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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6-04-06

쥐 모델로 지카 백신-치료약 개발중 미국은 지카바이러스 방역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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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의 보건당국은 기온이 올라가는 올 여름을 전후해 중남미에서 유행하고 있는 지카바이러스가 자국에도 번지지 않을까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지카바이러스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는 나라는 미국. 코 앞의 중남미와 카리브해 연안국들이 지카바이러스로 연일 곤욕을 치르는 가운데 지난 1일 질병관리본부(CDC) 주관으로 전국의 공중보건 지도자 300여명이 모여 지카에 대한 세부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미국 본토에 서식하는 지카 매개 모기인 이집트 숲모기와 흰줄숲모기의 활동 범위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넓을 것으로 보고 있다. 흰줄숲모기는 사람의 피를 집중적으로 빠는 이집트 숲모기에 비해 사람과 동물의 피를 모두 빨기 때문에 바이러스 전파 효율은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온화한 지역과 이보다 위도가 더 높은 지역에서도 서식할 수 있어 경계 지역이 북상됐다.

미국의 이집트 숲모기(Aedes Egypti)와 흰줄숲모기(Aedes Albopictus) 분포도(2016) ⓒ CDC
미국의 이집트 숲모기(Aedes Egypti)와 흰줄숲모기(Aedes Albopictus) 분포도(2016) ⓒ CDC

미국에서는 3월 30일까지 312명의 지카 환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27명은 임신한 여성이며, 6명은 지카 유행지역을 여행한 남성과의 성관계를 통해 감염됐다. 미국 영토인 푸에르토 리코와 버진 아일랜드 및 사모아에서는 352명의 감염자가 생겼고, 이 중 대부분인 349명이 그 지역에 서식하는 모기에 물려서 감염됐다.

실험용 쥐 모델, 사람과 같은 감염 양상 보여

지카바이러스는 백신과 치료약이 아직 없는 상태여서 미국의 여러 대학과 연구기관 과학자들은 백신과 치료약 개발을 위한 기초 및 응용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의대 연구팀은 최근 백신과 치료약을 시험할 수 있는 쥐 모델을 확립해 지카바이러스 감염 실태를 확인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 쥐 모델은 사람과 같은 감염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된 쥐는 뇌와 척수에 바이러스가 고농도로 밀집돼 사람의 태아에게서 뇌 신경 결함을 일으킨 것과 일치했다.

지카바이러스의 투과전자현미경 사진(왼쪽)과 구조 애니메이션(오른쪽). ⓒ CDC / Purdue Univ.
지카바이러스의 투과전자현미경 사진(왼쪽)과 구조 애니메이션(오른쪽). ⓒ CDC / Purdue Univ.

또한 수컷 쥐의 고환에서 가장 높은 농도의 바이러스가 발견돼 지카바이러스가 성관계로 감염된다는 사실을 뒷받침했다. 이번 연구는 ‘셀’(Cell) 자매지 ‘셀 호스트& 마이크로브’(Cell Host & Microbe) 5일자에 실렸다.

논문의 시니어 저자인 마이클 다이아먼드(Michael Diamond) 분자미생물학 및 병리 면역학 교수는 “쥐가 지카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것으로 밝혀진 만큼 이를 이용해 바이러스의 병원성을 정확히 이해하는 한편 백신과 치료약을 테스트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환의 바이러스 농도 얼마나 길게 유지되나 후속 연구

새로운 지카바이러스 실험 모델은 최근 텍서스의대에서 개발한 다른 모델과 함께 1976년 이래 처음 창출한 것이다. 예전의 초기모델은 뇌에 직접 바이러스를 주입해 임상적으로 상관성이 적었으나 새로운 모델은 모기가 사람이나 동물을 물어서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것과 같이 피부를 통해 바이러스 감염이 일어나도록 했다.

지카바이러스 실험용 쥐 모델을 확립한 마이클 다이아먼드 교수 ⓒ Washington Univ. in St.Louis.School of Medicine
지카바이러스 실험용 쥐 모델을 확립한 마이클 다이아먼드 교수 ⓒ Washington Univ. in St.Louis.School of Medicine

또 유전적 변형을 통해 핵심 면역물질인 인터페론을 생성하지 못 하도록 함으로써 자유롭게 복제된 바이러스가 어느 곳에 밀집돼 질병을 일으키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실험용 쥐는 태어나서 바로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죽지 않고 심한 증상만을 나타낸데 비해 면역력이 결핍된 쥐는 몸무게도 작고 허약한 모습을 보이다 열흘 안에 죽었다.

논문 제1저자로서 현재 노스캐롤라이나(채플힐)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헬렌 래지어(Helen Lazear) 박사는 연구를 위해 1947년 우간다에서 획득한 최초의 지카바이러스 계통부터 현재 유행을 일으키고 있는 계통과 유사한 2013년 폴리네시아 유행 당시의 계통까지 모두 다섯 계통의 지카바이러스를 테스트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지카 유행지역을 여행한 남성은 6개월 이상 성관계를 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다이아먼드 교수는 “지카바이러스가 성관계로 감염되는 기간을 알기 위해 수컷 쥐의 고환에 있는 바이러스 농도가 얼마나 오랫 동안 유지되는가에 대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6-04-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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