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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지혜 객원기자
2016-09-12

인공지능 의사, 10월부터 국내 진료 길병원, IBM ‘왓슨’ 도입해 암환자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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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미래에나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인공지능 의사가 10월부터 국내에서 활동을 시작한다. 암 환자들이 인공지능 의사로부터 진단을 받고 치료법을 제시 받을 수 있게 돼 의료의 새 패러다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 8일 IBM ‘왓슨 포 온콜로지’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길병원이 왓슨을 도입함에 따라 한국은 미국을 제외하고 전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인공지능 의사의 의료 적용 국가가 됐다. IBM에 따르면, 왓슨 포 온콜로지는 태국 붐룬그라드국제병원, 인도 마니팔병원에서 활용중이며, 중국 항저우 코그니티브케어와 파트너십을 맺어 중국병원에 제공될 예정이다.

오는 10월부터 진료를 시작하게 될 IBM ‘왓슨 포 온콜로지’는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 학습해 의사들이 근거에 입각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목적으로 개발됐는데, 방대한 분량의 정형 및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 의사들이 암 환자에게 데이터에 근거한 개별화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앞으로 왓슨은 길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암환자들을 대상으로 치료법을 제시하게 되는데, 왓슨에게 치료받을 환자수는 몇 만명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길병원에서는 종양학 전문의들이 매년 5만명의 암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은 첫 단계로 ‘왓슨 포 온콜로지’를 유방암, 폐암, 대장암, 직장암 및 위암 치료에 도입해 활용할 예정이다. IBM은 가천대 길병원과 함께 한국 의료 가이드라인 및 언어에 맞춘 현지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수 만건의 논문 데이터 축적된 보조 의사 '왓슨'

현재 왓슨 포 온콜로지는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해 거의 1500만 페이지에 달하는 의료정보를 학습한 상태다. 이런 방대한 데이터를 가진 왓슨이 국내 의료진단 서비스를 하게됨으로서 의사들은 진료를 보면서 의료지식까지 습득해야 하는 인간적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게됐다.

실제 지난해에만 전세계적으로 약 4만4천건에 달하는 온콜로지(종양학)논문이 의료 학회에 발표되었는데, 하루에 100여건의 논문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의사들이 이러한 의료지식을 따라가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의사들은 자연어 처리가 가능한 ‘왓슨 포 온콜로지’를 활용하여, 특정 환자 개개인에 필요한 정보를 찾기 위해 학습된 데이터에서 유관 임상정보를 신속하게 추출해낼 수 있게 되었다.

가천대와 IBM 측 관계자들이 왓슨 국내 도입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길병원/ ScienceTimes
가천대와 IBM 측 관계자들이 왓슨 국내 도입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길병원/ ScienceTimes

가천대측도 이러한 왓슨의 기능을 적극 활용해 세계 수준의 입증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이언 인공지능기반정밀의료추진단장은 “우리 의료진은 항상 환자 개개인에 최적화된 데이터 기반의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전 세계에서 발표되는 최신 연구결과들이 너무 방대해서 이를 모두 따라잡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왓슨 포 온콜로지는 엄청난 양의 개별화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실제 임상에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종합하여 제시함으로써, 우리 의료진들이 세계 수준의 입증된 의료 서비스를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왓슨은 암을 치료하는 의사들이 꼭 필요한 치료 시점에 데이터를 기초로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된다. 방대한 의료지식을 기반으로 자료를 검색하는 것은 왓슨이 하고, 최종 판단은 의사가 하게 되는 것으로, 의사와 왓슨이 서로 대화를 통해 해당 환자 진료에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논의하고, 왓슨이 제공하는 옵션에 대한 득실을 따져보게 된다.

이제 암 환자의 진료가 의사 혼자만의 판단으로 치료법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왓슨의 데이터를 활용해 환자 맞춤형 최적의 치료법을 제공받고, 의사와 환자가 합의하에 최종 결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 ‘왓슨 포 온콜로지’ 학습을 주도했던 마크 크리스(Mark Kris) 박사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암 전문지식을 IBM 왓슨의 분석 속도와 결합시킴으로써, 한국 종양학 전문의들은 최신 데이터에 기반해 환자 개인에 최적화된 치료 결정을 신속하게 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왓슨의 가이드라인이 국내 실정에 맞지 않다는 우려도 있다. 또 왓슨은 아직까지 한국어 서비스가 되지 않아 영어로 활용된다. 왓슨 한국어 서비스는 한국 왓슨 파트너인 SK가 선보일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가이드라인과 맞지 않는 부분과 개인정보 보호의 문제, 인종차를 고려하지 못한 부분 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IBM 왓슨은 최초의 상업화된 코그니티브(인지) 컴퓨팅 기능으로서, 컴퓨팅 기술의 새로운 시대를 대표한다. 클라우드를 통하여 제공되는 이 시스템은 다량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자연어로 제시된 복잡한 질문들을 이해하고, 근거에 기반한 해답을 제안한다. 왓슨은 계속 과거의 상호작용으로부터 학습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와 지식을 얻는다.

2015년 4월에는 ‘IBM 왓슨 헬스’와 ‘왓슨 헬스 클라우드’ 플랫폼이 출범해 본격적으로 왓슨 헬스 사업이 진행되었으며, 왓슨 헬스는 의사, 연구자, 보험사들이 매일같이 생성 및 공유되는 방대한 양의 개인 건강 데이터로부터 그들의 의료 통찰력을 구축하는데 도움이 되어 혁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왓슨 헬스 클라우드’는 이러한 정보가 역동적이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임상, 연구 및 사회 건강 데이터와 공유 및 결합할 수 있도록 한다.

김지혜 객원기자
xxxxxxx777@nate.com
저작권자 2016-09-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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