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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5-12-22

노인성 황반변성 유전적 단서 확인 9개국 26개센터, 100여명 유전학자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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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이상 노년층의 시력을 위협하는 노인성 황반변성의 유전적 소인을 찾기 위해 9개국 26개 센터의 유전학자 100여명이 나서 4만3000천명 이상의 유전자를 분석해 냈다.

이번 연구는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의 최신 사례 중 하나로서, 참여 연구진은 인간 유전체에서 모두 1200만개 이상의 유전적 변이에 대한 복잡한 컴퓨터 분석을 통해 노인성 황반변성(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 AMD)과 관련된 52개의 변이를 식별해 내는 성과를 거뒀다.

이 유전적 변이들은 34개의 유전자 영역에 퍼져있는 것으로 확인돼 진단법 개발에 한 발 다가서게 됐다. 또 질환의 예방과 대처를 위한 치료법 개발에도 새로운 교두보를 놓았다.

황반은 눈의 안쪽 망막의 중심부에 위치한 직경 1.5mm 정도되는 신경조직으로 이곳에 물체의 상이 맺혀 우리가 물체를 볼 수 있게 된다. 황반변성은 이 황반이 노화나 유전적인 요인, 독성이나 염증 등에 의해 기능이 떨어지면서 시력이 나빠지거나 심하면 시력을 잃기도 하는 질환이다.

66세~74세 인구의 10%, 75~85세 노인들 가운데 약 30%가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미국은 1000만명이 이 병을 가지고 있고, 50세 이상 인구 중 200만명 이상이 진행성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유전자 변이 분석에 컴퓨터 이용한 경로 분석 적용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 의대 조너선 헤인즈(Jonathan L. Haines) 교수팀은 국제 노인성 황반변성 유전체학 컨소시엄( the International AMD Genomics Consortium)이 수행한 이번 대규모 다국적 연구 과업을 공동으로 이끌면서 황반변성이 있는 참여자와 그렇지 않은 연구 참여자의 자료를 깊이 있게 전산분석 하는 가이드를 제공했다.

이들 연구팀의 발견은 과학저널 ‘네이처 유전학’(Nature Genetics) 12월 15일 판에 소개됐다.

노인성 황반변성의 유전적 원인을 찾기 위해 9개국 26개 센터 100여명의 과학자가 참여한 다국적 연구를 이끈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 조너선 헤인즈(Jonathan L. Haines) 교수(좌)와 미국 국립안연구소(NEI) 아난드 스와루프(Anand Swaroop) 박사 ⓒ Case Western Reserve Univ. / National Eye Institute
노인성 황반변성의 유전적 원인을 찾기 위해 9개국 26개 센터 100여명의 과학자가 참여한 다국적, 다기관  연구를 이끈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 조너선 헤인즈(Jonathan L. Haines) 교수(좌)와 미국 국립안연구소(NEI) 아난드 스와루프(Anand Swaroop) 박사 ⓒ Case Western Reserve Univ. / National Eye Institute

헤인즈 교수는 “AMD를 유전학적으로 접근하려면 범위가 방대하고 복잡해 선도적인 연구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대규모의 전산 분석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AMD를 가진 2만3000여명의 참여자와 AMD가 없는 2만여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했다. 연구진은 두 그룹으로부터 얻은 DNA 표본을 이용해 대부분의 유전체를 분석하고, 이미 AMD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거나 의심이 되는 유전자 영역에도 초점을 맞췄다.

이어 참여자의 DNA를 1000 유전체 프로젝트(1000 Genomes project)라 불리는 기준자료와 비교해 관심이 가는 1200만개 이상의 유전자 변이를 산출해 냈다. 마지막으로 참여자의 DNA 표본으로 되돌아가 AMD가 없는 사람보다 AMD가 있는 사람들에게서 발견되는 것이 무엇인가를 살피기 위해 1200만개의 유전자 변이를 분류하고 종합했다.

연구팀은 여기에 덧붙여 또 다른 동적 빅데이터 과학 기술인 컴퓨터를 이용한 경로 분석도 적용했다. 이를 통해 통계적으로 중요한 변이들을 그와 연관된 유전자들 및 그 유전자들이 영향을 미치는 생물학적 경로를 바탕으로 함께 그룹화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안연구소(NEI)는 미국 내 황반변성 환자가 2010년 210만명에서 2050년에는 540만명으로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National Eye Institute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안연구소(NEI)는 미국 내 황반변성 환자가 2010년 210만명에서 2050년에는 540만명으로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National Eye Institute

핵심 유전자 변이가 어떻게 AMD 일으키나 연구 필요

논문의 주 저자로 박사후 과정 연구원인 제시카 쿠크 베일리(Jessica N. Cooke Bailey) 박사는 “지금까지의 거의 모든 연구는 인구집단에서 흔히 보이는 통상적 변이만을 살펴보는데 그쳤다”며, “우리는 빅데이터 기술로 예를 들어 1000명에 한 명 정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드문 변이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전학 세계에서 그같이 실제로 드문 변이는 그 변이를 가진 개인들에게 AMD와 같은 질병 위험을 크게 증가시키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펀 이번 컨소시엄 연구를 통해 눈 안의 세포 밖 기질 유지에 관련된 유전자를 가리키는 10개의 변이가 확인됐다. 이 기질은 눈의 구조를 유지하고 영양분을 제공하는 세포들 사이에서 살아있지 않은 물질로 구성돼 있다. 이 중 7개의 변이는 초기 증상 없이 빠르게 진행되는 삼출성 AMD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쿠크 베일리 박사는 “AMD와 이 세포 밖 기질 사이의 연계성에 따라 이 유형의 AMD를 가진 환자들에게 질병 예측을 위한 유전자 검사와 함께 더욱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연구는 핵심 유전자 변이가 어떻게 AMD를 일으키도록 활성화되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기능역학적 연구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5-12-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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