.

중국 식약청은 신약 승인 속도를 높이고 엄격하기 위해 2015년에서 2016년 사이에 450명을 증원했으며 올해도 300명을 추가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5월부터 신약평가센터는 중국식약청의 고무도장을 받지 않아도 신약에 대한 임상실험을 허가하도록 했는데 이 같은 조치가 신약 승인 과정을 수개월 단축시킬 전망이라고 네이처는 전망했다.

심재율 객원기자
kosinova@hanmail.net
저작권자 2017-05-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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