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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6-08-16

'좋은 콜레스테롤' 안심할 수 없다 중간 수치 HDL 보유자가 오래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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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좋은 콜레스테롤’(HDL-C)은 높이고 ‘나쁜 콜레스테롤’(LDL-C)은 낮춘다는 보조식품 광고가 신문에 종종 등장한다. 콜레스테롤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실제 건강검진 결과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담당의사는 음식 선택에 주의를 기울이고 적절한 운동을 하라고 조언한다.

콜레스테롤은 지방성분의 하나로서 우리 몸의 세포를 구성하는 필수요소다. 이 중 LDL이 많으면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쌓여 동맥경화를 유발하고, 반면 HDL은 혈관벽의 노폐물을 간으로 내보내 동맥경화나 뇌졸중, 관상동맥질환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다. HDL-C가 1㎎/㎗ 올라가면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2~3% 내려간다는 보고도 있다. 이에 따라 꾸준한 유산소 운동을 하고, 비타민 B3, 오메가3 등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 LDL-C는 낮추고 HDL-C는 높이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현재 콜레스테롤 참고치는 HDL-C가 남성 35~55㎎/㎗, 여성 45~65㎎/㎗이며 LDL-C는 0~130㎎/㎗, 총콜레스테롤치는 0~240㎎/㎗으로 돼 있다.

그러나 HDL-C 수치가 높아도 이 수치가 낮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조기사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의대와 재향군인 건강관리시스템이 공동 수행한 이번 연구는 매우 높은 HDL 수치를 가진 사람보다 중간 수치를 가진 이들의 수명이 가장 길다고 밝혔다. 대규모 역학 조사를 기반으로 한 이번 연구는 미국 신장학회 임상저널(Clinical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지난 11일자에 발표됐다.

낮은 HDL-C 수치를 가진 남성과 특히 높은 HDL-C 수치를 가진 남성들의 사망 위험이 U자 모양을 그리고 있는 도표. 캐나다 응급의료 심혈관건강 연구팀(CANHEART)의 연구에서(AHA 2015.11) ⓒ ScienceTimes
낮은 HDL-C 수치를 가진 남성과 특히 높은 HDL-C 수치를 가진 남성들의 사망 위험이 U자 모양을 그리고 있는 도표. 캐나다 응급의료 심혈관건강 연구팀(CANHEART)의 연구에서(AHA 2015.11)

빅데이터 통해 HDL-C와 조기 사망과의 관계성 확인

논문의 시니어 저자인 워싱턴의대 지야드 알-알리(Ziyad Al-Aly) 조교수는 “놀라운 결과”라며, “예전에는 HDL-C의 수치가 높으면 유익한 것으로 생각됐었다. 높은 HDL-C 수치와 조기 사망과의 관계는 예상 밖의 결과로서 아직 완전하게 규명되지는 않아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2003년 10월부터 2004년 9월까지 1년 간 미국의 남성 재향군인 170만명 이상의 신장기능과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사한 후 2013년 9월까지 조사참가자들의 건강상태를 추적해 분석했다.

신장병 환자들은 흔히 HDL-C 수치가 낮은 경향을 보이고 이것은 조기 사망할 위험과 연관된 것으로 생각돼 왔다. 이에 비해 높은 HDL-C 수치와 조기 사망과의 관계는 불분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HDL-C 수치가 낮은 환자나 높은 환자 모두 신장 기능의 정도와 관계 없이 조기 사망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수행한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지야드 알-알리 교수(왼쪽)와 통계학자 벤저민 보위(Benjabin Bowe). Washingto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 ScienceTimes
연구를 수행한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지야드 알-알리 교수(왼쪽)와 통계학자 벤저민 보위(Benjabin Bowe). Washingto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알-알리 교수는 “이전의 연구들은 우리가 대규모 빅데이터를 대상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와 달리 대상집단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빅데이타는 HDL-C의 전 영역을 통틀어 HDL-C와 사망 위험 간의 더욱 세밀한 관계성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그러면 중간 수치의 HDL을 유지하는 것이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될까. 여기에 대해 알-알리 교수는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HDL 수치, 심장병 위험 대변 못 해”

이에 앞서 캐나다 응급의료 심혈관건강 연구팀(CANHEART)도 2015년 11월 미국심장학회 임상과학 특별보고서에서 심장질환이 없었던 63만명을 대상으로 한 ‘HDL-C와 원인이 확인된 사망률과의 인구기반 대규모 연구’에서 낮은 HDL-C 수치를 가진 남성과 특히 높은 HDL-C 수치를 가진 남성들의 사망 위험이 U자 모양을 그린다고 밝혔다. 혈중 HDL-C 수치가 90㎎/㎗ 이상인 그룹의 사망률이 30㎎/㎗ 이하인 그룹 다음으로 높았고 51~70㎎/㎗인 그룹의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이 보고서는 또 HDL 수치가 심장병 이외의 다른 질병과 관련해서도 유사성을 보이기 때문에 특별히 심장질환 위험요소를 대변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지난 5월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팀은 3500여명을 대상으로 20여년 동안 추적 연구한 결과에서 HDL-C 수치가 높다고 반드시 심혈관 위험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발표했다. LDL-C와 중성지방의 혈중 수치가 100mg/dl 이상이면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도 심혈관 질환 위험감소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다. 또 LDL-C 또는 중성지방 혈중수치 중 어느 하나나 둘 모두가 높고 HDL-C  수치가 낮으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30~60%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순위는 LDL-C가 1위, 중성지방이 2위, HDL-C가 3위라고 밝혔다.

이들 연구를 살펴보면 HDL-C가 심장병 등을 예방하는 효과는 확실하므로 정상범위 안에서 HDL-C의 수치를 높이려는 노력은 지속하되, LDL-C와 특히 중성지방의 관리도 철저히 해야 심혈관이나 뇌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수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6-08-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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