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압과 뇌 온도를 재고 기능을 다하면 뇌 속에서 자동 분해되는 무선 센서가 개발됐다.
이 센서는 뇌뿐만 아니라 다른 몸 속 여러 기관의 상태를 파악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어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세인트루이스) 뇌 신경외과 의료진과 일리노이대(어바나-샴페인) 공학자들은 뇌진탕과 같은 외상성 뇌손상( traumatic brain injuries :TBI)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임플란트를 개발해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18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논문의 공동 제1저자인 워싱턴 의대 반스-주이시 병원 로리 머피(Rory K. J. Murphy) 신경외과 레지던트는 “의료용 전자기구와 이를 활용하는 생의학 응용프로그램들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나, 임플란트가 그대로 몸 속에 남아 때때로 환자에게 문제가 되는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점이 장애가 돼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개발한 도구의 장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분해돼 몸 속에 아무 것도 남지 않음으로써 임플란트가 삽입된 곳에서 나중에 감염이나 만성 염증 심지어 폭발과 같은 사고 발생 위험이 없다는 점”이라며, “삽입된 도구를 다시 제거하는 수술을 할 필요가 없어 수술에 따른 감염이나 합병증 위험이 그만큼 줄었다”고 소개했다.

“바이오 전자의학 잠재력 크다”
미국에서는 매년 5만명 정도가 외상성 뇌손상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외상성 뇌손상 같은 사고를 당해 병원에 실려가면 의사들은 정밀하게 뇌압을 재야 한다. 뇌압이 증가하면 뇌가 더 많은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뇌스캔이나 환자의 상태를 봐서 뇌압을 정확하게 알아내기란 쉽지 않다.
머피는 “요즘 사용되는 의료기는 대개 1980년대에 나온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덩치가 크고 다루기가 불편할 뿐 아니라 중환자실 모니터와 연결되는 전선들이 많아 거추장스럽다”며 “이런 것들은 개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리노이대 재료과학 및 공학자인 존 로저스(John A. Rogers) 교수와 협력해 생분해성 고분자(polylactic-co-glycolic acid :PLGA)와 실리콘으로 뇌압과 온도 등을 정확하게 측정해 전달해 주는 새로운 센서들을 만들었다.
로저스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한층 진보된 재료와 디자인을 활용해 임상에서 높은 임무수행 능력을 발휘하고 기능이 더 이상 필요치 않으면 몸 속에 완전히 재흡수되는 전자 임플란트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이 같은 바이오 전자 의학은 많은 진료분야에서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해되는 이식 센서로 장기(臟器) 건강 체크”
연구팀은 개발한 센서가 정확한 측정력을 가지고 있고, 생리식염수 용액에 넣었을 때 며칠 후 분해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쥐의 뇌에 기구를 삽입한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센서의 크기나 규모 등 주요 장애가 될 만한 핵심사항들은 현재 거의 해결된 상태다.
외상성 뇌손상 환자가 오면 신경외과 의사들은 약물을 사용해 뇌압을 줄이려고 한다. 그래도 뇌압이 떨어지지 않으면 때로 뇌수술을 시도한다. 개발된 센서들은 이런 수술을 할 때 뇌의 여러 부위에 삽입해 뇌에 관한 정보를 전달받게 된다.
머피는 “연구의 최종 목표는 뇌나 혹은 다른 신체기관에 이 센서를 완전하게 이식해 친화적으로 연결시킴으로써 그 기관의 건강관련 정보를 얻어 필요시 더 큰 문제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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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01-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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